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50만원도 안 되는데 기장료만 11만원 내는 사장님
사업을 시작하면 내가 번 소득에 대해 소득세를 내야 해요. 소득세 신고 기간이 되면 얼마를 벌었는지 손해를 봤는지를 스스로 계산해서 국세청에 신고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소득세가 이렇게 사업자 스스로 계산해서 내는 세금이다 보니 세금을 걷는 정부 입장에서는 신고된 걸 그대로 믿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생겨요. 실수나 고의로 잘못 신고할 수도 있는데 신고 내용을 일일이 다 확인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법으로 사업자에게 사업 관련 거래내역을 모두 장부에 기록하도록 정해뒀어요. 기록하는 양식도 정해져 있죠. 이렇게 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기장이라고 해요.
문제는 매출은 얼마고 재료비는 얼마를 썼고, 각종 비용은 어떻게 사용했는지 사업자가 일일이 장부에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이 쉽지않다는 거예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영세사업자들에게는 좀 더 간편한 양식으로 장부를 쓸 수 있도록 간편장부라는 것도 만들어서 허용하고 있지만 이것도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죠.
그래서 대부분 사업자들은 장부 작성을 세무사에게 맡기는데요. 그 수수료를 흔히 듣던 기장료라고 합니다. 기장료는 세무사마다 금액이 다르지만 대략 10만원 안팎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요즘은 자동으로 장부를 써주는 프로그램이 발달하면서 5만원 안팎까지 받는 세무사도 있지만 매출이 바닥인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적은 금액이 아니죠.
장부 안 쓴 사장님은 추계신고해요
그래서 장부를 쓰지 않고 신고하는 사업자들도 있어요. 장부를 꼭 쓰도록 정하고 있지만 쓰지않더라도 신고하고 세금을 낼 수 있도록 방법을 만들어 두긴 했거든요. 세금을 걷는 입장에서는 장부가 없는 사업자들에게서도 세금을 걷긴 해야 하니까요.
장부가 없는 사업자는 비용을 얼마 썼고 그래서 이익이 얼마인지를 추정해서 계산해야 하는데요. 이걸 추계신고라고 부릅니다.
추계신고 할 때는 경비율을 기억하세요
장부가 있는 사업자는 실제 거래내역이 다 기록돼 있으니 비용을 얼마 썼는지 계산하고 이익을 따지기가 쉬운데요. 장부가 없는 사업자는 기준이 없으니 국세청이 비용으로 인정하는 비율을 지정해 놓고 있는데 이걸 경비율이라고 하죠. 장부 없이 국세청이 정한 경비율대로 신고하면 신고가 편합니다. 장부작성 부담도 없으니 기장료도 쓸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그만큼 페널티가 부여된다는 것도 알아야 해요. 국세청이 정한 기준대로 추산하기 때문에 실제로 쓴 비용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서 장부를 썼다면 줄일 수 있는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하는 수가 있어요. 또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사업자의 경우에는 장부 작성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산세도 물어야 하죠.
이렇게 비용을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사업자라면 기장을 맡기는 게 좋고요. 이외에도 장부를 꼼꼼히 작성할 자신이 없는 사업자, 혹시 잘못 신고하진 않을까 무서운 사업자들도 기장료를 좀 주더라도 세무 대리인의 힘을 빌리는 게 좋겠죠.
기장, 그래서 맡겨 말아?
그래서 이번 레터 제목으로 소개된 사장님은 기장을 맡기는 게 좋을까요?
매출이 너무 적은 사장님들은 간편장부 작성을 통해본인이 직접 세무 신고를 진행해도 괜찮다는 게 전문가의 답변이에요. 대출 이자 납입증명이나 계산서, 건강보험료 등등 비용을 떼서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해요.
이런 절차가 정 귀찮고 어렵다면 세무대리인에게 위탁하면 되는 겁니다. 약간의 수수료로 훨씬 많은 세금을 줄일 수도 있고, 나에게 적합한 각종 세제 혜택을 전문가를 통해 적용받아 오히려 사업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으니까요.
세세하게 푸는 오늘의 용어
①기장 ②복식부기③간편장부
기장: 장부를 기록하는 것
사업자는 사업하면서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기록하는 장부를 써야 하는데요. 장부에 기록된 내용을 근거로 소득을 계산해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에요. 사업자가 장부를 기록하는 것을 기장(記帳, Book keeping)이라고 하는데요. 기록된 장부 자체를 기장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복식부기: 수입과 지출뿐 아니라 그 원인까지 함께 기록하는 방법
장부의 작성은 복식부기라는 방식으로 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고 있어요. 자산과 부채, 자본, 그리고 비용과 수익 등의 흐름을 총 합계가 같도록 일치시켜서 정리하는 복잡한 방식이죠.
예를 들어 수입이 생겼다면 돈이 들어왔다는 수입 측면에 대해서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들어와서 현금이 증가하긴 했는데 왜 증가했는지 그 원인도 함께 기록하는 방식이에요. 전문 회계지식 없이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식이어서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수수료를 주고서라도 세무대리인의 힘을 빌리는 거예요. 법인사업자와 일정 매출 규모 이상의 개인사업자는 복식부기가 의무랍니다.
간편장부: 영세사업자들을 위한 간편한 장부 기록 양식
복잡하고 어려운 회계지식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영세사업자들 입장에서는 복식부기로 장부를 쓰기가 쉽지 않죠. 세무 대리를 위한 수수료조차 부담인 경우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국세청은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예외적으로 간편하게 장부를 써서 신고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양식을 하나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간편장부에요.
간편장부는 복식부기와 달리 매입과 매출거래를 거래처와 일정별로 정리만 하면 되는데요. 양식은 간단하지만 모든 거래를 기록하게 돼 있어서 세금계산을 위한 장부로서의 신뢰는 보장되는 장점이 있죠. 물론 복식부기 장부만큼 사업자의 재무현황을 잘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단점도 있고요.
간편장부 대상은 업종별로 그 범위가 다른데요. 아래 표를 보면 쉽게 확인해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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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질문
사무실도 없고 자본금도 크게 들이지 않고 하는 사업입니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데 사업자등록을 꼭 해야 하는 건가요?
전문가 답변
사업자등록은 하는 게 좋아요!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라면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사업자등록을 하면 좋은 점은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건데요. 큰 비용이 아니더라도 사업을 할 때 지출했던 비용들을 인정받아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