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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회계사들]② 수습딱지 어디서 떼느냐

  • 2015.06.25(목) 16:59

수습기관이 곧 일터..빅4 회계법인에 쏠림 현상
빅4에서 회계사 사관학교로 긍정적 역할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공인회계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인회계사로서 할 수 있는 업무인 회계감사나 세무대리 등을 하려면 실무수습 뿐만 아니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회계연수원 교육을 마쳐야 한다. 이른바 수습기간이다.

 

1년간 수습교육을 받아도 회계사로서 개업을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감사업무를 하려면 2년간의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실무수습은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인데, 어디에서 받아야 하는지가 법률에 지정돼 있다. 회계법인, 공인회계사회, 금융감독원, 정부기관, 정부출자기관, 외부감사대상 회사 등에서 모두 실무수습이 가능하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격임을 감안하면 제법 다양한 곳에서 수습생활이 가능한 것인데, 실제 실무수습을 하는 곳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회계법인에 집중돼 있다. 정부기관이나 기업체에서도 수습생활이 가능하지만 회계사들은 대부분 회계법인에서 수습생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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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사 취업자 80%는 'Big4'에서 시작

 

수습기간에 몸담게 되는 기관(회계법인)은 곧 앞으로의 일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열에 아홉은 수습기관으로 선택한 회계법인에서 수습딱지를 뗀 후에도 남아서 일하게 되는 게 업계 현실이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수습과정이 끝나고 수습기관 외에 다른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싶어서 떠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극히 드문 케이스"라며 "수습으로 채용된 회계사 90% 이상이 수습교육을 받은 회계법인에 잔류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년간의 고된 수습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교육받은 곳에 취업한다는 얘기다.

 

수습교육장이 미래의 일터가 되는 관행이 굳어진 만큼 신입 회계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습기관은 대형 회계법인으로 압축된다. 특히 Big4로 불리는 삼일, 안진, 삼정, 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은 회계사들이 꿈꾸는 일터 중 하나다.

 

이는 우수한 회계사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려는 이들 회계법인들의 수요와 맞물려 수습기관의 대형회계법인 집중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취업한 신입 회계사 중 4대 회계법인을 수습기관으로 지정한 회계사의 비중을 보면 2009년 61.4%에서 2010년 72.7%, 2011년에 84%까지 치솟았다. 2012년에도 전년대비 비중은 줄었지만 4대 회계법인 집중도는 76.9%로 높다.

 

4대 회계법인들은 올해도 신입 회계사들을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 삼일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이 각각 240명씩 신입회계사를 채용해 실무수습을 시킬 계획이고, 안진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도 각각 200명씩 수습회계사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4대 회계법인에서만 올해 880명을 채용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올해 전체 회계사 선발예정인원인 850명보다도 많은 숫자다. 예년에 합격했음에도 대학 학기가 남아 있거나 군입대 등의 문제로 뒤늦게 수습기관을 선택하는 '기(旣)합격자'를 포함하더라도 올해 수습생활을 시작할 회계사는 1000여명 안팎이다. 사실상 올해 신입 회계사의 대부분도 4대 회계법인이 흡수한다는 얘기다.

 

# 빅4의 회계사 사관학교 역할 무시 못해

 

신입 회계사의 대형회계법인 집중도가 높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수는 없다. 회계사제도 특성상 시험 합격 이후에 수습교육 1~2년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데, 중소형 회계법인에서는 많은 수의 회계사를 교육시킬 물리적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매년 1000명씩 합격시키던 2002년 신입 회계사들이 수습교육을 받게 해달라며 여의도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던 것도 불황에 시달리던 대형 회계법인들이 신규 채용을 줄였던 탓이 크다. 삼일을 포함한 대형 회계법인들이 회계사의 실질적인 사관학교 역할을 하면서 회계업계 전반의 인적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대형 회계법인들이 신규채용을 많이 하지만 또 중도에 퇴사하는 사람도 많다"며 "업계 여기저기에 삼일회계법인 출신들이 흩어지는데 이들이 다른 회계법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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