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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3세 정대현의 ‘돈줄’ SP네이처 베일 벗다

  • 2020.04.02(목) 10:20

2019년 개인 지배회사 3곳 통합…소유지분 72%
올해 배당만 72억…계열매출 비중이 절반 ‘위용’

삼표그룹 소속 에스피(SP)네이처가 베일을 벗었다. 삼표 3세 정대현(44) 삼표시멘트 사장의 주인으로 있던 계열사들의 통합법인이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계열사들로부터 올리는 안정적 사업구조는 어디 가지 않았다. 앞으로도 ‘황태자’ 정 사장의 ‘돈줄’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덩치 또한 커져 향후 경영권 세습을 위한 기반도 한층 탄탄해졌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2017년 이후 연쇄 합병 나선 정대현

2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 소속 에스피네이처는 최근 2019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오너 정도원(74) 회장이 후계승계를 위해 키워온 2세 지분 소유의 계열사들을 2017년 이후 연쇄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통합법인의 실체가 이번 감사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의미를 갖는다.

에스피네이처는 2013년 11월 옛 계열사 ‘대원’의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골재업체 ‘신대원’이 전신(前身)이다. 1대주주가 정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이자 후계자인 정대현 사장이었다. 소유지분도 77.96%나 됐다.

두 딸 몫도 있었다. 정지선(48)씨가 11.02%를 가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부인이다. 차녀 정지윤(45)씨 몫도 11.02%였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의 부인이다.

2017년 1월 에스피네이처는 ‘삼표기초소재’를 합병했다. 플라이애쉬, 슬래그파우더, 고로슬래그 등 시멘트 원료 업체다. 정 사장과 신대원이 각각 지분 5.7%, 94.3% 양대주주로 있던 곳이다. 이듬해 3월에는 ‘남동레미콘’을 흡수했다. 정 사장이 76.17%를 갖고 있던 계열사다.

작년 3월에는 철근의 주재료인 철스크랩(폐철) 수집·가공업체 ‘네비엔’과 ‘경한’마저 통합했다. 네비엔 또한 정 사장이 70%, 경한의 경우 정 사장과 네비엔이 각각 26.9%, 13.49%의 지분을 보유해왔던 곳이다.

자신의 지배 아래 있던 계열을 한 곳으로 합친데 따라 정 사장의 지배기반은 거의 훼손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정 사장의 에스피네이처 소유지분이 현재 71.95%가 됐다. 이어 정지윤씨 10.14%, 정지선씨 9.62%, 다음이 정 회장 4.66% 등이다.

후계 승계의 지렛대 에스피네이처

에스피네이처는 2019년 결산배당으로 96억원(주당 5000원)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1년 전(44억원)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배당성향도 75.77%나 된다.

정 사장이 챙긴 배당수익이 72억원이나 된다. 통합 전 삼표기초소재, 네비엔, 경한 3개사 2018년 배당금(50억원) 보다 22억원가량 증가했다. 세금(개인 종합소득 과세표준 5억원 이상 세율 42%)을 떼고 나도 정 사장이 올해 40억원가량을 손에 쥐었을 것이란 계산이다.

에스피네이처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정 사장의 자금줄 노릇을 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예나지금이나 계열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안정적인 사업구조가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피에이처는 지난해 매출(별도) 553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116%(2960억원)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275억원으로 31%(65억원) 불어났다. 순익은 127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에 따라 배당금을 풀고도 858억원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쌓여있다. 

정 사장 지배 아래 있던 옛 삼표기초소재(2018년 계열매출 946억원․36.89%)나 네비엔(1430억원․63.85%), 경한(1420억원․83.73%)은 원래가 내부거래가 많았던 곳이다. 이렇다보니 통합된 뒤에도 작년 전체 매출 중 52.98%(2930억원)가 계열 매출이다.

삼표 2세 계열사들의 통합은 사업구조 효율화 외에도 정 회장의 후계 승계에 대비한 터 닦기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 사장이 에스피네이처의 보유주식 가치를 높여 합병에 의하든, 부친의 증여 등에 대비한 재원 확보 용도든 ㈜삼표 지분 확보의 지렛대로 활용할 개연성을 갖고 있어서다.

삼표는 2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계열 지배구조는 정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삼표 지주회사와 후계자 정 사장의 지배 아래 있는 에스피네이처 계열로 이뤄진 이원화 체제를 갖췄다.  

레미콘과 시멘트를 주력으로 한 삼표의 핵심 계열사 삼표산업과 삼표시멘트는 모두 ㈜삼표의 울타리 안에 있다. ㈜삼표 지분 또한 정 회장이 81.90%를 소유, 절대 권력을 쥐고 있다. 정 사장은 14.08% 밖에 안 된다. 따라서 대물림을 위해서는 ㈜삼표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런 와중 통합법인 에스피네이처의 덩치는 커질 대로 커졌다. 총자산(별도)은 2018년 말 3020억원에서 5810억원으로 뛰었다. 자본금 100억원에 자기자본은 3910억원. 작년(1820억원)보다 2배 넘게 뛰었다. 정 사장이 ㈜삼표로 갈아탈 수 있는 보다 유리한 여건을 확보해 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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