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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사고 예방 위해 녹음기가 작동됩니다" 세무서 앞에 선 입간판

  • 2023.09.11(월) 09:00

[현장스케치]마포세무서 민원봉사실 가보니

지난달 16일 동화성세무서 민원봉사실 민원팀장이 악성 민원에 대응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직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민원공무원 보호를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6일 마포세무서 민원봉사실을 찾아 동화성세무서 사건 이후 달라진 모습이 있는지 살펴봤다.
6일 마포세무서에 마련된 입간판. CCTV와 음성녹음기가 작동됨을 고지하고 있다. [사진: 김지헌 기자]

"민원봉사실에는 민원인과 민원공무원의 보호와 사고예방을 위해 CCTV, 음성녹음기, 비상벨이 작동됨을 알려드립니다"

6일 오후 마포세무서에 들어가자 CCTV와 음성녹음기 등이 작동하고 있다고 큰 글귀로 쓰여있는 입간판이 눈에 띄었다. 국세청이 악성 민원 대응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한 이후 입간판을 통해 해당 내용을 민원인들에게 고지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직원들에게 녹음기를 지급할 뿐 아니라 사각지대 보완을 위한 CCTV와 직원 전용 출입문·투명 가림막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민원봉사실은 사업자등록증, 소득금액 증명, 면세사업자 수입금액증명, 휴·폐업 신고 등의 서류를 발급할 수 있어 해당 민원을 위해 사업자들이 오가는 곳이다.  

민원인들을 가장 먼저 반기며 접수 절차를 안내하는 건 자원봉사자였다. 안내에 따라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면 순서가 됐을 때 호출된다. 이곳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박 모(60대) 씨는 "몇 년 전부터 민원인들에게 접수 안내를 하는 노인 봉사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일을 하며 지켜본 민원봉사실에 대해 박 모씨는 "일주일에 두 번씩 봉사를 하고 있는데, 관공서라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대화 중 분쟁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담 중 고지하고 녹음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6일 서울의 한 세무서. 국세신고안내센터에도 악성 민원을 방지하기 위한 안내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사진: 김지헌 기자]

민원봉사실 옆에는 국세신고안내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세무공무원은 세무서 민원 업무 강도에 대해 "민원인의 수는 그날마다 다르지만 그나마 근로장려금 신고 부스가 따로 마련돼서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근로장려금은 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는 제도로 2009년부터 시행됐다. 처음 시행 당시 58만 가구가 지급 대상이었지만 점차 지급 대상이 확대돼 지난해에만 436만 가구에 지급됐다. 부가가치세과·소득세과 직원들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복지 업무이다 보니 특히 악성 민원 대응이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국세청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2019년부터는 장려금 전용상담센터를 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악성 민원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아내가 세무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는 "아내가 세무서에서 일하는 공무원인데 민원 업무를 하다 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은행처럼 청원경찰을 배치해서 민원인에 대응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직장인 B씨도 "사업자등록증을 왜 빨리 안주냐고 난리를 치는 민원인을 목격했는데 담당 직원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들어보니 사업장 지역 관할 세무서가 아닌 것 같아 늦을 수 있는 일로 보였다. 민원인들 횡포가 심한 것 같다"라며 악성 민원 목격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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