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남구로시장. 점심 무력 북적이는 장터 한쪽에 수십 명의 세무사들이 자리를 폈다. 이들은 '마을 세무사'로, 시장을 찾은 주민과 상인들에게 무료 세금 상담을 해주기 위서였다. 남구로시장만의 풍경은 아니었다. 추석을 앞둔 이번 행사는 전국 곳곳의 전통시장에서 펼쳐졌다.

한국세무사회에 따르면 '찾아가는 마을 세무사' 행사는 이달 10일을 시작해 내달 1일까지 45개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이어진다. 마을 세무사들은 세금 상담뿐 아니라 소상공인 응원캠페인, 고향사랑기부제 홍보까지 함께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올해로 3년째 열리고 있는 행사다.
이날 남구로시장 행사에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을 비롯해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 장인홍 구로구청장, 지역 정치인과 상인 대표 등이 대거 자리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세무사회가 마련한 홍보영상이 상영됐는데, 최근 유행하는 '소다팝 챌린지'를 접목한 영상은 현장을 한층 달아오르게 하며 큰 박수를 끌어냈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추석을 맞아 이번 행사와 함께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다양한 노력이 맞물려 전통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서민 생활 안정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마을 세무사제도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행정안전부도 지방자치단체와 힘을 모아 더욱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재이 회장은 "2015년 서울시에서 시작된 마을 세무사제도가 이제는 전국적인 민관 거버넌스로 가장 성공적인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며 "아무런 보수 없이 1500여명의 세무사들이 10년 가까이 활동하는 것은 기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전국적으로 50개 전통 등에서 실시하는 찾아가는 마을 세무사 행사를 통해 경제도 살리고 국민들의 세금고민을 덜어주어 국민들이 행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성한 남구로시장 상인회장은 "마을 세무사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무료 세무 상담을 해줘서 감사하다"며 "경기침체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게 더불어 함께 희망을 나눌 수 있는 뜻깊은 행사"라고 했다.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품 전달식도 열렸다. 김 차관과 구 회장이 직접 앞치마 5200개를 상인들에게 나눠주며,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남구로시장 곳곳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한 장보기 행사와 함께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캠페인이 펼쳐졌다. 마을 세무사들이 홍보대사 역할을 맡아 지역주민들에게 제도를 알리고, 기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넓혔다.
행사가 끝난 뒤 세무사회는 '사랑의 쌀'을 구로2동·구로4동 내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마을 세무사제도는 세무 조력이 필요한 취약계층과 영세사업자들을 위해 세무사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무료 상담을 제공하는 제도다. 2015년 시작해 올해로 9년째를 맞았으며, 현재 전국에서 1340명의 세무사가 활동 중이다. 누적 상담 건수는 37만 건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