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 최초 특급호텔이었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독산(노보텔 독산) 매각과 관련, 서정호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이 추징당한 세금에 대해 불복청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서 회장은 노보텔 독산 주식 매각 후 과세된 증여세 불복 심사청구에서 기각 판정을 받았다.
이번 불복 심판의 쟁점인 노보텔 독산은 서울 서남권 최초 특급호텔로, 1997년 개관해 금천구 독산동 일대에서 영업을 이어왔다. 노보텔 독산은 구로디지털단지 등 인근 연구소와 벤처기업을 방문하는 해외 바이어 고객을 끌어들이며 한때 흥행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텔 산업이 침체되면서 2021년 12월 말 영업을 종료하고 문을 닫았다.
앰배서더호텔그룹은 2022년 3월 노보텔 독산을 부동산 개발업체인 아이알디브이(IRDV)에 1120억원에 매각했다. 기존 노보텔 독산 부지에는 고층 주상복합 공사가 진행 중으로, 현재는 개발에 참여한 태영건설이 지난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 회장은 노보텔 독산 매각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앰배텔의 주식 125만주를 1주당 8365원에 소각했다. 이후 서 회장은 회계자문을 통해 주식 가액을 시가가 아닌 보충적 평가액인 2만3139원으로 평가해 증여세 24억8000만원을 납부했는데, 국세청은 주식이 과소평가 됐다며 2만6306원으로 재평가해 7억3000만원을 추가 과세했다.
그룹은 국세청의 증여세 과세 처분이 부당하다며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애초에 ㈜앰배텔 주식가액은 보충적 평가액이 아닌 매매사례가액인 8365원으로 봐야 하고, 시가로 주식을 매각했기 때문에 증여세를 과세할 증여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납부한 증여세 24억8000만원도 돌려달라며 경정청구를 냈다.
서 회장은 그 근거로 증여일 6개월 이전이었던 2021년 말 네덜란드와 호주 특수관계 법인이 외국 투자자에 ㈜앰배텔 주식을 각각 1주당 8365원에 매각한 매매사례를 들었다. 더불어 주식 매각이 이뤄졌던 2022년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호텔업이 큰 타격을 받아 노보텔 독산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에 시가 수준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증여세 신고를 받은 과세관청은 그룹이 주장하는 매매사례는 일반적 거래가 아닌 특수관계자 간 거래라며 시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한 당시 호텔업의 부정적인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시가로 보기에는 8365원이라는 매매가액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2만6306원으로 산정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세청은 주식의 시가는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야 한다는 과세관청의 증여세 과세는 적법하다고 최종 결론지었다.
국세청은 "주식이 1주당 8365원으로 합의된 거래에서 노보텔 독산의 토지는 396억원으로 평가됐다"며 "호텔 매각금액인 1120억원은 396억원의 2.8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주식 매매가액은 증여일 3년 전 자체평가액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서정호 회장은 1955년 국내 최초 민간호텔 금수장을 서현수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아 앰배서더호텔그룹을 창립했다. 앰배서더호텔그룹은 유럽 최대 호텔 기업 프랑스 아코르 그룹과 합작해 국내에 풀만·노보텔·머큐어·이비스 등 호텔 브랜드를 도입, 현재 서울 등 전국 7개 도시에 27개 호텔을 운영 중이다. 서 회장은 1985년 앰배서더호텔 총지배인으로 호텔 경영을 시작한 국내 1세대 호텔리어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