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상속세제 개편안을 발표한다.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행 상속세를, 받은 만큼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 체계로의 전환이 주된 내용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 '59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이제 낡은 상속세를 개편할 때"라고 말했다.

최 대행은 "상속세는 지난 50년간 유산세 체계로 운영되어 왔으며, 고액 자산가에게 부과되는 세금이었다"며 "하지만, 경제성장과 자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개편이 지체되면서, 지금은 중산층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속세는 상속인이 받은 모든 상속재산으로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하고, 이후 법에서 정한 각종 공제액(기초공제, 인적·물적공제)을 차감해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구한다. 과표별로는 10~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최 대행은 "정부는 상속세 공제를 합리화하고 납세자가 승계한 자산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담하는 유산취득세로의 개편 방안을 3월 중 발표하고, 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재산 총액이 아니라 유산 분배 후 상속인별 분할재산에 과표를 적용해 상속세를 매긴다. 현행에 비해 세율도, 상속재산 액수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는 소리다.
최 대행은 또 "안정적인 세입기반 확대와 정확한 세수 추계로 지속가능한 건전재정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하며 "우리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양자·다자간 조세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조세제도의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높여 기업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최고 영예' 정현프랜트…납세자의 날 수상자는?
이날 기념식에선 의학·바이오 산업에 사용되는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인 '정현프랜트(대표 이용호)'가 납세자의 날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올핸 모범납세와 세정협조에 기여한 공적으로 총 569명이 포상을 받았다.
은탑산업훈장은 탑선(대표 윤정택), 동탑산업훈장은 케이비아이텍(대표 박유상)·부성티에프시(대표 조상형)·지아이티(대표 주현)에게 돌아갔다. 철탑산업훈장은 성진화학(대표 최숙이)·스크린에이치디코리아(대표 김유석)이 받았다.
이재호 삼정회계법인 부대표, 김겸순 세무법인 다솔위드 대표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산업포장은 아이드림(대표 김광제), 에스제이듀코(대표 김삼중), 대명유통(대표 김상종), 리베라관광개발(대표 김태명), 이삭(대표 김하경), 감성코퍼레이션(대표 김호선), 대원산업(대표 박세준), 대한수출포장(대표 송경석), 삼진은박(대표 유천호), 동방산업(대표 차상호), 엘비세미콘(대표 김남석) 등 11개 기업이 수상했다.
김정홍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국민포장을 받았다.
연예인 박하선·지진희 등을 포함한 23명이 대통령 표창(모범납세자)을 수상했다. 이 중 세정협조자로는 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최문진 우리회계법인 회계사가 선정됐다.
서울산전(과장 고영자) 등 25명이 국무총리 표창을, 종근당(대표 김영주) 등 500명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고액 납세자의 탑'을 수상한 기업은 5개였다. 연간 납세액이 1000억원을 넘거나 종전 최고 납부세액보다 1000억원 이상 증가한 법인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국가 재정에 기여한 기업에 대통령 명의로 수여하는 명예적 성격의 기념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세 팔천억원 탑', 부산도시가스·롯데카드·한화에어로스페이스·엠디엠은 '국세 일천억원 탑'을 각각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