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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석래의 1人기업, 그 변신의 비밀

  • 2020.04.10(금) 11:10

조현준 지배아래 있던 부실 IT사 갤럭시아디바이스
조석래 2014년 인수…완전잠식→연속 100억대 흑자
ATM 업체 효성티앤에스 내부일감이 알짜전환 배경

효성 ‘노(老)회장’ 1인 기업의 변신이 어마무시하다. 조석래(86) 명예회장이 계열사 중 유일하게 지분 100% 전량을 소유하고 있는 IT 업체 갤럭시아디바이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후계자 조현준(53) 회장을 건사하기 위해 부실하기 짝이 없던 계열사를 떠안았던 게 5년여 전(前). 지금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알짜 계열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변신의 비밀, 궁금증이 도진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후계자 커리어 관리 나선 ‘노회장’

갤럭시아디바이스는 1987년 11월 설립된 ‘소림’이 전신(前身)이다. 2008년 11월 현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가 지분 55.9%를 인수, 효성 계열로 편입했다. 2009년 10월과 11월 잔여지분 44.1%마저 사들여 완전자회사로 만들었다.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단 게 이 무렵이다.

갤럭시아비다이스는 원래 휴대폰(피처폰)용 키패드를 만들던 업체다. 계열 편입 초기만 해도 벌이는 괜찮았다. 2009년 매출(별도) 837억원에 순익이 80억원이나 됐다. 그 뿐이었다.

매출은 매년 예외 없이 뒷걸음질 쳤다. 2013년(224억원)에는 4분의 1토막이 됐다. 순익은 단 한 해를 빼고 적자가 이어졌다. 많을 때는 201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기야 부채가 자산보다 38억원 많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노회장’의 등장은 이런 부침의 와중에 나왔다. 갤럭시아컴즈 소유의 지분 100%를 전량 사들인 게 2014년 12월이다. 인수금액은 자본금의 40%인 9억원이 채 안됐다. 완전자본잠식이다보니 주식가치가 ‘똥값’이었던 데서 비롯됐다.

이 뿐만 아니다. 조 명예회장은 이듬해 7월에는 휴대폰용 터치스크린 패널 업체 갤럭시아디스플레이도 인수했다. 당시 갤럭시아컴즈 계열(지분 37.4%)이던 디스플레이 주식을 모두 소각(100% 무상감자)한 뒤 사재 204억원을 출자, 개인 소유로 만들었다.

디스플레이 또한 형편없었다. 재무실적이랄 것도 없었다. 2010년 이후 줄곧 완전자본잠식(2014년 말 자본총계 –192억원)에서 허우적대던 상태였다.

조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은 오너로서 부실 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로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당시 ㈜효성 사장으로 있던 후계자의 경영 커리어에 ‘디스’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란 시각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매출 72%가 효성티앤에스 일감

정보기술(IT) 분야에 꽂혀 있던 2008년, 조 회장은 IT 회사들을 거침없이 인수했다. 현재 57개 국내 계열 중 사명에 ‘갤럭시아’가 붙은 6개 계열사가 그 면면이다. 조 회장 지배(현재 보유지분 32.53%) 아래 있던 갤럭시아컴즈도 걔 중 하나다.

따라서 갤럭시아디바이스와 디스플레이 부실 탓에 갤럭시아컴즈 또한 덩달아 악화일로를 걷던 차에 부친이 손수 나섰던 것이다. 한마디로 후계자를 위해 ‘갤럭시아’ IT 소그룹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셈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현재 ‘갤럭시아’ 6개 계열 중 5개사가 지분구조상 조 회장 영향권에 있는 반면 갤럭시아디바이스(2015년 8월 디스플레이 흡수합병)만이 조 명예회장 100% 소유로 돼있는 배경이다.

갤럭시아디바이스는 현재 180도 다른 계열사가 됐다. 작년 매출(연결)만 3030억원이나 된다. 1년 전에 비해 65.57% 증가한 수치다. 2014년(532억원)과 비교하면 5배가 훨씬 넘는다. 영업이익은 2018년에 이어 100억원을 넘어섰다. 순익도 2년연속 70억원대를 유지했다.

최근 공개된 2019년 재무실적을 통해 뜯어본 변신은 딴 데 있지 않았다. 해외법인을 통한 내부거래에 있었다. 갤럭시아디바이스는 2015년을 기점으로 기존 주력부문인 키패드 등 전자사업은 축소일로다. 반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품 지폐이송 롤러 등의 ATM 부문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2014년 50억원 정도였던 ATM 매출은 2019년 2380억원으로 뛰었다. 전체 매출 비중 또한 9.31%에서 78.52%로 상승했다. 이는 효성 계열의 국내 1위 ATM 제조업체 효성티앤에스(옛 노틸러스효성)과의 내부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갤력시아디바이스는 중국 후이저우(惠州), 칭다오(靑島), 선전(深圳), 톈진(天津) 등지에 5개 생산법인과 홍콩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갤럭시아디바이스 본체와 현지법인들이 2015년 이후 ‘HYOSUNG FINANCIAL SYSTEM(HUIZHOU)’으로부터 매출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효성티앤에스의 중국 후이저우 생산법인이다.

2015년 427억원에 이어 2019년 2040억원으로 가히 폭발적이다. 여기에 효성티앤에스 138억원 등 작년 전체 매출 중 계열 비중이 71.74%(2180억원)에 달한다. 즉, 효성티앤에스 중국 후이저우 법인간 ATM 부품의 내부거래가 갤럭시아디바이스의 성장 동력인 셈이다. 이래저래 얘깃거리가 많은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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