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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회계사들]① 누가 바늘구멍을 통과했나

  • 2015.06.24(수) 13:25

공인회계사는 의사, 변호사 등과 함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에 꼽힌다. 이른바 '사 자 직군'에 편입되려면 공부를 오래 하고, 어려운 자격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뛰어난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력에 따라 높은 보수도 보장된다. 희소성이 줄면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지만 공인회계사는 여전히 '특별한 자격'으로 꼽힌다. 그 자격을 따기 위해 뛰어든 사람들과 그들이 체험하게 될 신입 회계사의 새로운 세계에 대해 살펴봤다.[편집자]

 

 

공인회계사 시험은 '자격'을 획득하는 '자격시험'이지만 고시 못지 않게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일각에선 사법·외무·행정고시 다음으로 꼽기도 한다. 때문에 여러 해 동안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장수 준비생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공인회계사 시험 최종합격자 기준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합격까지 걸린 시간이 5년이 넘는 경우는 29.9%에 달했다. 4년 이상도 19.2%로 많았다. 첫 해에 한 번에 합격한 경우는 6.7%에 불과했다. 대학 재학생들이 대부분이라 합격자 평균연령은 26세 안팎이지만 최고령 합격자는 40대 중후반에서도 배출된다.

 

공인회계사 시험에는 기본적으로 연령이나 경력제한이 없지만 아무나 시험을 볼 수도 없다. 2007년부터는 학점이수 제도가 도입돼, 대학이든 독학사든 경영학과목 9학점 이상, 경제학과목 3학점 이상을 이수한 사람만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사실상 경제·경영학을 전공한 대학생들에게 유리한 시험이다. 법학과목 35학점 이수자만 응시할 수 있는 사법고시와 유사한 방식.

 

시험과목은 1차시험에서 경영학, 경제원론, 상법, 세법개론, 회계학을 치르고 2차시험에서 세법, 재무관리, 회계감사, 원가회계, 재무회계 과목을 치른다. 일반인들은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어지러운 과목들이다. 여기에 일정수준 이상(토익 700점, 토플 530점, 텝스 625점)의 공인영어 점수 획득은 기본요건이다.

 

# 1만명 중 850명 안에 들어야

 

시험을 잘 봤다고 모두 회계사 자격을 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년 자격을 부여하는 인원이 제한돼 있다. 한 때 매년 1000명씩 합격자를 뽑았지만 올해는 850명으로 선발인원이 제한돼 있다. 동점자가 나오면 합격제한인원인 850명을 조금 넘길수도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은 회계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늘어났다가, 2000년대 후반들어 수습교육 여건 문제와 회계업계 경쟁심화 등의 문제로 선발인원을 다시 줄였다.

 

선발예정인원은 1992년 250명, 1993~1995년 280명, 1996년 350명, 1997년 450명, 1998~1999년 500명, 2000년 550명, 2001~2006년 1000명, 2007년 750명, 2008년 1000명, 2009~2015년 850명으로 변했다. 2008년의 경우 750명으로 공고했다가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회계수요를 감안해 2차 시험 직전에 1000명으로 선발예정인원을 늘렸다.

 

공인회계사 자격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매년 1만명에 이르는데 최근 들어 조금씩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1차시험 지원자수는 2009년 9102명에서 2010년 1만1956명, 2011년 1만2889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2012년 1만1498명, 2013년 1만630명, 2014년 1만442명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9315명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응시자가 줄었지만 선발인원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경쟁률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2차시험 응시대상자의 선발예정 인원 대비 경쟁률은 2011년 3.38대 1에서 응시자가 감소하기 시작한 2012년에 4.20대 1로 오히려 올랐고, 2013년 3.10대 1, 2014년 2.69대 1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다시 3.42대 1로 뛰었다.

 

# 수도권 경상대학 출신들이 다수..비중은 감소추세

 

경제·경영학 과목이 주된 시험 과목이다보니 응시자는 물론 합격자 대부분은 경상대학 출신들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공인회계사 시험 최종합격자의 전공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 경상계열 출신이 77%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비경상계열 출신은 23%에 그쳤다.

 

대학별로는 서울과 수도권 대학출신이 90% 수준에 이른다. 지난해 최종합격자 중 수도권 대학의 비중은 87.7%다. 특히 연세대와 고려대는 매년 100여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회계사 양성소로 꼽힌다.

 

지난해 최종 합격자의 학교별 비중을 보면 연세대가 106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 105명, 성균관대 72명, 중앙대 62명, 서강대 49명, 서울시립대 46명, 경희대 45명, 서울대 37명 등의 순이다. 서울대는 2008년에는 91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해마다 응시자 수가 감소하면서 합격자 수도 줄었다. 지난해에도 서울대 응시자 수는 211명으로 연세대(716명)나 고려대(688명)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응시자 수를 감안하면 합격률은 높은 편이다.

 

수도권이나 경상대학에서 합격자를 주로 배출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감소추세다.

 

경상계열 합격자 비중은 2007~2010년 4년 평균 83.7%였지만 2011~2014년 4년 평균은 76.8%다. 수도권 비중도 2011년 90.7% 이후 3년간 9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87.7%로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07년부터 부분합격제도가 도입되는 등 달라진 시험제도를 비경상계열 수험생들이 적극 활용하면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수도권 인재들의 참여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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