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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세금 고민' 풀어주는 남자

  • 2020.09.03(목) 08:44

[인터뷰]'자영업의 모든 것' 운영자 박세범씨

'자영업자의 모든 것' 운영자 박세범씨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잘나가는 반도체 회사에 다니며 업계 최고 연봉을 받던 박세범씨(활동명 '자영업의 모든 것')는 2015년 2월 건강상의 문제로 다니던 회사를 돌연 퇴사했다. 퇴사 후 부모님을 돕기 위해 식당 영업을 시작한 그는 의외의 적성을 찾았다.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급감하던 식당 매출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자영업의 재미를 맛보았다.  

하지만 돈을 벌었다는 기쁨도 잠시, 뜻밖의 세금 문제가 닥쳤다.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그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직접 세금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세금이 부과되는 과정을 공부하다 보니 답답함을 겪고 있을 다른 자영업자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들에게 세금 지식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후 그는 2017년 7월 네이버 카페 '자영업의 모든 것'을 개설하고, 4개월 뒤인 11월 유튜브 채널까지 문을 열었다. 현재 그가 운영하는 카페의 가입자 수는 6만2000명, 유튜브 구독자 수는 14만5000명으로 약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콘텐츠를 통해 세금 공부를 하고 자영업자의 애환을 나누고 있다. 

그와 함께 자영업자의 고민과 세금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식당 영업 시작하게 된 계기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라는 미국 반도체 회사의 영업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었다. 대외적으로는 잘나가는 회사에 높은 연봉받고,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는 삶을 사니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코로나가 터지면 망하는 회사들이 있듯 반도체 시장도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보니 회사에서의 미래를 떠올리면 답답했다. 높은 연봉 주는 회사에서 좋은 차 끌고 해외여행 다니면서 적당히 사는 것이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에 따라 존망이 갈리는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내가 운영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영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좋은 직장도 평생 나를 지켜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세금 문제, 세무대리인에게 맡겨도 될텐데 직접 공부하게 된 계기는

처음엔 나도 세무사에게 세금 관련 문제를 모두 맡기고 있었고 크게 관심도 없었다. 어떻게 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만 골몰했다. 

그러다 크게 한방을 맞았다. 2016년 장사가 잘돼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을 때의 일이다. 2017년 5월 종합소득세를 내려고 보니 번 돈의 절반 가량이 세금으로 나왔다. 이후 건강보험료도 한두 달 있다 정산돼서 나왔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맡긴 채 손 놓고 있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커뮤니티 운영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세금 질문은 

'자영업 시작했는데, 어떤 세금을 내야 하나, 언제 내야 하나요.' 등의 질문이다. 아주 기초적인 세금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생소할 수 있다. 세금과 관련해서 전혀 개념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세금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자영업자가 내야 되는 세금 종류를 알아야 하고, 낼 때도 그 개념을 알고 내면 좋은데 그 종류조차 모르는 상황에서는 세금 문제가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네이버 카페와 유튜브 채널을 만든 것도 반복되는 질문이 많다 보니 아예 한 번에 공유하자라는 생각해서 비롯했다. 물론 이렇게 만든 커뮤니티는 사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효율적인 홍보 채널과 부수입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할 세금 상식이 있다면 

최소한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개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사업자는 경비처리를 잘해서 소득을 줄여야 하고,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도 잘 챙겨야 하고, 종소세가 누진되면 명의 분산도 고려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적자가 날 수 있지 않나. 그럴 때 결손처리하는 법도 알아두면 도움이 많이 된다. 

세무대리인에게 맡김에도 불구하고 세금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걸 강조하는 이유는 대리인에게 맡기더라도 그들이 설명하는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금계산서가 더 필요하다'같은 이야기를 알아들어야 빠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사업자는 직원들의 소득세와 보험료도 다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이런 책임이 있기 때문에 세금의 기초 지식도 이해하지 않고 사업을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조언하자면, 웬만하면 세무 대리인에게 세금 문제를 맡기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 지식을 갖춰라. 많이 벌면 벌수록 세금 문제는 운영과 직결된다. 경험상 세금은 알면 알 수록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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