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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프리미엄 노린 금 밀수…이런 방법까지 썼다

  • 2025.03.05(수) 15:07

테이블 위에 가득 쌓인 반짝이는 금괴들. 목걸이·팔찌·귀걸이부터 손바닥만 한 골드바, 낯선 형태의 금붙이까지 종류도 제각각이다.

5일 오전 인천공항본부세관에서 열린 금 밀수 단속 현황 브리핑에서 밀수 과정에서 적발된 금 수백개가 공개됐다. 

5일 관세청은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적발된 금 밀수품 수백점을 공개했다. [사진: 강지선 기자]

국내 금값이 치솟으면서 불법 밀수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1kg당 1400만~2700만원 높게 형성되며,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시세 차익)'을 노린 조직적인 금 밀수가 늘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2월 두 달간 금괴 밀수입 적발 건수는 7건이다. 최근 3년 간(2022~2024년) 총 적발 건수가 9건인데 반해 확연히 늘어난 수치다. 

인천공항세관은 홍콩·대만에서 온 외국인 여행자들이 신체와 가방 곳곳에 금괴를 숨긴 채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백팩 바닥, 캐리어 바퀴 속, 바지 안쪽까지 활용해 총 29억원 상당의 금 24개를 은닉했다.

판매 목적의 금을 개인 장신구로 위장해 특송화물로 들여오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 업자는 금 반지·목걸이·팔찌 등 6700만원 상당의 금 30여 개를 자가사용 목적이라고 신고하며 밀수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한국 경유 일본 밀반송 급증

국내 밀수를 넘어 한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금을 밀반송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홍콩에서 출발한 여행자가 인천공항 환승장에서 일본행 여행자에게 금괴를 넘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금괴를 받은 여행자는 복대 등에 숨겨 몸에 은닉한 채 일본으로 입국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찰흙 형태로 가공한 금페이스트 78개(약 74억 원 상당)를 36회에 걸쳐 일본으로 밀반송한 조직이 적발됐다. 이들은 일본 여행 경비 지원 등을 미끼로 운반책을 모집했다.

일본은 해외에서 반입되는 금에도 소비세 10%를 부과하는데, 밀반송을 통해 정식 신고 없이 들여오면 세금을 내지 않고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홍콩에서 일본으로 바로 반입하면 단속이 엄격하지만, 한국을 환승지로 이용하면 적발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장재수 인천공항세관 조사1관실 수사1팀장은 "이들 조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만인·홍콩인에게 건당 40만원을 주겠다며 운반책을 모집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골드바 한 개가 1억원이 넘기 때문에 주로 액수가 큰 사례들은 범행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수법 등장…도넛·불상 형태로 몸에 착용

최근에는 여행객이 몸에 직접 착용하는 방식이 새로운 밀수 수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금괴를 도넛 모양이나 불상 형태로 가공해 300g 중량을 맞춘 뒤 목걸이처럼 걸고 입국하는 방식이다.

세관은 밀리미터파 검색 장비를 활용해 신체에 부착된 금속 물질을 정밀 검사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도넛, 불상 모양으로 제작해 몸에 숨겨 들여오려다 적발된 금괴. [사진: 관세청 제공]

관세청은 당분간 시세 차익을 노린 금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홍콩·일본 세관과 금 밀수 정보를 교환하는 등 3국 간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광우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은 "이번에 적발된 금 밀수 운반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국내 수집책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며 "항공권 제공, 공짜 여행 등 미끼에 속아 금을 운반하기만 해도 밀수입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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