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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징수 꼭 필요할까요…젊을수록 '글쎄'라고 답했다

  • 2024.04.19(금) 17:00

블루칼라보다 화이트칼라 직업서 '부정 납부 의향' 높아

국가 운영을 위한 세금 징수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에 일부는 "내가 일해서 번 돈인데 국가가 일방적으로 떼어간다"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데, 세금 징수는 필요하다는 게 국민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이를 점수(만족도)로 환산한다면 100점 만점 기준 80점을 넘긴다. 세금 징수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가 상당히 높다는 의미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일수록 이에 대한 공감도는 낮았다. 

택스워치가 입수한 국세청의 '2023년 세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금에 대한 인식' 분야의 만족도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 76.2점이었다. 특히 이 분야의 세부 항목인 '세금 징수 필요성' 만족도는 80.5점으로, 전체 항목에서 유일하게 80점을 넘겼다. 작년 조사(78.6점) 때보단 1.9점 올랐다. 이는 전국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눈여겨볼 부분은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젊은 세대에서 세금 징수 필요성을 공감한 비율이 낮은 것이었다. 실제 60대 이상의 만족도 점수는 85.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83.3점)·40대(79.5점)·30대(76.8점) 순이었다. 19~29세는 73.1점으로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상대적으로 세금 징수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단 얘기다. 

직업으로 떼어내서 봐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세금 징수 필요하다는 학생의 만족도는 70점대 초반(72.6점)에 머물려 최하위였다. 낮은 조세 이해도 수준을 가진데 따라, 납세순응도 저하라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무직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만족도는 81.8점으로 상위권이었다. 

이 설문은 '5점 리커트 척도'로 조사됐다. 조사 항목은 ▲세금에 대한 인식 ▲납세 안내 ▲세금에 대한 지식 ▲국세청의 홍보 활동 등 4개의 파트로 이루어졌으며, 만족도 점수는 매우 그렇다(1점)를 100점·전혀 그렇지 않다(5점)를 0점으로 해서 환산한 결과다. 

세금 징수 필요 없다, 거부 반응 왜 나올까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국민개세주의. 이 원칙을 국민들이 부정하는 건 아니다. '국민의 납세 의식 수준'에 대한 점수는 70.8점이었다. 세부적으로 긍정 응답이 66.8%, 부정은 8.5%로 둘 간의 차이는 매우 컸다. 전체 직업군 중엔 학생(73.8점)이 가장 높은 점수였다. 

그런데도 '세금 징수 거부' 목소리는 왜 나올까. 세금 징수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43명) 절반 가까이는 '소득에 비해 내는 세금이 너무 많다(44.2%)'는 점을 꼽았다. 국민개세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부분이 영향을 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근로소득세만 놓고 보면 월급을 많이 받는 고소득 근로자에 대해 징벌에 가까운 세금 부담을 지우면서, '저소득'이란 이유로 단돈 10원도 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은 면세 근로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 '내가 낸 세금이 적절하게 사용되는 것 같지 않아서(30.2%)', '탈세 등 세금 관련 부정적인 내용을 접해서(20.9%)'라는 응답 순이었다. '세금이 어렵고 납부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문항을 꼽은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10명 중 1명은 '소득 숨겨 신고하겠다'

납부해야 할 세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적게 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9.1%였다.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면, 소득을 숨기면서 탈세하겠다는 얘기로도 읽힌다. 대부분의 국세가 부과·고지되는 세목이 아닌 자진신고납부 세목이란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징세 정책에 중요한 시사성을 주는 지표일 수밖에 없다. '부정 납부 의향'의 점수는 71.9점이었는데, 이 점수가 1년 전(75.5점)보다 떨어진 점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생산직 종사자인 블루칼라(67.2점) 직업보다, 사무직인 화이트칼라(72.3점) 직업에서 탈세 유혹이 더 많다고도 볼 수 있다. 직업군에서 부정 납부 의향에 대해 학생(66.3점)이 가장 낮은 점수였다. 월평균 가구소득 기준으론 200만원 미만 구간(75.4점)에서 부정 납부 의향의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다만 500만원 이상 구간에서도 73.7점을 기록하며, '소득이 많고 적음'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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