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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YTN 세무조사는 '정치'에 오염됐을까

  • 2022.10.13(목) 11:29

[프리미엄 택스리포트]택스형

이번에는 다소 정치적일 수 있는 주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최근 국세청의 MBC, YTN 등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언론사도 수익사업을 하는 하나의 기업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세무조사를 받는 것이 당연하건만, 뜬금없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MBC(문화방송)는 이른바 '공영방송사'로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공익 재단 '방송문화진흥회'가 소유하고 있는 방송사입니다. 

즉 '정부 소유'라는 것이죠.  YTN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분의 대부분을 한전 등 공기업이 소유하고 있지요. 

현 정부 출범 이후 이 두 방송사 지분을 민간에 매각,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를 둘러싸고 정권의 언론탄압 논란으로 불이 번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MBC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막말 정황'을 날것으로 보도하면서, 말 그대로 정권과 언론사 사이의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입니다.
  
참 미묘한 시기인데, 국세청이 하필이면 MBC, YTN 두 방송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정치적 관점의 해석이 스며들 여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MBC는 지난 8월말부터 세무조사를 받기 시작했고 오는 10월26일까지 조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YTN은 8월18일부터 시작, 지난 3일 조사가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죠.

MBC는 지난 2017년, YTN은 2018년 각각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일정 규모 이상 기업체를 대상으로 5년 주기로 진행하는 정기 세무조사 일환으로 보입니다. 

대규모 인력이 투입된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라면 모를까(?) 정기 세무조사를 정치적 목적이 담긴 세무조사라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무조사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보다 명확해지는 지점이 있는데, 두 언론사가 각각 2017년, 2018년 마지막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면 '부과제척기간(5년)' 때문이라도 올해 세무조사는 불가피했다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한 부과제척기간은 2022년이기 때문에 올해가 지나면 MBC가 2017년 한 해 동안 대형 탈세를 자행했다 하더라도 조사는 물론 세금추징 등 그 어떤 법적 책임도 지울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추측컨데, 국세청이 지난 2017년 MBC 세무조사 당시 2016년 재무제표까지가 조사대상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MBC가 3월말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2017년 재무제표는 2018년 3월 최종 확정됐을테니 조사대상에 포함시킬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부과제척기간이 살아있는 기간 중에만 세무검증을 하면 되니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YTN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60~70년대 독재정권 시대도 아니고,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매개로 특정 기업 또는 개인을 쥐고 흔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찾아내고 이를 바로잡는 의미에서 응분의 세금을 부과하면 국세청의 역할은 끝이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국세청이 가할 수 있는 제재는 경제적인 부분에 국한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법과 원칙에 부합한 것이어야야만 하고, 추후 법논리 다툼에서 패하면 그마저도 '꽝'이 되니 굉장히 정교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행정기관으로서 주어진 권한을 집행하는 국세청 입장에서만 보면 세무조사 착수 및 진행 과정에서 무언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흔적들을 남기거나, 남겨서도 안되는 것이지요. 

다만 정치라는 생물의 영역으로 가면 애매한 구석이 생깁니다. 
국세청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크기와 상관없이 이를 또 다른 채널들을 활용해 달성코자 하는 정치적 목적으로까지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정권의 민영화 시도 - 반정부 보도(MBC) - 국세청 세무조사' 여기까지 형성된 고리는 정치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소재이며 실제 논란으로 번져있습니다. 

그러나 명확한 끝(결과)이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이 모든 것은 '정치적 감정 소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린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MBC, YTN 두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판단이 가능할 정도의 무언가가 보일 수도 혹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먹고 살기도 바빠죽겠는데, 정치권이든 어디든 이 소모적인 논쟁을 잠시 내려두면 좋겠습니다. 무언가가 보다 명확해졌을 때, 그 즈음 다시 이 문제를 놓고 머리통 터져라 싸우던지 말던지 하면 어떨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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