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에게 계란찜을 해주기 위해서 레시피를 찾아 열심히 만들었지만, 맛이 없다며 먹지 않았습니다. 조리 시간이 문제였을지, 계란과 물의 비율이 안 맞았는지 한참을 고민하면서 방법을 찾아봤지만 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마법의 조미료 '연O'를 사서 한 스푼을 넣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너무나 잘 먹었는데요. 그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보다는 쉬운 답을 돌고 돌아 어렵게 찾았다는 생각에 허무함이 밀려왔습니다.
네. 맞아요. 요리라고는 1도 못하는 제 얘기였습니다. 인공지능(AI)을 말한다면서, 왜 엉뚱한 소리를 하는지 의아한 분들이 많을 텐데요.
많은 분들이 업무를 하면서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2% 부족한 것 같을 때, 자료조사를 해야 하는데 간단한 자료 검색만 누가 좀 도와줬으면 싶을 때,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한 영감을 받고 싶을 때를 겪었을 것입니다.
뉴스 브리핑처럼 방대한 자료를 누가 내게 요약해준다면, 내가 두서없이 말한 내용들을 누가 문서로 그럴듯하게 정리해준다면 너무 편할 것 같은데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이런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 '반반'입니다.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지만, 누군가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을 AI가 한다는 사실을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기자인 저 역시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기자 본연의 업무는 취재와 기사 작성입니다. '정론직필'을 지향하는 기자의 업무를 AI가 대신한다는 사실이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결과, AI의 취재와 기사 작성 능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AI가 기자를 대체하려면 멀었다는 사실이 제게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미래에는 세무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군도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실제 AI를 활용해보면 전문영역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문데요.
AI를 활용한 사람들은 대부분 AI가 업무를 도와주는 비서 또는 '뮤즈'의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세무업무의 경우 소명서 작성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쟁점 요약 등에 활용하는 것이죠.
제 경우는 기사 오탈자와 문장 흐름 등을 체크할 때 AI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쓰임새가 많은 기능은 기사 제목 추천입니다. 기사 본문을 입력하면 AI가 기사 제목을 추천해주는데 솔직히 평이한 제목이 대부분입니다. 시선을 확 끌거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보다는 정보 전달에 가까운 제목을 추천하죠.
그러면 제가 생각한 제목을 AI에게 말합니다. AI는 그에 대해 평가를 해주고 더욱 매끄러운 문장으로 추천해주거나 독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표현을 다듬어주기도 하죠.
제가 쓴 에디터 코멘트에 대해 더존비즈온의 ONE AI에게 제목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세무업계에서 AI 활용: 비서에서 뮤즈로의 진화 ▲AI, 세무사와 기자의 새로운 동반자 ▲기자의 눈으로 본 AI: 업무 비서에서 창작 뮤즈로 등을 추천해주네요.
이 제목을 그대로 쓴다면, 독자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요?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전 "AI를 조미료에 비유해서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제목을 추천해줘"라고 했습니다. 제가 AI를 써보니, AI는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조미료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AI가 없어도 업무를 하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있으면 결과물이 더 좋아지는 '조미료'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요구하자 ONE AI는 ▲AI, 인생의 맛을 더하는 비밀 레시피 ▲AI라는 조미료, 일상에 첨가하는 작은 변화 ▲AI로 인생을 양념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비결 등을 추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전 '당신의 인생에 조미료(AI) 한 스푼을 넣는다면?'이라는 제목이 어떠냐고 AI에게 다시 질문을 했는데요. 매우 효과적인 질문이라고 칭찬해주네요. 에디터 코멘트의 제목은 이걸로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