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LG 구광모 상속세와 희성촉매

  • 2020.03.30(월) 08:00

생부 구본능 희성 계열…지분 6% 가까이 소유
알짜 중 알짜…매출 2조․영업이익 1000억 눈앞
3년 전 가치로만 320억…상속세 재원으로 요긴

LG 총수 구광모(43) 회장의 상속세 재원으로 방계가(家) 소유지분이 주목받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생부(生父)가 주인으로 있는 곳이다. 3년 전(前) 가치로만 따져도 족히 320억원이 넘는다.

구광모 LG 회장

앞으로 4년 더…매년 1200억

2018년 5월 말, 고(故) 구본무 LG 회장이 별세했다. 약 1조5400억원어치의 지주회사 ㈜LG 지분 11.28%와 LG CNS 1.12% 등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금융자산이 상속됐다. 장남 구광모 LG 회장과 두 딸 구연경(43)·구연수(25)씨, 미망인 김영식(69)씨가 상속인들의 면면이다.

유족들이 과세당국에 신고한 상속세는 총 9210억원. 이 가운데 구 회장이 7160억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상속재산의 대부분인 ㈜LG 지분 중 4분의 3을 넘는 8.76%를 물려받은 데 따른 것이다. 구 회장이 현재 ㈜LG 지분 15%(2588만1884주)를 소유, 최대주주로 있는 이유다. LG CNS 지분도 구 회장 몫이었다.

자금 압박이 컸다.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2018년 11월 납부시한에는 먼저 상속세의 6분의 1인 1190억원만 냈다. 나머지 5960억원은 이자(연부연납가산금 연 1.8%)를 물며 2023년까지 5년에 걸쳐 나눠 내기로 했다. 현재 구 회장의 ㈜LG 6.62%(1142만500주) 지분이 과세당국에 담보로 잡혀 있는 것은 당시 연부연납을 위한 게 주된 원인이다.

2018~2019년 2차례에 걸쳐 납부한 상속세 2380억원의 재원은 주로 ㈜LG 지분 주식담보대출이다. 현재 구 회장이 과세당국 담보와는 별도로 대출 용도로 금융권에 질권이 설정돼 있는 ㈜LG 지분은 1.54%(266만5272주)로 현 시세로 1560억원어치다.

아울러 2018년 12월 말 물류 계열사 판토스 지분 7.5%를 546억원을 받고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한 바 있다. 작년 4월에는 ㈜LG 2018년 결산 배당금으로 300억원가량(배당총액 518억원 중 개인 종합소득 과세표준 5억원 이상 42% 세후금액)을 손에 쥐기도 했다. 올해는 320억원이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만 보면, ㈜LG(15.00%) 외에 주식자산이라고 해봐야 LG CNS( 1.12%)뿐인 구 회장으로서는 지금까지 주로 ㈜LG 지분 담보대출과 배당수익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 왔던 것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LG 내의 계열지분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것일 뿐, 여기에 방계사인 희성촉매 지분 또한 향후 요긴하게 쓰일 개연성이 없지 않다.

희성 계열 중 남겨놓은 유일 지분

1996년 1월, LG의 방계가 ‘희성’이 공식 출범했다. 주인은 고 구본무 회장의 첫째동생이자 구광모 회장의 생부인 구본능(71) 회장이다. 희성전자를 정점으로 희성촉매·희성폴리머·희성화학→희성피엠텍으로 연결되는 희성전자 계열의 실권자(實權者)다.

구광모 회장은 희성 출범 초기부터 희성전자, 희성금속(현 LT메탈), 희성전선(현 가온전선) 등 주요 계열사들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생부 구본능 회장이 일찌감치 음으로양으로 아들의 후계승계를 준비해 왔던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구광모 회장의 희성 계열사 지분이 지금 거의 대부분 처분된 상태로, 양자 입적(2004년 11월)을 계기로 LG 후계자로 낙점된 후 지배기반을 닦기 위한 지주회사 ㈜LG 지분 확보에 주로 쓰였다. 이런 와중 여지껏 남겨놓고 있던 희성 계열 지분이 희성촉매다. 

소유지분은 5.56%(9만552주). ‘애걔~’ 할 건 못된다. 비록 희성의 간판 희성전자에 가려져 있었을 뿐이지 실속 면에서는 희성전자를 압도할 정도로 희성촉매가 알짜 중의 알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주식가치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희성촉매는 LG와 미국 엥겔하드 합작에 따라 1983년 4월 설립됐다. 현재 엥겔하드가 최대주주로서 지분 50.00%를 소유 중이다. 이어 희성전자 37.99%, 구본능 6.45%, 다음이 구 회장이다.

희성촉매는 희성 출범 당시 606억원(1995년) 정도였던 매출이 1999년 1000억원, 2001년 5000억원, 2011년 1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작년에는 1조9500억원으로 2조원을 눈앞에 뒀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놓친 적이 없다. 매출 1조원을 넘어선 2011년 이후로는 한 해 평균 671억원을 벌어들였다. 2019년에는 978억원을 찍어 흑자 규모 또한 1000억원 돌파가 목전에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 생산 업체로서, 무엇보다 오래 전부터 현대·기아차를 핵심 고객으로 둔 덕분이다. 2019년만 하더라도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이 전체의 58%를 차지한다.

기업가치가 안뛸려야 안뛸 수 없다. 가늠자가 있다. 희성전자가 희성촉매 주주들의 지분 25%를 사들인 2017년의 일이다. 당시 인수금액이 1450억원(주당 35만7000원)이다. 3년 전 가치로만 따져도 구 회장의 희성촉매 지분가치가 323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상속세 재원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