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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법인 순위 해설서(Since 2015)

  • 2025.07.16(수) 15:48

10년간의 순위 변동 및 비하인드스토리

자본시장에서 리그테이블(League Table)은 콧대 높기로 유명한 로펌과 회계법인, 자문사들을 긴장시키는 순위 지표입니다. 주로 인수합병(M&A) 자문 실적을 분기와 반기, 연간에 한번씩 순위로 발표하는데, 미국의 블룸버그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여러 자본시장 매체들이 다루고 있죠. 

세무회계 시장에서도 리그테이블의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무대리 업무를 의뢰해야 하는 기업이나 자산가 입장에서 세무법인이나 회계법인의 실적 순위는 매우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무사 또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갓 취득해서 수습 채용에 응시하거나,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에도 순위를 고려하게 됩니다. 

회계법인은 금융감독원에 매년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고 있고, 빅4(삼일, 삼정, 안진, 한영)를 비롯한 대형 회계법인들의 윤곽이 뚜렷한 편입니다. 하지만, 세무법인은 공식적인 순위가 없어서 '자칭 1위'라고 주장하는 곳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세무법인들의 순위를 집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간 매출액이 높은 세무법인의 순위를 살펴보고, 자산과 부채비율, 신용등급, 설립연도 등 세부적인 정보도 수집해서 기업 및 개인 고객들에게 제공했습니다. 2015년부터 세무법인들의 순위가 어떻게 달려졌고, 그 내막에는 어떤 맨파워와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었을까요. 

이미지 출처: 택스워치

전통의 강자, 하나-광교-이현

2015년 처음으로 세무법인 순위를 집계했을 때, 결과는 세무 업계의 예상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세무법인 하나가 매출 10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광교세무법인이 90억원으로 2위에 올랐는데요. 이현세무법인도 85억원을 기록하며 선두권을 바짝 추격했습니다. 

당시 1위였던 하나는 이규섭 대표세무사를 중심으로 조세연구소를 설립하고, 조세심판원의 심판청구 사건도 가장 많이 수임했습니다. 지방국세청장 출신 국세청 고위직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성기를 보냈죠. 

송동복 대표세무사의 광교는 1위 하나보다도 더욱 화려한 맨파워를 자랑했는데요. 박종성 전 조세심판원장에 이어 전군표 전 국세청장까지 합류하며 드림팀을 구성했고, 최근에도 국세청 고객만족센터 출신 고경희 세무사와 김길용 전 강남세무서장 등 인재들이 모이는 집합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안만식 대표세무사가 이끄는 이현도 국세청 고위직과 세무대학 출신 전문가들이 어우러진 세무법인입니다. VIP자산가들을 위한 서비스를 일찌감치 시작했고, 대형 조세심판 사건을 인용시키는 등 고객 만족도가 높았는데요. 최근에는 회계법인·법무법인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로펌 계열 세무법인의 합병을 추진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4~5위권까지도 세무법인들의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혁신의 아이콘' 박점식 대표세무사가 설립한 천지세무법인이 81억원, '세무대 1기' 강신성 대표세무사의 세무법인 세광이 74억원으로 뒤쫓았죠. 2015년 매출 1위부터 5위까지 세무법인의 대표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며 세무 업계를 이끌고 있습니다. 

대세를 바꾼 다솔·예일

세무법인 매출 순위를 본 세무법인 대표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세무업계 1위라고 홍보했던 세무법인의 대표는 '수임고객이 1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계약을 취소했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고, 또 다른 세무법인 대표는 "상위권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소속세무사들이 너무 좋아하고 자존감과 애사심이 높아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순위에 포함되지 못한 세무법인들은 이의를 제기했는데요. 기업 전문 평가기관인 한국평가데이터와 NICE평가정보를 통해 공개된 자료로 집계했기 때문에 해당 기관에 재무자료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세무법인들은 순위에 오를 수 없었죠. 

대표적인 곳이 세무법인 다솔과 예일세무법인이었습니다. 다솔의 안수남 대표세무사와 예일의 임승환 대표세무사는 순위 집계방식을 직접 확인한 후 재무자료를 제출했는데요. 결국, 다솔은 매출 49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예일도 99억원으로 3위에 오르며 상위권 순위표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양도소득세의 달인' 안수남 대표가 이끄는 다솔은 이후 꾸준히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안 대표는 자산가와 세무사들을 상대로 강연하거나 유튜브 다솔TV에 직접 출연하며 절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고, 최근에는 상속증여세와 법인컨설팅 등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 선릉역 근처 테헤란로에 위치한 예일은 삼성물산 등 대기업의 세무조정을 담당하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성지하이츠 3층을 통째로 취득해 법인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서 자산 규모가 200억원을 넘는 세무법인입니다. 

택스홈앤아웃→비앤에이치→에이치케이엘

세무법인의 대형화를 이끌었던 다솔, 광교, 예일 등은 최근까지도 굳건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맨파워를 기반으로 무수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면서 수임고객들의 신뢰를 오랜 기간동안 구축한 결과였죠. 

그런데, 영어로 이름을 지은 세무법인들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택스홈앤아웃(Tax Home&Out)과 비앤에이치(BnH) 세무법인은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매출 5위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2000년에 설립한 택스홈앤아웃은 일찌감치 병·의원 전문 컨설팅과 재산제세 컨설팅으로 고소득 전문직과 고액 자산가에게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했고, 플랫폼·페이롤 등 트렌드를 앞서나가면서 2021년부터 매년 4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안진회계법인 출신들이 2018년에 설립한 비앤에이치는 2021년부터 단숨에 3위권으로 급부상했고, 지난해 매출 1위까지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김대지 전 국세청장을 영입하고, 사무실도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부영태평빌딩으로 이사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가장 뜨거운 세무법인을 꼽으라면 에이치케이엘(HKL)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21년 법무법인 태평양의 BKL세무법인으로 출범했다가 HKL로 이름을 바꾸고, 매출 순위도 단숨에 13위→9위→6위로 점프했는데요. 국세청 조사국 출신 황재훈 대표세무사를 중심으로 지방국세청장, 강남세무서장 등을 대거 영입하고 있고, 강남구 선릉역 인근의 스마트빌딩을 매입해 사옥으로 사용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세무법인 순위는 최근 3년 동안 1위 자리가 매년 바뀔 정도로 치열합니다. 매출 400억원대의 광교, 비앤에이치, 다솔을 비롯해 매출 200억원대의 택스홈앤아웃, 예일, 에이치케이엘까지 경쟁에 뛰어들었는데요. 2026년 순위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2015~2025 연도별 세무법인 매출 TOP6 순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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