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신고를 맡기려고 할 때 어디를 찾아가야 할까요. 포털에 검색해보면 수많은 세무대리인들이 있고, 세무서 주변을 둘러봐도 마찬가지인데요.
○○세무법인, ○○세무회계, ○○○세무사사무소 등 조금씩 다른 형태의 간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무법인은 말 그대로 세무사들이 모여서 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곳이고, 세무사가 개인사업자인 경우에는 세무회계 또는 세무사사무소라는 명칭을 쓰게 됩니다.
한국세무사회에 따르면 5월31일 기준으로 전국에 세무법인이 총 714개가 있고, 여기에 소속된 세무사는 4656명입니다. 개업한 세무사가 총 1만4187명이니까 33%가 세무법인에 소속되어 있는 셈이죠.
세무법인 가운데 매출 규모가 큰 곳을 확인하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대상 법인'입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국세청이나 조세심판원, 기획재정부 세제실 등에서 근무하던 세무공무원이 퇴직 후 3년 이내에 매출액 50억원을 넘는 세무법인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입니다.
전관예우나 부적절한 세무 로비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납세자 고객 입장에서는 대형 세무법인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하죠.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된 2012년 첫 해에는 취업제한 세무법인 수가 10개에 불과했지만,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2022년에는 103개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2022년 취업제한 대상으로 지정된 매출액 50억원 이상 세무법인 103개를 살펴보겠습니다.
부동의 매출 1위 세무법인 다솔을 비롯해 명인·오늘·이현·진명·천지·택스홈앤아웃·하나 등이 2013년 이후 10년 연속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유명 로펌이나 회계법인의 이름을 사용하는 세무법인들도 취업제한 대상에 포함됐는데요. 김앤장세무법인과 삼일세무법인이 대표적입니다. 김앤장세무법인의 박헌세 대표와 삼일세무법인의 정찬우 대표는 각각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삼일회계법인 출신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65개로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29개가 강남구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서초구는 13개, 영등포구는 5개였고, 송파구와 중구가 각각 3개씩이었습니다. 관악구·금천구·마포구·용산구·종로구에도 취업제한 세무법인들이 2개씩 있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수원시 4개, 안산시 3개, 구리시·성남시·안양시 각각 2개였고, 비수도권에서는 광주광역시 서구 3개, 강원 강릉시와 울산 남구가 각각 2개, 대전광역시 서구와 유성구도 2개씩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세무법인들의 실제 매출액은 얼마나 될까요. 한국평가데이터의 케이리포트를 통해 세무법인들의 매출액과 재무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양도소득세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안수남 세무사가 이끌고 있는 세무법인 다솔은 2021년 6월말 기준 매출액 376억원으로 전체 세무법인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소재한 광교세무법인(대표 송동복)이 2021년 매출 361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 위치한 비앤에이치세무법인(대표 백상훈)이 349억원으로 3위였습니다.
병원 전문 세무법인으로 유명한 택스홈앤아웃(대표 신웅식)이 매출 234억원으로 4위에 올랐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본사를 둔 나이스세무법인(대표 곽장미)이 매출 152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세무법인 한맥(대표 황성훈), 탑코리아세무법인(대표 이각수), 민우세무법인(대표 김용재), 세무법인 오늘(대표 손윤)이 각각 100억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세아세무법인(대표 박병권), 세무법인 신승(대표 변기영), 이현세무법인(대표 안만식), 세무법인 신화(대표 양문석), 우덕세무법인(대표 홍성근)이 각각 10위부터 14위에 랭크됐고, 국세청 성남세무서장 출신 권기영 세무사가 이끄는 세무법인 청담이 15위, 안동범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세무법인 로고스가 16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세무법인 청연, 세무법인 다현, 세무법인 열림, 삼송세무법인도 20위 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평가데이터에 2021년 재무자료가 없는 세무법인들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