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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시간여행]②박지성 맨유 시절

  • 2023.02.15(수) 12:00

박지성이 세계적인 명문 프로축구 구단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게 된 2005년.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케이블TV로 영국 현지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있었고, 경기 결과와 관련 뉴스는 종이로 된 스포츠신문보다 PC에서 네이버(NAVER) 포털로 더 많이 보게 됐습니다. 

이미지 출처: 택스워치

PC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세금 서비스도 더욱 편리해졌습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금영수증 제도가 시행되면서 직장인들의 국세청 홈페이지 방문이 급격히 늘어났는데요. 

그 해 국세청의 인터넷 홈페이지(www.nts.go.kr)는 개통한 지 6년 만에 방문자수 1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직장인들이 국세청 현금영수증 홈페이지 회원가입한 후 사용등록을 완료해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죠.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직장인들의 인터넷 사용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도입한 현금영수증은 연말정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5년 현금영수증 홈페이지 회원가입 소득공제 안내 및 등록요령(출처: 국세청)

연말정산 1차 혁명 '간소화서비스'

연말정산에도 혁신적인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소득공제 금액을 조회한 후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가 시작된 겁니다.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을 하기 위해 영수증을 일일이 모아서 회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편리해졌는데요. 2005년에는 간소화서비스에서 조회할 수 있는 소득공제 항목이 많지 않았지만, 매년 조회 가능 자료들이 늘어나면서 직장인들은 연말정산에 걸리는 시간을 점점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2005년 현금영수증 홈페이지 회원가입 소득공제 안내 및 등록요령(출처: 국세청)
2005년 연말정산 소득공제 조회내역 화면(출처: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비 소득공제였는데요. 병원에서 발급한 증빙자료가 직장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우려였습니다. 회사에 공개하고 싶지 않은 개인의 진료 정보까지 모두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였죠. 

특히, 환자들보다 병원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국세청은 병원들이 국세청에 수입금액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며 의료업계를 향해 경고를 보냈는데요. 이를 두고 의료업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국세청과 의료업계의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2006년 연말정산 의료비 공제자료에 대한 입장(출처: 국세청)

직장인의 마음을 연 '2세대 연말정산'

2세대 아이돌로 꼽히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나란히 데뷔했던 2007년. 연말정산도 사용자의 편리성을 내세운 2세대 간소화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조금씩 불편했던 부분이 개선되면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는 직장인들에게 호감을 얻기 시작했는데요. 

2007년에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부양가족의 사용내역까지 조회할 수 있게 됐고, 2008년에는 부양가족 동의 절차가 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 등으로도 가능해지면서 부모님들이 직접 세무서에 방문할 필요가 없도록 개선됐습니다. 

2007년 연말정산 안내 자료(출처: 국세청)

연말정산 시기도 2008년부터 1월분 급여지급에서 2월분 급여지급으로 바뀌면서 직장인들이 매년 1월말부터 2월초 사이에 소득공제 영수증을 제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12월에 진행했던 연말정산을 1월로 늦춘 겁니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사용내역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복잡하게 계산해야 했던 문제도 해결됐습니다.

이렇게 연말정산 제도를 직장인 중심으로 간소화하면서 납세협력비용도 크게 줄었는데요. 2009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영수증 수집 및 발송에 필요했던 비용 5399억원을 절감했습니다.

직장인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당시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는 2009년 1월부터 2월 사이 1391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2008년 연말정산 안내 자료(출처: 국세청)

연말정산 종이 1억5000만장 증발한 이유

2010년에는 대국민오디션 '슈퍼스타K'가 케이블TV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기존의 전국노래자랑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에게 육성형 오디션 방식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는데요. 슈스케 시즌2에서는 우승자 허각뿐만 아니라 존박, 장재인, 박보람 등 인기 가수들을 배출하기도 했죠. 

연말정산에도 기존의 관행을 한방에 깨버린 대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종이없는 연말정산'인데요. 소득공제 증명서류를 인쇄하지 않고 회사에 파일 형태로 제출하게 되면서 무려 1억5000만장의 종이를 절감했습니다. 

당시 직장인과 부양가족 1700만명은 프린터를 켜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연말정산 서류를 다운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제공하지 못했던 기부금, 보육료, 사립유치원비도 간소화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10년 종이없는 연말정산 안내(출처: 국세청)

스마트폰 앱 나왔지만 2% 부족

2010년 당시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직장인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세청도 발빠르게 연말정산 앱을 출시했습니다.

스마트폰용 앱 이름은 '손안에 연말정산 2010'이었습니다. 연말정산 항목별 상세정보와 절세팁, 예상환급세액 계산, GPS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한 세무서 확인 기능도 담겼는데요. 출시 후 1년 동안 앱 다운로드 횟수가 68만건에 달했습니다. 

2010년 연말정산 스마트폰 앱 이용방법(출처: 국세청)

이듬해에도 연말정산 계산결과 저장 기능을 추가하고, 자동 업데이트 방식을 도입한 '연말정산 2011' 앱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2011년 연말정산 앱 화면(출처: 국세청)

하지만, 결정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연말정산의 핵심 기능인 간소화자료 다운로드와 소득공제 신고서 작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죠. 국세청 스마트폰 앱에 담긴 정보는 참고자료일 뿐, 연말정산 절차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주진 못했습니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는 PC에서만 가능했고, 스마트폰을 통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던 시기는 2019년부터였습니다. 매년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연말정산 기술이 속도를 늦춘 사이, 대다수의 직장인들을 들끓게 만든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연말정산 대란이었습니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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