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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잘나갔던 기업들의 회계 거짓말

  • 2024.07.18(목) 17:00

분식회계 논란 주요 기업 정리

기업의 회계 투명성은 기업의 신뢰도로 이어집니다. 분식회계는 회사의 실적을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회사 장부를 조작하는 행위를 뜻하는데요. 

회계를 조작해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기업 대부분이 결과적으로 파산이나 매각에 이르는 이유도, 거짓말로 신뢰를 잃은 기업이 그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분식회계에서 '분식(粉飾)'에 사용하는 한자가 나눌 '분(分)'이 아닌 화장품을 뜻하는 '분(粉)'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분식회계는 처음 미국에서 사용한 'cosmetic accounting'이라는 용어로 시작해, 이후 일본식 번역 과정을 거쳐 지금의 단어로 자리 잡았는데요. 어원인 cosmetic의 의미를 그대로 가져와 분식회계는 '회계에 분칠, 즉 화장을 한 상태'를 뜻합니다.

회계에 분칠을 해서 실적을 꾸며낸 기업들은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분식회계 논란으로 세계가 떠들썩했던 사건들을 살펴봤습니다.

이미지 출처: 택스워치

역사상 최악의 분식회계 기업이라는 오명을 남긴 미국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 기업 엔론인데요. 엔론은 분식회계 어원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가스 파이프라인 기업이었던 엔론은, 합병을 통해 안정적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제공하는 에너지 거래업으로 업종을 바꾸면서 급성장했는데요. 엔론의 임원진들은 회사 주가를 높이기 위해, 3000개가 넘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부채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규모를 부풀리다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000년 당시 엔론의 분식회계 규모는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했는데요. 엔론은 회계 조작이 발각된 이후 1년이 안 돼 파산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미국 거대 통신기업 월드컴 역시 엔론에 이어 2002년 파산했는데요. 케이블 설비료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해 110억달러(15조원) 규모의 이익을 부풀린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분식회계 사건은 성과주의식 경영과 관련이 깊습니다. 

도시바는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휴대용 노트북 컴퓨터를 처음 출시하는 등 한때 일본 대표 전자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는데요. 

실적 달성에 대한 경영진 압박에 따라 실무진들이 일부 적자를 반영하지 않는다거나, 반도체 재고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등 2200억엔(약 2조원)을 부풀린 것이 발각돼 몰락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2015년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난 도시바는 2023년 78년 만에 도쿄증시에서 상장폐지됐습니다.

후지필름의 자회사 복합기 판매기업 후지제록스 역시 실적 압박에 따라 분식회계를 저질러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후지제록스의 호주·뉴질랜드 자회사에서 복합기 임대 거래 매출 595억엔(약 4800억원)을 부풀린 것인데요. 미국 제록스사와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던 후지필름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수합병 계약이 무산되는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국내의 대표적 사례로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원가를 낮게 잡아 입찰을 따낸 후 생긴 손실 5조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공사진행률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하고, 선박 납기지연배상금을 계약가격에서 차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산은 부풀리고 부채를 줄였는데요. 2012년부터 3년간 분식회계 규모는 5조원에 달했습니다. 이후 파산위기에 처했던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 한화에 인수되면서 주인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밖에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와 중국 부동산기업 헝다그룹도 대규모 분식회계가 적발돼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파산에 이르렀는데요. 

한때 잘나갔던 기업들이 분식회계라는 거짓말로 인해 한순간에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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