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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 내도 된다"는 세무사 유튜브, 어디까지 징계될까

  • 2025.12.18(목) 09:32

유튜브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진 '가짜 절세법'은 그동안 국세청의 골칫거리였다. 문제는 이 같은 콘텐츠 상당수가 세무사라는 전문 자격을 내건 인물들에 의해 확산했다는 점이다. 납세자로서는 전문가의 조언으로 받아들이기 쉬웠지만, 탈세를 부추기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를 제재할 뚜렷한 법적 수단이 없어, '주의 필요' 수준의 입장만 내는 데 그쳤다. 골칫거리지만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 내년에 개정 세무사법(12월 2일 국회 통과)이 시행되면서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광고·홍보 행위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광고 표현이 규제의 표적이 될까. 이미 올라간 유튜브 영상과 과거 게시물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지, 세무업계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허위·과장광고 금지, 단속은 내년 7월 될 듯

개정 세무사법의 핵심은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광고·홍보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데 있다. 세무사의 성실의무를 다루는 세무사법 12조에 새로 신설되는 조항이다. 이에 따라 거짓, 과장, 자격·명칭 표방, 비방, 부당한 기대 유도 등 7가지 유형의 광고를 할 수 없다.

세무사가 탈세를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납세자를 현혹했다면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세무사를 관리·감독하는 국세청에서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도 "허위·과장광고 게시물을 게시한 세무사는 징계를 의뢰하겠다"는 방향성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규제가 생긴 배경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탈세·조세회피를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세무 콘텐츠가 범람해 온 현실이 있다. 특히 국세청 퇴직자 출신 세무사들이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을 내세워 조세회피를 조장하는 영상과 광고를 제작·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개정 세무사법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바로 현장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된 법안은 그 다음 날부터 15일 안에 공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전후로 공포될 전망이다. 법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 후라는 점에서, 내년 6월 말이나 7월 초부터 현장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표현 수위 어디까지 허용되나

세무사법(광고 금지 위반)이 겨냥하는 대상은, 앞서 언급했듯 소비자를 오인시키거나 탈세를 연상시키는 표현이다. 현재 세법을 입안하는 기획재정부는 허위·과장광고 세부 내용을 담을 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갔고, 국세청과 한국세무사회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국세청·세무사회 내부에서는 유튜브 등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해 온 몇 가지 유형이 단속의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①"이 방법은 국세청에서도 절대 문제 삼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세금이 0원"과 같은 표현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거짓·과장광고로 볼 소지가 크다. ②"국세청 조사 경력 00년, 세무조사 다 해결할 수 있다"는 표현은 조사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어 공정한 수임 질서를 해치는 광고로 해석될 수 있다.

③불복 청구 결과를 보장하듯 "한 번 맡기면 환급금 ○○원" 등 근거 없는 수치를 제시하는 광고도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유튜브에 행정심판(심사·심판청구 등) 관련 영업을 하기 위한 영상을 올렸다고 치자.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에는 '조세불복, 제가 맡으면 100% 이긴다'로 되어 있고, 정작 영상 내용에는 이러한 사실을 홍보하지 않았다면 어떨까. 국세청 관계자는 "부당한 기대로 유인하는 것도 (광고 금지)위반 사유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콘텐츠 상당수가 이미 수년 전부터 유튜브와 SNS에 게시돼 있다는 점이다. 개정 세무사법 시행 이후에도 해당 영상과 게시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이를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광고 행위의 계속'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 논란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시장 질서를 완전히 바로잡기도 어렵다. 유튜브 등에서 조회수를 노리는 크리에이터부터, AI 자동 생성 콘텐츠까지 확산 주체가 너무 다양해서다. 현재로서는 전문가(세무사)에게만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자의 가짜 세금 정보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는다. 

SNS 믿고 잘못 신고했다면…미국에선 벌금

미국은 SNS 허위 정보로 잘못 신고한 납세자에게 직접적인 제재를 가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주요국의 조세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미국 국세청(IRS)은 연료세액공제, 병가·가족돌봄휴가 세액공제 등을 오용하도록 부추기는 SNS 기반 세금 사기 수법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RS는 2022년 이후 SNS 게시물과 세무 전문가를 사칭한 계정을 통해 의심스러운 환급 청구가 급증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SNS 조언을 믿고 허위·부적절한 세액공제를 신청해 잘못 신고한 경우, 납세자에게도 최대 5000달러의 벌금을 매긴다. 허위 신고는 즉시 환급이 거부되고, 고의성이 인정되면 세무조사 대상이 된다. 

한국도 잘못 신고한 납세자에게 가산세를 부과하고 있어, 일정 수준의 제재는 존재한다. 다만 이는 신고 결과를 바로잡는 행정적 성격에 가깝고, SNS 허위 정보를 믿은 선택 자체를 문제 삼는 미국식 벌금 제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IRS가 가장 강하게 강조하는 메시지는 "신뢰할 수 있는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였다. 전문가의 조언 여부가 납세자의 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이 경고는 한국 납세자에게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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