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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정몽준 주식담보의 정체…‘증여세도 증여’

  • 2019.03.06(수) 08:41

지분 25.8% 중 절반…작년 4월 증여이후 2차례 더 추가대출
지난해 7월 정기선 증여세 신고·납부시한 맞물려 대납 정황

이래저래 궁금증이 도진다. 현대중공업 오너 정몽준·정기선 부자(父子)의 배당금 쓰임새가 궁금하던 차에 묘한 구석이 발견되서다. 아들의 증여세 조차도 부친이 대신 내 준 게 아니냐는 호기심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 궁금증 도진다

현대중공업 후계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주회사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0%(83만1097주)를 소유 중이다. 부친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25.80%·420만2266주)에 이어 단일 2대주주다.

지난해 4월 초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0%(83만1000주)를 인수했다. 범현대가(家) KCC(5.18%·84만4033주)가 보유해 온 주식이다. 금액으로는 총 3540억원(주당 42만6000원)어치다.

인수자금 중 90%에 가까운 3040억원을 정 이사장이 대줬다. 대(代)물림을 위한 지분승계 신호탄이다. 이외 500억원은 지주회사 주식을 담보로 빌렸다. 보유지분 중 1.41%(22만9095주)가 현재 질권설정(NH투자증권)된 이유다.

정 부사장은 약 1440억원의 증여세를 연부연납(최장 5년간 6회 분할납부)키로 한 상태다. 이를 위해서는 연부연납세액에 상당하는 납세담보를 잡혀야 한다. 작년 7월 말 증여세 신고·납부기한(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을 앞두고 법원에 공탁한 지분 2.59%(42만2018주)가 이런 용도다.

문제는 다음이다. 작년 7월 말 1차 증여세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느냐는 것이다. 연부연납을 하려면 세금의 6분의 1 이상을 기한내에 내야 한다. 즉, 정 부사장은 당시 240억원가량을 납부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반면 공개된 범위에서 당시 정 부사장이 증여세 재원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지주회사 지분 5.10%를 활용한 주식담보대출 밖에는 없었다. 다른 계열사 주식 자산이라고 해봐야 현대중공업㈜ 544주, 현대일렉트릭 156주, 현대건설기계 152주가 전부다. 각각 0.01%도 안된다. 합쳐봐야 시세로 1억원도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주회사 지분 5.10% 인수 당시 1.41% 외에 추가 담보대출은 없었다. 물론 또다른 금융자산이나 토지·건물 등이 부동산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주회사 지분 인수를 위해 빚까지 낸 마당에 다른 개인자산으로 24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충당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 이거 말 된다

이와 맞물려 흥미로운 것은 부친 정 이사장의 행보다. 정 이사장은 현재 지주회사 지분 12.55%(204만2913주)가 금융권 담보로 묶여 있다. 모두 대출 용도다. 전체 지분(25.80%)의 48.61%나 된다.

내역을 뜯어보면, 우선 10.13%(164만9487주)는 지난해 4월초 하나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지분이다. 대출을 받아 정 부사장에게 3040억원을 증여해 줬다. 정 부사장의 지주회사 지분 인수 자금이다.

묘한 점은 다음이다. 정 이사장은 작년 7월 말 하나은행으로부터 추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담보주식은 1.21%(19만6713주)다. 계약기간은 1년이다. 7월 말이라면 공교롭게도 정 부사장의 증여세 연부연납 1차 납부시기와 겹친다.

이어 3개월 뒤인 10월 말에 또 1.21%(19만6713주)를 담보로 잡혔다. 역시 하나은행 주식담보대출 용도다. 이 시기도 묘하다. 만일 정 이사장이 정 부사장에게 3040억원 말고 또다시 현금증여가 이뤄졌다면 정 부사장이 추가적인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 시기다.

담보가치는 도합 1320억원이다. 통상 주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은 45~65%다. 정 이사장이 작년 7월 말과 10월 말 연쇄적인 지분(2.42%) 담보를 통해 최소 520억원가량 빚을 냈을 것이란 계산이다.

결국 정 이사장이 개인 용도 외에 대출자금 중 일부를 정 부사장에게 추가 현금증여를 해 준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사실상 증여세를 대신 내 준 셈이다. 다만 정황상 그럴 수도 있겠다는 것일 뿐 정 이사장의 연쇄적인 주식담보대출의 용처는 모를 일이다. 이래저래 향후 2~6차 증여세 납부시기 현대중공업 부자의 동향에 궁금증 또 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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