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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0원' 내고 명품백 사 오려면

  • 2022.09.16(금) 12:00

정부가 코로나19로 강화했던 해외여행 관련 규제를 풀면서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특히 명품의 원산지로 유명한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여행객의 경우 유럽 현지 명품백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해 입국할 때 구매해오는 사례가 많다. 

이렇게 유럽 현지에서 명품백을 구매해오는 경우 여행객들 사이에 관세를 면제 또는 인하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여행객들에게 알려졌었다. 바로 FTA 협정으로 인한 관세 특혜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2011년 우리나라와 EU 사이에 자유무역협정이 정식으로 발효된 시점부터 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은 여행에서 구입한 각종 물품에 대해 FTA에 따라 관세를 면제 또는 인하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명품백의 경우 기존에는 8%의 관세가 과세됐었지만 FTA 발효 이후에는 관세율이 0%로 변경되며 관세가 아예 철폐됐다. 따라서 명품의 고장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회원국에서 구입한 고가의 가방을 국내로 들여오더라도 일정 절차를 거치면 관세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FTA 협정 관세 특혜를 받는다면 국내와 비교해 얼마나 저렴하게 명품백을 구입할 수 있는 걸까. FTA 협정 관세 특혜를 받기 위한 방법과 세액 차이가 얼마 정도 나는지 확인해봤다. 

'원산지 신고서'는 필수 작성

먼저 유럽여행에서 명품백을 구매하면서 이에 대한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EU 회원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원산지 신고서'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원산지 증명을 중요시하는 FTA 특성으로 인해 이 원산지 신고서가 없으면 특혜를 적용받을 수 없다. 

원산지 신고서란 상품의 원산지를 입증하는 일종의 증명서로 수출자(판매자)가 발행한 영수증 등에 FTA 협정에서 미리 정한 원산지 신고 문안을 기재하고, 수출자(판매자)의 이름 및 서명을 수기로 적은 서류를 말한다.

한 · EU FTA 협정에 따르면 여행자 개인 휴대품의 경우 미화 1000달러를 초과하는 물품에 대해 관세 특혜를 받으려면 원산지 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유럽에서 구입하는 명품백 가격의 경우 관세 부과 기준인 1000달러를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산지 신고서 작성은 필수다. 유럽 상점에서 명품백을 구입할 때 판매자에게 원산지신고 문안이 적혀 있는 영수증 등 원산지신고서로 인정되는 서류를 함께 받고, 입국 시 인천공항세관에 제출해야 FTA 관세 특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판매자가 원산지 증명서 서류 작성을 거부한다고 해서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 세관이 원산지 신고서 발급을 거래 당사자 사이에 이뤄지는 거래조건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만약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에서 발급을 거부한 경우라면 백화점 자체에서 발급해 주는 경우도 있으니 발급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FTA 관세 특혜 적용받으면 세금 감면은 얼마나

그렇다면 FTA 관세 특혜를 적용받으면 세금은 얼마나 줄어드는 걸까. 프랑스 여행 중 고가 브랜드 디올(Dior)의 가방 '레이디 디올 미니백'을 구매했다고 가정해 보자. 디올의 레이디 디올 미니백은 우리나라 공식 디올 홈페이지 가격으로 9월 16일 기준 700만원이다.

프랑스 현지 구매 가격은 4300유로로 한화로 599만4000원(9월 16일 유로 환율 적용) 정도다. 599만4000원의 상품 가액에서 800달러, 환산하면 한화로 111만5000원(9월 16일 달러 환율 적용)의 기본 면세액을 제하면 487만9000원의 가격이 산출된다. 여기서 택스리펀(TAX REFUND)을 통해 돌려받는 금액이 프랑스 기준으로 75만2000원 가량이므로 과세표준은 412만7000원이 나온다.  

출처: 디올(Dior) 프랑스 사이트(위), 디올(Dior) 한국 사이트(아래)

먼저 FTA 관세 특혜를 적용한 세액을 계산해 보면, 특혜 적용으로 인해 관세는 0원이다. 개별소비세는 교육세를 포함해 55만2000원이며 부가세는 46만7000원 정도다. 이렇게 계산한 총 세액은 101만9000원이며 관세가 0원이므로 자진신고 관세 감면은 적용되지 않는다. 

다음은 FTA 관세 특혜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다. 과세표준금액에 관세율 8%를 적용하면 총 관세 62만8000원이 계산된다. 여기에 개별소비세가 71만6000원, 부가세가 54만7000원이 과세된다. 관세 특혜를 적용받지 않아 자진 신고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자진신고 최대 감면 한도인 15만원의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이를 적용한 총 세액은 174만1000원 가량이 나온다. 

따라서 특혜를 적용받은 경우 유럽 현지에서 구매한 가격인 599만4000원에 총 세액 101만9000원을 더하면 701만3000원이, 특혜를 적용받지 않은 경우에는 773만5000만원이 세금을 포함한 물품 구매 가격으로 계산된다. 여기서 택스리펀(프랑스 기준 12%) 받는 금액을 적용해 보면 75만2000원 가량을 추후에 환급받게 되므로 각각 626만1000원, 698만3000원에 디올의 레이디 디올 미니백을 구매한 것이 된다. 

현지 구매가 무조건 저렴할 거란 '오해'

결과적으로 세관 신고에 따른 세금을 모두 적용해 보면 FTA 관세 혜택을 모두 적용받는 경우 국내 구매가보다 73만9000원 정도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FTA 관세 혜택을 적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국내에서 구매한 것보다 1만7000원 저렴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즉 FTA 협정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나라의 구매처에서 원산지 신고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할인 폭이 상당히 컸고, 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신고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택스리펀을 신청하는 등의 여러 절차를 고려해 봤을 때 1만7000원의 할인 폭은 아쉬운 수준이었다.

파란합동관세사무소의 송지현 관세사는 국내보다 유럽 현지에서 명품백을 구매하면 무조건 저렴하다는 인식에 오해가 있다고 짚었다.

송 관세사는 "예전에는 세금 탈루를 위해 신고를 하지 않고 몰래 물품을 들여왔기 때문에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세관 신고가 강화됨에 따라 이제 몰래 들여오는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며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가 상향하는 추세고, 세관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 40%가 부과되므로 자진신고해서 관세의 30% 감면 혜택을 받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세관신고 안 하고 들여오면

과거와 달리 관세청의 엄격한 검사 절차에 따라 이제 세관 신고는 피할 수 없다.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자진신고를 하지 않고 적발되는 경우에는 납부해야 하는 세액의 최대 60%까지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고, 고의로 물품을 은닉하거나 밀수입하는 경우에는 해당 물품이 몰수된다.

내가 납부해야 할 세액이 궁금하다면 세액을 사전에 조회해 볼 수도 있다. 관세청이 제공하는 '예상세액 조회' 서비스를 통해 조회해 보면 납부해야 할 세액을 휴대품 세관 신고 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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