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서비스 시장에 '경정청구'를 활용한 환급 대리 서비스가 대세다. 경정청구란 국세기본법에 따라 납세자가 세금을 더 냈거나 잘못 낸 경우 국세청에 돌려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말하는데, 다수의 세무 서비스 업체들이 이 경정청구 제도를 활용해 사업자들이 공제나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 대신 세금을 환급받아 주는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세무 서비스 업체들이 이렇게 경쟁적으로 경정청구를 통한 환급 대리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하는 배경에는 경정청구 '사각지대'에 숨겨진 시장이 있다.
경정청구 인용액 규모는 한 해에만 2조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며, 접수건수와 인용건수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감사원이 공개한 경정청구 접수∙처리 현황 및 인용 현황에 따르면 2018년 이후부터 평균 30만 건이던 접수건이 평균 80만건으로 늘었고, 평균 25만건이던 인용건수도 평균 42만건으로 증가했다.
세무 플랫폼들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출시한 이유는 명확하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담당 회계법인들이 과다 청구된 세금을 찾아주고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받는 구조가 정착되어 있으나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자신이 세금을 더 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간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혜택을 담은 제도를 만들고 지원했으나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세금 신고를 하는 데 있어 해당 세제 혜택들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못해왔다. 현재 접수 및 진행되고 있는 경정청구의 상당 부분이 법인세 신고 당시 중소기업이 반영하지 못했던 세액공제나 감면분을 환급받기 위한 신청인 것으로 파악된다.
세무 환급 서비스 '삼쩜삼'의 성공 사례도 세무 서비스 시장 내 환급 서비스 출시에 불을 지피는 데 한몫을 했다. 대표적으로 프리랜서들의 '기한 후 신고' 대리 시장을 파고들어 성공한 삼쩜삼처럼 타 세무 서비스 업체들도 사업자들의 누락된 세금 환급을 대리하는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경정청구를 통한 환급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 확보를 목표하는 세무 서비스 업체로는 이씨코퍼레이션의 '택스유'가 있다.
택스유는 기업 전용 세금환급 AI프로그램으로 기업이 조세특례제한법에 근거해 세액 감면이나 공제 혜택을 적용하지 않고 세무신고를 한 경우 환급을 신청할 수 있는 경정청구에 도움을 주는 무료 예상환급액 확인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론칭한 환급 서비스는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공동인증서를 통해 간편히 환급액을 조회해 볼 수 있다.
세무법인 혜움이 론칭한 '더낸세금'도 비슷한 서비스다.
더낸세금은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들이 경정청구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사각지대를 집중 공략한 서비스다. 중소기업이 그간 접근하기 어려웠던 분야였던 경정청구 시장의 소비자 이용이 편리하도록 문턱을 낮추며 이용자를 모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세무법인 혜움은 매출이나 손익, 급여 관리를 할 수 있는 대시보드나 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시스템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경정청구를 활용한 환급 서비스 외에도 중소기업들의 종합소득세 환급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출시됐다. 중소사업자를 위한 경영관리 플랫폼 비즈넵은 개인사업자들을 위한 환급 서비스인 '비즈넵 환급'을 론칭해 누적 가입자 1만6500명, 누적 환급액 100억원을 넘겼다.
비즈넵 환급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이 세금 신고 시 누락한 세액 공제 혜택과, 감면 항목을 AI가 자동 적용해서 5년간 더 낸 세금을 찾아주는 종합소득세 환급 서비스다. 별도의 서류 제출이나 공동 인증서 등록 없이 간편 인증만으로 웹사이트 내에서 1분 만에 환급금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비즈넵 환급 서비스는 사업자 차량 구매, 직원 고용, 기부, 특별 세액 감면 업종 영위 등 매년 개정되는 사업자 공제 혜택을 AI가 탐색해서 자동으로 적용한다. 납세자 보호를 위해 국세청이 권장하는 제도 내에서 서비스화했으며 현재 사업을 운영 중인 개인사업자는 물론 폐업한 사업자도 이용이 가능하다. 비즈넵은 향후 법인사업자를 위한 환급 서비스 론칭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