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광고의 홍수 속에 나에게 맞는 세무사를 찾을 수 있을까요?
네이버에 상속세 관련 세무사를 찾기 위해 '상속세 세무사'로 검색했더니, 광고성 파워링크만 10개가 뜹니다.
첫 번째 파워링크에는 '국세청 33년 경력 절세노하우', 두 번째는 '국세청 출신 상속 전문세무사', 다음은 '누적 자산 00조 이상 컨설팅', '상속세 전문 세무사' 등이 쭉 나열됐는데요.
네이버 블로그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실력 있는 상속세 세무사 선택 기준', '상속세 세무사 '이것'이 중요하다', '상속세 절세 특급 노하우' 등을 클릭해 들어가면, 대부분 세무사무소에서 운영하는 홍보성 블로그입니다.
그렇다고 언론기사나 유튜브에 많이 노출되는 세무사를 찾아가자니, 나의 세무 문제를 잘 상담해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너무 유명한 전문가는 내가 상담받을 수 있을 지, 상담료는 비싸지 않을 지 덜컥 겁부터 납니다.
한국세무사회에 등록된 세무사만 올 6월 기준 1만6000명. 다들 내가 최고라고 말하는 가운데서 진짜 고수를 찾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수의 세무사에게 물어봤습니다.(※기사에 세무업계의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전문가는 익명으로 처리합니다.)
솔루션1. 지인 소개
최고의 전문가를 찾는 방법,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로 '지인 소개'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좋은 세무사를 고르는 방법'이 나오는데요. 거기 언급된 것 중 하나가 세무사가 직원에게 일을 맡겨 놓고 신경쓰지 않는 경우, 세무사와 원하면 언제든 연락이 가능한 지 여부를 체크하라는 것입니다.
세무사가 고객 또는 고객의 사업장을 잘 알아야 절세가 가능한데, 직원에게만 일을 맡겨놓고 연락도 잘 되지 않는 세무사라면 당연히 제대로 된 세무업무가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광고나 1회성 상담으로는 이를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세무사가 직접 꼼꼼히 고객을 챙기는지, 수시로 연락이 되는지 여부는 해당 세무사에게 세무업무를 맡겨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죠.
그 세무사가 실력이 있는 지도 말입니다.
A부터Z까지 모두 겪어본 사람이 추천해주는 세무사야말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세무사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합니다.
하지만 내 지인 중에 세무사에게 세무업무를 맡겨본 사람이 없다면 말이 달라지겠죠.
그럴 때는 두 번째 방법이 있습니다.
솔루션2. 구체적인 키워드 검색
지인 중 아는 세무사가 없다면, 이제는 내가 직접 괜찮은 세무사를 찾아야 합니다.
맛집을 검색할 때도 네이버에 '강남 맛집', '제주도 맛집' 등 지역명을 붙여 검색하죠. 먹고싶은 음식이 있다면 '강남 초밥 맛집' 이렇게 음식을 검색어에 넣어주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맛집 여부를 판단하는데요.
맛집을 검색하듯이 세무사도 '상속세 전문세무사'라는 검색어로 사람들의 후기가 쭉 나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세무사 정보는 대부분 광고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하면, 절세도 포기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럴 때는 구체적인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연락이 끊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상속을 받아야 하는데, 아버지의 재산과 채무 등이 얼마인 지 전혀 파악이 안 된다면 여러 단어를 검색어에 넣으면 됩니다.
'상속세 한정승인 세무사' 또는 '상속포기 세무사' 등을 검색해도 되지만, 구체적인 단어를 모르더라도 '피상속인 채무 세무사' 이런 식으로 검색하면 세무사들의 블로그가 나옵니다. 여기서 실제 상속세 수임을 했던 사례를 올려놓는 세무사들이 있는데, 이런 곳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내 세무 문제와 비슷한 세무업무를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크몽, 숨고, 세무통, 찾아줘 세무사 등 세무사를 찾아주는 플랫폼도 있는데요. 여기서는 세무사에 대한 이용 후기도 볼 수 있어 고객들이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을 이용할 때와 직접 검색을 해 세무사를 찾아내는 것은 장단점이 극명해 무조건 어느 방법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요.
왜 그럴까요?
솔루션3. 세무상담 유념할 것 '세 가지'
(사전준비, 여러 곳 상담, 상담료 아끼지 마라)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눈에 많은 세무사들을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 입장에서 가장 걱정하는 상담수수료나 신고수수료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요.
하지만 세무사들이 플랫폼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플랫폼에서 가져가는 수수료가 너무 많은 데다, 플랫폼 홍보에만 의존하면 전문직인 세무사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예 이를 이용하지 않는 세무사가 있습니다. 반면 플랫폼에 수수료를 주더라도 홍보에 활용하는 세무사가 있는 등 두 부류로 나뉩니다.
이들의 상담수수료도 크게 차이가 나는데요. 플랫폼에서 홍보하는 세무사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담료가 3만~10만원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복잡한 상속·증여·양도 상담의 경우 더 비쌀 수도 있지만 대부분 20만원 이하입니다.
반면 각자도생으로 홍보하는 세무사의 경우 상담수수료가 더 비싸게 책정되는데요. 상담수수료는 세목이나 복잡성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담수수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암암리에 알려진 상담수수료는 보통 30만~50만원 정도입니다(절대적인 수치는 아니기 때문에 유의하세요). 플랫폼을 통해 상담받는 것보다 수수료가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A세무사는 "플랫폼 홍보의 경우 플랫폼에 줘야 하는 수수료도 있지만, 수수료를 주고서라도 박리다매로 많은 상담을 하고 이윤을 남기겠다는 의도"라며 "모든 세무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거래처가 없거나 일이 적은 젊은 세무사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B세무사는 "내 세무 문제가 간단하다면 수수료가 저렴한 플랫폼에서 상담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세무 문제가 복잡하다면 상담수수료가 비싸더라도 규모가 어느 정도 되면서 경험이 풍부한 세무사를 찾아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C세무사는 "저렴한 수수료로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고 하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며 "그런 곳은 실제 제대로 세무업무를 안 하거나, 일이 없어서 세무사가 공부를 하면서 한 번 맡아보겠다는 것이다. 고객을 마루타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상담받을 세무사를 선택했다면 사전 준비를 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나의 모든 정보를 세무사에게 알려주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말해야만, 세무사는 정확한 세무상담이 가능하고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전에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중요한 것은 상담수수료가 아깝다고 한 곳만 상담을 받는다거나, 저렴한 곳만 찾아다니면서 상담을 받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D세무사는 "최소 2~3군데는 상담을 받아봐야 나와 맞는 세무사는 누구인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지 비교가 된다"며 "그렇다고 수수료만 가지고 세무사를 결정한다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 가장 나은 대안을 제시하면서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까지 잘해주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