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AI와 세금]"세무사님, AI가 세무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 2023.05.19(금) 16:12

③AI가 세무업계에 미칠 영향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일이 점점 편해지고 있습니다. 직장인에게 자동으로 채워주는 연말정산 서비스에 이어,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에서는 국세청이 카카오톡 알림 전자문서를 통해 세금을 미리 계산해서 안내했는데요. 한발 더 나아가 국세청은 인공지능(AI) 세금비서를 개발해서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삼쩜삼을 비롯한 세무회계 플랫폼들도 앞다퉈 AI를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세금 분야에 깊숙하게 들어온 AI의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예상해 보겠습니다. [편집자]

홈택스, 위택스를 비롯해 세무회계플랫폼에도 AI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세무 분야에 깊숙하게 들어온 AI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현업에서 일하는 세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도움 주신 분들: 손서희 나이스세무법인 강남지점 세무사, 방준영 세무회계 여솔 세무사, 이정근 세무회계 화담 세무사, 고봉성 현대세무법인 세무사)

<세무사들이 본 AI와 챗GPT>

- 김지헌 기자(택스워치)

요즘 홈택스, 위택스를 비롯해 삼쩜삼 등 세무회계플랫폼에도 AI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세무사님께서는 AI가 세무대리 업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시는지요?

- 손서희 세무사(나이스세무법인 강남지점)

요즘 챗GPT(ChatGPT)가 난리죠. 저도 4.0버전 매달 유료 결제해서 학습 테스트해보는 중입니다. 계산능력과 속도는 아직 좀 떨어지는것 같지만 언어적인 부분은 우수하다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뻔뻔하게 거짓말도 수준급으로 하더라구요. 연말에 4.5 업그레이드된다고 해서 한번 기대해 봅니다. 

- 방준영 세무사(세무회계 여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죠. 흔히 말하는 사실판단 사항이 안 들어가는 일반적인 기장은 언젠가는 AI가 잡아먹을 것 같아요. 사실관계 판단과 컨설팅 영역은 전문가들이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세무회계 시장이 양극화될 겁니다. 

챗GPT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데요. 챗GPT에 어떤 명령어, 검색어를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판례 경향, 업종 등을 단순하게 물어보면 단순하게 대답하겠죠.  반면 어떤 판례를 기반으로 그 판례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독일과 미국의 예를 비교해서 분석해 줘' 하면 퀄리티 높은 답변이 나올 겁니다.

결국엔 누가 물어보느냐인데, 세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가 물어보는 게 퀄리티가 높게 나옵니다. 이런 점에서 세무사와 오히려 컨설팅 영역에서는 공존하고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요즘 세무회계 플랫폼들도 IT 기술과 접목해서 AI를 많이 도입하잖아요. 이런 걸 잘 활용하는 세무사와 그렇지 못한 세무사의 갭이 벌어질 것입니다. 

- 이정근 세무사(세무회계 화담)

AI 기반 자동화는 현시대 산업 전반에서 일어나는 변화이고, 세무업계 또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긍정적으로는 과거보다 데이터 수취·집계·가공·결과 도출 등 업무 전반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이 다룰 수 있는 업무의 양과 질이 향상되면 세무업계도 곧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무사와 직원의 역량을 판단하는 기준이 과거에는 세무지식이나 성실성이었다면, 이제는 프로그램 활용능력과 유연한 사고, 효율성이 새로운 잣대가 될 것입니다. 다만, 법이라는 것은 변화하는 시대의 모든 거래질서를 규정하는데 태생적 한계가 있으므로 해석자의 판단이 중요하고, 과세권자와 납세자 간 이해 상충의 문제에 직면한 경우 인간의 판단에 의존하는 영역이 상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 고봉성 세무사(현대세무법인)

책임을 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거 같습니다. AI한테 물어봐서 잘못되었다고 했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이냐?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그걸 원할까요? 세무대리인은 세금 신고를 대리할 수 있는 법적인 자격을 갖춘 사람이니 잘못됐을 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AI와 다른 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챗GPT를 생각해 보면 질문이 좋아야 답도 좋게 나오는데요. 질문을 명확하게 하려면 힘드니까 차라리 하나부터 열까지 세무대리인에게 물어서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단순하고 깊게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AI가 흡수하겠지만 애매모호하고 고도화된 전문지식에 대해서는 사람을 찾아갈 것입니다.

- 김지헌 기자(택스워치)

AI가 세무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세무사들은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요?

- 손서희 세무사(나이스세무법인 강남지점)

솔직히 말씀드리면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다들 하는 얘기가  ai가 정말 어마어마한 속도로 발전할 거 같고, 전문직 시장이 많이 위태롭기는 할듯합니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전문직이 고관여해야 하는 건들도 있지만 분명 AI가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훨씬 더 클 거라고 판단이 돼서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됩니다. 

- 방준영 세무사(세무회계 여솔)

로봇수술이 의사를 대체할까요? 그 로봇을 조작하는 건 의사고, 판단을 해야 하는 문제죠. 세법이 기장만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사실관계와 새로운 게 나오는데, 세무사들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정말 스페셜리스트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갈라질 것으로 봐요. 

- 고봉성 세무사(현대세무법인)

AI가 세무사들한테 오히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무사도 모든 걸 다 외우고 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냥 암울한 미래가 아닙니다. 간단한 시장은 쪼그라들겠지만 고도화시키면 세무사가 부가가치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습니다. 

- 이정근 세무사(세무회계 화담)

지금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업무 플랫폼(플로우,모두싸인 등)을 활용하여 경영관리 업무(인사, 결재, 계약 등)를 전산화하고, 구글과 연동하여 스케줄과 자료를 공유하고, 위하고나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 직원 및 거래처와 소통합니다. 마케팅을 위한 디자인은 크몽을 통해 외주를 주거나 미리캔버스로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업무상 통상적인 답변이나 교육들은 챗GPT를 활용하여 정보를 제공합니다.

단순 업무의 영역들은 기술에 빠르게 잠식되겠지만 사실판단 사항을 협의하기 위한 조사나 불복업무, 특정 목표 달성 혹은 리스크 헷지를 위한 사전 컨설팅과 같은 영역들은 여전히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객과의 라포 형성은 인간만이 가능한 일이기에 정서적 교감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결국 세무업무 중에서도 본인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되 자동화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차별성을 두는 것이 생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