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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코코아가 사치품이던 시절도 있었다

  • 2023.01.12(목) 17:00

[세금학개론]개별소비세 항목과 세율

1980년대에는 커피나 코코아를 사먹으면 부가가치세뿐 아니라 가격의 40%만큼 세금을 내야 했습니다. 이 세금은 특정한 물품과 장소에 대해 부과한다는 뜻에서 '특별'소비세라는 이름으로 1977년 7월 1일 처음 시행됐습니다.

이날은 부가가치세가 처음 시행된 날이기도 합니다. 상품을 구입하면 그 가격의 10%만큼 부과하는 세금이죠. 지금 우리에겐 친숙하고 당연하지만 당시엔 굉장히 생뚱맞은 개념이었습니다. 소득세 과세표준 16개, 최고세율 70%였던 시대에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세율을 부담하라는 것은 불평등 그 자체였죠.

이렇게 단일세율을 부과하는 부가가치세의 불합리성을 보완해 조세 부담의 역진성을 완화하면서 사치재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등장한 세금이 '특별소비세'입니다. 사치성을 가진 물품을 소비하거나 장소에 출입하면 부과되는 일종의 사치세였습니다.

당시 특별소비세가 부과되었던 물품은 보석, 진주, 귀금속, 세탁기, 승용차, 커피와 코코아, 청량음료, 기호음료, 자양강장품, 휘발유, 경유 등입니다. 보석과 진주는 물품 가격의 100%, 귀금속은 30%, 세탁기는 40%의 세율이 부과됐습니다. 승용차는 배기량에 따라 15%, 20%, 40%의 세율이 적용됐습니다.

장소 출입에 대한 과세도 있었는데요. 1978년 기준 골프장 입장은 3000원, 카지노 입장은 15000원의 세금을 냈습니다. 경마장은 입장료의 50%만큼 특별소비세를 부과했습니다. 휘발유는 160%, 경유는 10%의 세율을 부과했습니다. 경유에 대한 세율을 낮게 한 이유는 산업 활동에 필요한 연료에 대한 혜택을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무엇을 사치재로 보는지는 시대에 따라 달랐는데요. 1978년에는 모터보트와 요트, 피아노, 고급시계, 영사기·촬영기도 특별소비세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1999년이 되어서야 커피와 코코아, 청량음료, 기호음료, 피아노, 에어컨이 특별소비세 부과 대상에서 삭제됐습니다. 스키장 입장에 대한 세금도 폐지됐습니다.

2008년에는 특별소비세법이 개별소비세법으로 명칭이 변경됐습니다. 줄여서 부르던 '특소세'가 '개소세'로 바뀐 겁니다. 당시 법제처는 개정 이유를 "사치품에 대한 소비 억제보다는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자동차·유류 등 일부 개별 품목 등에 부과하는 교정세적 의미가 나타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치품에 대한 소비 억제라는 법 취지는 흐릿해졌지만 2013년에는 고급가방이 뒤늦게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고가의 오디오나 가전제품 등에는 부과하지 않는 개별소비세를 고급가방에 부과해 과세 원칙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담배 역시 '서민증세'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이 됐습니다.

과세 대상에서 삭제된 물품들도 있는데요. 국민 소득 수준과 소비 수준을 고려해서 2016년엔 녹용·방향용 화장품·고급사진기가, 2017년엔 로얄젤리가 개별소비세 과세 품목에서 삭제됐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물품은 오락용 사행기구와 수렵용 총포류, 보석, 귀금속, 고급시계·모피·가방, 승용차,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 천연가스, 담배 등이 있습니다.

보석과 귀금속제품, 고급모피는 500만원을 초과하는 액수에 대해 20%의 세율이 부과됩니다. 고급가방과 시계는 200만원 초과분에 대해 20%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만약 500만원짜리 명품가방을 산다고 하면 60만원(300만원×20%)만큼의 개별소비세를 내야 하는 것이죠.

승용차는 물품 가격의 5%만큼을 개별소비세로 냅니다. 6000만원의 승용차를 산다면 300만원의 개별소비세를 냅니다. 휘발유는 리터당 475원, 경유는 리터당 340원, 등유는 리터당 90원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됩니다.

개별소비세 인하는 정부의 세제 혜택 정책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시행령 개정으로 정책을 조절할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정부도 예외는 아닌데요.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기존 5%→한시 3.5%)가 2023년 6월까지 적용될 예정입니다. 개소세 인하 정책도 좋지만, 국민 소득 수준과 소비의 대중화를 고려해서 "이젠 승용차도 개소세 폐지할 때가 됐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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