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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극장]가족 같은 회장님의 통 큰 증여

  • 2022.11.10(목) 09:00

# 친구 아빠는 회장님
"네가 우리 집에 처음으로 놀러 온 친구야."
"이거 영광인걸? 이렇게 큰 집은 처음 봐."
"사실, 우리 아빠는 회장이야. 비밀 꼭 지켜줄 거지?"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죽마고우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조용하고 평범했지만 가끔씩 깜짝 놀랄 일을 만드는 친구였어요. 사춘기를 함께 보내면서 비밀 얘기도 많이 공유하는 사이였죠. 

우연히 친구의 집에 놀러 갔는데,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대저택이었어요. 알고 보니 친구의 아버지는 대기업 회장님이었어요. 친구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더니 자주 놀러 오라며 친근하게 대해주셨죠. 

그날 이후로 저는 친구의 집에 찾아가는 날이 많아졌어요. 숙제도 같이 하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으면서 친하게 지냈어요. 여느 때처럼 친구와 함께 놀고 있었는데, 친구의 어머니가 저를 따로 불러서 이야기하셨어요. 

# 대저택 입주 제안
"그냥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 어떻겠니?"
"부모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실 것 같아요."
"내가 부모님께는 잘 말씀드려보마."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친구의 집에서 지내는 일은 곧 현실이 되었어요. 친구의 부모님은 저를 너무나 편하게 대해주셨고, 저도 대저택 생활이 나쁘진 않았어요. 

1년 넘게 친구의 집에 살면서 집안의 대소사를 알게 됐고, 남들이 알아서는 안 될 은밀한 심부름도 해드렸어요. 회장님은 비서나 자녀에게 맡기지 못하는 일을 저에게 부탁하기도 했죠. 

성인이 되고 나서도 회장님의 일을 가끔 도와드리면서 지냈는데요.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회장님이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더니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 가족인 듯 가족 아닌
"니가 나를 좀 도와다오. 비서, 자식들보다 니가 더 편하다."
"원래 하던 일을 줄이고 회장님댁으로 출퇴근하도록 하겠습니다."
"병상에 누워있으니 기분이 울적해질 때가 많구나."
"우울하실 때는 그림을 한번 그려보세요. 제가 봐드릴게요."

투병 중인 회장님은 저를 더욱 자주 불렀어요. 회장님의 자택에 출퇴근을 하면서 비서처럼 다양한 일을 하게 됐고, 제가 전공한 분야의 레슨도 해드렸죠. 

회장님은 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수표를 주셨는데요. 제 나이의 직장인이 받는 월급보다 훨씬 큰 금액이었어요. 2년 동안 수표를 40번 정도 받은 것 같아요. 

회장님은 2년간의 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나셨어요. 장례식을 마친 후, 저는 법인을 설립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사업이 자리 잡을 때쯤 국세청에서 세무조사 통지서를 받게 됐어요. 

# 청천벽력 세무조사 통지
"국세청입니다. 증여세 조사를 진행하겠습니다."
"저는 회장님 자녀도 아니고 공짜로 받은 게 아니라 급여로 받은 겁니다."
"그럼 계약서는 있으세요? 대가관계로 받았다는 증거를 제출하세요."

국세청은 저에게 증여세 조사를 실시했어요. 회장님으로부터 2년 동안 받은 수표에 대해 증여세를 납부하라고 하더군요. 

그때 저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국세청에 소명 자료도 제출하지 못했고, 시간은 그냥 지나가버렸어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증여세 통지서를 받고 나니까 너무 억울했어요. 세무대리인을 통해 불복 상담을 받고 나서 조세심판원을 찾아가 심판청구를 제기했어요. 

# 억울한 세금, 결과는?
"회장님 일가와 사실상 가족관계로 지냈군요. 계약서도 없고 계약관계로 받았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네요."
"회장님도 저에게 급여 명목으로 주신 것이지 증여 의사가 있었던 게 아닙니다."
"일한 것에 비해 너무 큰돈을 받았습니다. 사회통념적으로 소득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저는 회장님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고, 증여를 받을 이유도 전혀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회장님이 주신 돈은 저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용역의 대가이기 때문에 급여 명목으로 봐달라고 했죠. 

세법상 기타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에 필요경비를 공제하고, 소득세로 납부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조세심판원은 심판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 결정을 내렸어요. 

심판원은 일을 하고 돈을 받았다는 객관적인 증빙을 알기 어렵고,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능을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한 게 아니기 때문에 증여라고 판단했어요. 

일단 증여세를 납부했지만, 국세청의 과세가 맞다고 인정할 순 없어서 행정소송을 제기해 볼 생각입니다. 

■ 절세 Tip

무상으로 돈을 받았다면 증여고, 대가관계에 따라 돈을 받았다면 소득이다. 증여가 아닌 소득으로 입증되려면 제공한 용역에 대해 계약이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계약 관계가 있었다 하더라도, 제공한 서비스에 비해 사회통념에서 벗어나는 너무 큰 금액을 받으면 증여로 과세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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