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계 은행에 다니는 이은영 씨는 대학시절 하던 과외를 직장인이 된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과외를 하고 매달 월급 외에 추가로 1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하지만 세금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한 번도 세금을 내본 적이 없다.
과외선생님들도 세금을 내야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전문 과외강사나 부업으로 과외를 하는 직장인은 물론이고 대학생들도 과외소득이 있으면 모두 세금을 내야 합니다. 과외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은 사업소득으로 신고하고 소득세를 납부해야 하죠.
그런데 실제로 과외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국세청도 과외소득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과외강사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수업료를 현금으로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 대학생도 과외하면 소득세 내야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 과외 선생님이라도 과외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연령이나 과외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과외소득이 발생하면 매년 5월에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하죠.
과외소득은 세법상 사업소득으로 경비와 사업소득인적공제, 부양가족공제(1인당 150만원), 기부금공제 등 각종 공제를 적용한 금액에 사업소득세(3.3%)를 부과하는데요. 용돈을 벌기 위해 소액으로 과외하는 경우 각종 공제를 반영하고 나면 세금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이면 소득공제율이 높기 때문에 납부할 세금이 많지 않습니다. 과외소득이 연간 2400만원 이하이면 소득의 70% 이상을 공제 받을 수 있는데요. 소득이 2400만원 이하인 경우 적용 받는 '단순경비율(일반율)'은 74.5%이며 만일 본인의 자택에서 과외를 하는 경우 74.2%(자가율)를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1년에 자택 과외비로 1200만원을 벌면 74.2%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306만원)에 대해 3.3%(10만원)를 사업소득세로 내야 합니다.
과외소득이 2400만원을 넘어서면 경비율이 떨어집니다. 이 때는 단순경비율이 아닌 ‘기준경비율(일반율 18.9%, 자가율 19.3%)’을 적용하며 사업용 고정자산 임차료, 교재비 등 거래증빙이 있으면 추가로 비용을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과외소득이 연간 3600만원이면 최대 96만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한편 세법상 사업자등록 의무와는 별개로 과외강사는 관할 교육청에도 신고 의무가 있습니다. 과외신고제(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에 따르면 부정기적인 과외강사라도 관할 교육청에 교습자의 인적사항, 교습과목, 교습장소 및 교습비를 신고해야 합니다.
과외신고제에서 신고 예외로 규정한 대학생과 대학원생도 납세 의무는 있습니다. 즉 대학 및 대학원생 과외강사는 교육청에는 신고하지 않아도 되지만 세무서에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 납부를 해야 하는 것이죠.
◇ 현금거래 대부분…과세 사각지대
그런데 실제로는 과외소득에 대해 세금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개인과외의 과외비는 대부분 현금으로 오가기 때문에 국세청이 과외소득을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과외강사들이 많지만 미등록한 경우 세법상 제재수단도 없습니다. 국세청 질의회신(서면-2015-소득-22431)에 따르면 개인과외교습자의 사업자미등록에 따른 벌칙 규정은 없습니다.
일선 세무사들도 일부 고액과외가 아니라면 국세청이 과외강사의 소득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기 평택의 한 세무사는 “교습을 받는 학생(학부형)들이 굳이 영수증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채 과외를 하는 강사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세무사도 "과외소득으로 예·적금을 붓거나 고가의 부동산 또는 차량을 구입하는 등 자산을 형성하지 않는 이상 국세청에서 과외강사의 소득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과외소득이 발생했으면 세금을 내는 게 맞다“면서 ”비정기적으로 발생한 소득이라도 사업소득으로 신고·납부하지 않으면 미신고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