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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 호기?…‘코로나 증시’ 꼬리무는 주식 대물림

  • 2020.03.24(화) 11:52

동서·이연제약 등 대주주 연쇄적 증여
주식시세 추락…증여세 최소화 타이밍
과도한 주가 하락 화성산업은 ‘없던 일’

대물림 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주식시장이 끝모를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기업들의 주가는 싸질대로 싸졌다. 맞물려 주식 증여가 점점 꼬리를 물고 있다. 증여세를 최소화 하면서 후계승계 등을 위해 지분을 물려주는 데 이만한 타이밍도 없다. 

꼬리무는 주식 증여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연제약 오너 일가인 정순희씨는 이달 13일 소유지분 4.73%(79만3000주) 중 1.19%(20만주)를 유정민씨에게 증여했다. 증여 당시 시세로는 22억원어치다.

이모와 조카간 주식 증여다. 정순희씨는 고(故) 유성락 이연제약 선대회장의 부인이자 현 실권자(實權者)인 정순옥 회장의 동생이다. 유정민씨는 정 회장의 딸이다. 수증을 계기로 유정민씨는 지분을 10.57%로 확대, 오빠 유용환 사장(31.73%)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2대주주에 올랐다. 다음이 정 회장(9.46%)다.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12일 ㈜동서 지분 19.29% 중 0.25%(25만주)를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장남 김동욱씨 0.15%(15만주), 차남 김현준씨 0.10%(10만주)다. 액수로는 도합 39억원어치다.

㈜동서는 주력사 동서식품을 비롯해 동서그룹 계열사들의 지배회사로서, 김 회장이 2세들에게 ㈜동서 주식을 증여한 것은 2016년 3월 말 이후 3년여 만이다. 형제는 지분이 각각 2.37%, 2.13%로 확대됐다. 

이밖에 쎄미시스코, 이너테크, 파트론, 스맥, 혜인, 센트랄모텍 등이 2월 말 이후 오너나 주요주주 일가간에 증여가 이뤄진 상장사들의 면면이다. 증여 이유야 후계 승계를 비롯해 제각각이겠지만 상장주식 증여가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증시 흐름와 무관치 않다.

종합주가지수는 올 1월22일 2267p를 찍은 이후 2월 말부터 본격적인 폭락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9일 2000선이 붕괴된 데 이어 현재는 1500선도 무너져 1482p(3월23일)에 머물고 있다. 올해 고점 대비 34% 떨어진 수치다. 코로나19가 2월 말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탓이다. 

헐값이 돼가는 주가

역설적으로 주식 증여에 있어서는 우호적인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상 상장주식 증여시 평가기준일(증여일) 이전 2개월, 이후 2개월 도합 4개월의 최종시세 평균값으로 증여재산이 매겨지는 때문이다. 즉, 실제 기업가치와는 상관 없이 주가가 헐값이 돼가고 있는 현 시점이 증여세를 줄일 수 있는 적기인 셈이다.

상장주식은 현금 증여와 달리 증여 후 2개월간 주가 추이를 보며 증여 취소가 가능한 것도 이점이다. 증여 뒤 주가가 예상과 달리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증여세 신고·납부기한(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 내에 증여를 취소한 뒤 상황을 봐가며 증여세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저점이라고 판단될 때 다시 증여하면 되는 것.

화성산업이 증여 이후 취소한 경우다. 이인중 명예회장은 2월28일 장남 이종원 사장에게 0.80%(10만주)를 증여했다. 동생 이홍중 회장도 같은 날 2세 이종훈·이종호씨에게 각각 0.32%(4만주)씩을 물려줬다. 한 달 가까이 지난 이달 23일 증여를 없던 일로 했다.

올 들어 화성산업 주가는 1만1650원을 기록한 뒤 2월21일 1만원이 붕괴됐다. 주식 증여가 이뤄진 시기가 주가가 9090원으로 떨어졌던 때다. 하지만 이후 주가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져 지금은 5980원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이처럼 주식 증여의 맹점은 주가의 바닥이 어디인지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확신이 없다면 주식 증여 보다는 현금을 증여해 준 후 자녀가 순차적으로 저가매수를 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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