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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파라다이스 전필립의 믿는 구석 ‘글로벌’

  • 2020.02.18(화) 10:00

<파라다이스> ②
지분 2/3 소유…예나지금이나 개인회사
30대 후반 이미 글로벌→㈜파라다이스

총자산 3조1500억원.
자기자본 1조6300억원.
매출 7880억원(2018년 열결기준).  

㈜파라다이스는 모태이자 주력 중의 주력이다.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Paradise City)’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등 4개 연결종속회사를 포함, 카지노·호텔·복합리조트 등 파라다이스의 3개 핵심사업분야가 모두 ㈜파라다이스에 집중돼 있다. 

㈜파라다이스 0.46% vs 68억

㈜파라다이스가 핵심 계열사지만 오너 전필립 회장은 소유지분이 0.46% 밖에 안된다. 주력사에 대한 지분 치고는 너무나 보잘 것 없다.

전락원 창업주는 별세 직전인 2004년 5~11월 ㈜파라다이스 지분 25.71% 전량을 6차례에 걸쳐 친족과 계열사, 소속 재단 등에 나눠줬다. 전 회장이 주주로 등장한 게 이 때다.

하지만 당시 전 회장이 물려받은 지분은 0.38%가 고작이었다. 이마저도 0.10%는 증여세로 물납했다. 10년 뒤인 2014년 6월 추가로 매입했지만 부인 최윤정 부회장에게 68억을 주고 산 0.19% 뿐이다. ㈜파라다이스 지분 0.46%를 보유 중인 이유이고, 여기에 들인 자금은 68억원이 전부다.

㈜파라다이스 지분은 1%가 채 안되지만 전 회장의 전(全) 계열사에 대한 지배기반은 흔들림이 없다. 30대 후반에 이미 자신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완성돼 있었던 데 기인한다. 중심에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1995년 5월 세워진 ‘파라다이스해운대관광’이 전신(前身)이다.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파라다이스호텔부산) 카지노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됐다. 1997년 12월 ‘파라다이스부산’을 거쳐 2006년 1월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초기 1대주주가 전 회장이다. 지분도 90%에 달했다. 2004년 82%, 2005년 83.6%에 이어 2011년 67.33%로 낮아졌지만 예나지금이나 전 회장이 주인이라는 점은 변함없다.  

전필립 세습 도화선 ‘글로벌’

2002년 11월 ㈜파라다이스가 상장했다. 당시로 시선을 옮겨보면, 최대주주는 전 창업주였다. 지분 25.71%를 소유했다. 흥미로운 점은 창업주 다음이 바로 전 회장의 개인회사 파라다이스글로벌이었다는 점이다. 지분도 24.59%나 됐다. 반면 ㈜파라다이스 주주명단에 전 회장은 없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만 봐도, 전 창업주와 파라다이스글로벌 1․2대주주 체제는 거슬러 올라가 1998년 말 이전부터 유지됐다. 1998년 말에도 각각 39.38%, 37.41%였다.

결국 전 창업주가 대물림을 위해 황태자를 꼭짓점으로 파라다이스글로벌→㈜파라다이스로 연결되는 지배구조의 얼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즉,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대 세습을 현실로 불러낸 도화선이었다.   

멈추지 않았다. 다음은 파라다이스글로벌의 ㈜파라다이스에 대한 지배기반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004년 5~11월에 있었던 창업주의 연쇄적인 지분 증여와 맞물려있다.

전락원의 우회증여

우선 파라다이스글로벌이 ㈜파라다이스 단일 1대주주에 오른 시기는 2004년 5월. 전 창업주가 첫 번째 증여로 누나인 수필가 고(故) 전숙희(1919~2010)씨 등에 1.31%를 나눠준 때다. 창업주와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지분격차가 1.12%포인트에 불과했던 까닭에 당시 증여로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자동으로 최대주주가 됐다. 

2004년 11월에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이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소유의 6.15%(202억원)를 사들였다. 앞서 6월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이 창업주의 4차 증여 때 받은 6.33% 중 일부를 처분하고 갖고 있던 지분이다.

특히 창업주의 마지막 6차 증여 지분 6.65%는 파라다이스글로벌 몫이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전 회장의 개인회사인 점을 상기하면, 후계자의 손에 직접 쥐어주지 않았다 뿐이지 창업주의 우회 지분증여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원래는 창업주 소유였던 13%에 가까운 ㈜파라다이스 지분이 파라다이스글로벌로 넘어간 셈이다. 전 회장의 세 자녀 소유의 0.46%(154억원)도 사들였다. 2004년 6월에 있었던 전 회장 등을 대상으로 한 창업주의 3차 증여때 물려받은 주식이 대부분으로, 2014년 7월의 일이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이 ㈜파라다이스 지분 37.85%를 소유하며 안정적인 지배기반을 갖춘 데는 창업주의 이런 아낌없는 후원이 배어있다.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9명)을 포함하면 46.53%에 이른다.

파라다이스는 현재 지주회사 체제다. 2010년 2월 전 회장의 개인회사 파라다이스글로벌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지정됐다. 2016년 지주비율(자회사 주식가액/자산총액) 50% 이상을 충족 못해 제외되기도 했지만 2018년 1월 재인가를 받았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주력사 ㈜파라다이스를 비롯한 6개 자회사와 4개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주회사 울타리를 벗어나 있는 계열사는 없다. 정점에는 예나지금이나 전 회장이 위치한다.

결국 창업주의 철저한 준비성 덕에 황태자는 수직적 지배구조 체제의 최상단에 위치하며 지금껏 절대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1%도 채 안되는 ㈜파라다이스 지분을 하등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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