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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3세 선두주자 장세준 vs 최윤범…‘딴판’

  • 2019.03.26(화) 10:39

[영풍 대물림 2제(題)]
최씨 집안 3세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 선임…승계 본격화
영풍 후계자 장세준, 작년 3월이후 계열 이사진 행보 묘연

데칼코마니다. 재계 22위 영풍 ‘장(張)ㆍ최(崔)’씨 두 창업 가문 3세들 얘기다. 최씨 일가는 경영 승계를 본격화하는 움직임이다. 장씨 집안은 잘 나가던 기세가 주춤해진 모양새다.

최씨, 속도전!

2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최윤범(45)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숙부 최창근(73) 대표이사 회장에 이어 고려아연 서열 2위의 입지를 공인받게 됐다.

영풍은 황해도 출신의 동향 고(故) 장병희·고 최기호 두 창업주가 1949년 11월 동업으로 만든 회사다. 2대(代)에 이르러서도 장 창업주의 2남2녀 중 차남 장형진(74) 영풍 회장과 최 창업주의 5남3녀 중 장남 최창걸(79)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동업 관계를 유지해 왔다.

경영은 분리돼 있다. 영풍은 비철금속 제련과 전자부품 제조 부문을 양대 사업축으로 한다. 계열사는 45개(국내 24개·해외 21개)다. 아연 등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을  위시해 비철금속 계열은 최 명예회장 일가가 맡고 있다. 모태이자 계열 지배회사인 ㈜영풍을 비롯해 영풍전자 등의 전자부품 쪽은 장 회장 일가가 총괄하고 있다.

최 대표 선임은 공동창업 가문 중 최씨 집안이 최 대표를 필두로 3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 대표는 최 창업주 손자다. 최창걸 명예회장의 2남1녀 중 차남이다.

미국 애머스트 대학을 졸업한 뒤 콜롬비아대학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고려아연에 입사한 것은 2007년 5월이다.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했다.

2010년부터는 페루 광산개발을 위한 현지법인 ICM 파차파키 사장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총괄했다. 2012년부터 부사장으로 승진해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2014년 3월 고려아연의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본사 관리부문을 총괄하며 호주 아연제련소인 썬메탈(SMCㆍSun Metals Corp)의 사장으로 활동했다.

최씨 집안은 다른 3세들의 경영수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민석(37) 고려아연 상무도 개중 한 명이다. 창업주 3남 최창근 회장의 1남2녀 중 외아들이다. 노바스코시아뱅크에서 근무하다 2017년 초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생산계획담당 이사로 합류했다. 본사 원료담당 이사를 거쳐 작년 말 상무로 승진했다.

최주원(38) 고려아연 상무도 있다. 딜로이트 회계법인, 삼일 PwC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뒤 2017년 본사 기획팀 이사로 입사했다. 작년 말 상무로 승진했다. 창업주 4남 최창규(70) 영풍정밀 회장의 두 아들 중 장남이다.

장씨, 지공전?

최씨 집안의 3세 경영 본격화 움직임과 맞물려 영풍 후계자의 존재감도 흥미로운 요소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만 놓고 보면, 최근 들어 기세가 한풀 꺾인 의미에서의 존재감이다. 영풍의 총수 장형진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 장세준(46) 전 영풍전자 대표다. 최씨 집안의 3세 선두주자 최윤범 고려아연 신임 대표보다 한 살 많다.

영풍의 모태이자 지배회사인 ㈜영풍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74.06%(136만4177주)다. 장ㆍ최씨 일가 11명이 43.02%를 가지고 있다. 31.04%는 영풍개발을 비롯한 3개 계열 주주사와 소속 재단 소유다. 단일 1대주주가 장 전 대표다. 16.89%를 보유 중이다.

헌데, 이런 오너십에 걸맞지 않게 지난해 3월 이후 주요 계열사 이사회 명단에서 장 전 대표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36살 때인 2009년 이후 속도감 있게 후계수업을 진행해 왔던 것과는 딴판이다.

장 전 대표는 고려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생화학 석사, 페퍼다인대학교 최고 경영자(MBA) 과정을 거쳤다. 후계수업을 시작한 것은 2009년으로 정씨 집안이 담당하는 전자계열사 중심으로 단계를 밟아왔다.

반도체 패키징 계열사 시그네틱스 전무로 입사한 후 1년 만인 2010년 전자부품 주력사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영풍전자로 옮겼다. 원재료 구매를 총괄했다. 2013년 3월에는 부사장으로서 영풍전자 대표 자리를 꿰찼다.

또다른 전자 주력사인 코리아써키트에도 발을 걸쳤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2014년 3월 영풍전자 대표로 있으면서 코리아써키트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2016년 3월에는 각자대표 자리에도 앉아 전략기획을 담당했다. 양대 전자 주력사의 대표이사(부사장)를 겸했던 것이다.

 하지만 2017년 12월 영풍전자 대표에서 물러났다. 작년 3월에는 이사회 명단에서도 삭제됐다. 코리아써키트 대표에서도 퇴임했다. 한마디로 지금은 계열 이사진에 관한 한 행보가 묘연(?)한 상태다. PCB 업체 인터플렉스 등 다른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서도 장 전 대표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지배회사 ㈜영풍으로의 이동을 점쳐볼 수는 있다. 현재 ㈜영풍은 5명(사내 2명ㆍ사외 3명)의 이사회 멤버 중 정씨 오너 일가는 없다. 장 회장이 1993년 이후 22년만인 2015년 3월 ㈜영풍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부터다.

 ㈜영풍은 지난 22일 2018사업연도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 1명을 선임했다. 박영민 부사장이다. 임기는 2년이다. ㈜영풍은 지금처럼 당분간 이강인 사장, 박영민 부사장 2인  전문경영인 대표체제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영풍이 달리 ‘은둔(隱遁)의 대기업’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짧은 기간 장세준 전 대표의 깜짝 반전이 있을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현재 장 전 대표 외에 영풍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씨 집안 3세들로는 장세환(40) 서린상사 대표가 있다. 미국 패퍼다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중국 베이징 칭화(淸華)대에서 국제 MBA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2011년 2월 서린상사 이사로 출발해 2014년 1월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줄곧 서린상사에서 활동 중이다.

장세욱(53) 시그네틱스 부사장도 있다. 창업주의 장손이다. 고 장철진 영풍산업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이다. 연세대 출신으로 영풍산업, 영풍문고 전무이사를 거쳤다. 2014년 3월 이후로는 시그네틱스 부사장으로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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