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현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내년 세금 키워드는 '국세청 인공지능(AI)'입니다. 택스워치가 조세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26년 주요 키워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슈 역시 AI였습니다.
국세청이 최근 국세행정포럼과 업무보고에서 AI를 국세행정의 핵심 의제로 직접 언급하면서, 세무 업계에서도 앞으로 AI 도입을 통해 국세행정이 어디까지 바뀔 것인지 관심과 고민이 교차하는 모습입니다.
AI를 중요 키워드로 꼽은 세무 전문가 중 한 세무사는 "단순 기장이나 신고를 넘어서는 AI 기반 세무행정 서비스가 등장할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세무업계 종사자 역시 "홈택스에 AI가 적용되면 납세자 편의성과 국세청 행정서비스 품질이 얼마나 높아질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AI가 민간 세무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국세행정과 AI가 직접 결합해 납세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간 '세무 AI 에이전트' 속속 출시
실제로 민간 세무·회계 업계에서는 이미 세무 분야 특화 AI 개발이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더존비즈온은 세법 해석과 질의응답을 지원하는 세법 도우미 '엑스퍼트원'을 선보였고, 삼일회계법인은 세무 업무에 특화된 버티컬 LLM 기반의 '택스 에이전트'를 개발했습니다.
세무법인 리원 역시 기장 업무를 보조하는 AI 프로그램 '온리원'을 이달 출시하는 등 세무분야 업체에서 자체 AI를 구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무업계 전반에서 AI 도입이 가속화하면서,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단순한 규칙 기반 매커니즘으로 세금 신고를 대행하던 삼쩜삼 등 초기 플랫폼 모델은 점차 한계를 드러냈고, 세무 현장에서는 개인별 상황과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AI 세무비서나 AI 에이전트에 대한 수요가 커졌습니다. 국세청의 AI 도입 역시 이러한 민간 시장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국세청 AI 대전환, 구체적 로드맵은
이 같은 기대의 배경에는 국세청이 AI 도입 방향을 공식화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국세청은 최근 열린 국세행정포럼에서 'AI 대전환'을 주제로, 향후 국세행정 전반에 AI를 연계·접목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어 업무보고에서도 '국세행정 AI 대전환 종합 로드맵'을 제시하고, 2028년 AI 서비스 개통을 목표로 단계적 추진 계획을 밝혔습니다.
로드맵에 따르면, 국세청은 자료 학습과 상담용 서버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확보한 후 내년부터 AI 시범과제 개발에 나설 예정인데요. 이렇게 확보한 GPU를 통해 '홈택스 AI 검색'을 우선 추진할 계획입니다. 국세청의 홈택스 AI 검색은 기존의 단순 키워드 검색을 넘어, 납세자가 질문 형태로 세무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홈택스 AI 검색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답변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단순한 제도 안내가 아닌 개인 상황에 맞춘 신고 방향까지 제시할 수 있을지, 혹은 참고용 정보 제공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입니다.
국세청은 2027년부터는 AI 인프라를 본격 도입하고, AI를 활용한 핵심 과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핵심 과제는 납세서비스 혁신, 공정과세 구현, 세정 효율화 등 세 분야로 나뉩니다.
각 분야의 구체적 과제로는 AI 신고서 어시스턴트와 AI 세무컨설팅 서비스 개발, AI 체납관리 어시스턴트와 AI 탈세적발 시스템 도입, AI 업무지원 시스템과 AI 자료처리 어시스턴트 개발을 예고했습니다. 국세청은 이러한 과제를 통해 신고·조사·체납관리 등 국세행정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같은 대규모 AI 도입을 위해서는 개인정보와 과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중요한 전제 조건입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과세정보 보호와 국세업무에 특화된 A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외부와 분리된 폐쇄망 기반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민감한 과세정보를 다루는 국세행정의 특성을 고려해, 내부 사용자의 비정상적인 자료 조회나 정보 유출 시도를 적발하는 보안 시스템도 함께 구축할 계획입니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최신 생성형 AI 기술을 폐쇄망 환경에서 어느 수준까지 구현하고,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향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세무업계에서는 국세청 AI 도입이 납세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그 영향력에 대한 신중한 시선도 공존합니다. AI가 국세행정을 어디까지 보조하고, 어디서부터 사람의 판단이 개입하는지에 따라 납세자와 세무사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세무법인 소속 세무사는 "세무업계의 고부가가치 사업은 사실관계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 법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사람만이 판단할 수 있는 사회통념까지 AI가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