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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가 '천하제일 횡령 대회'서 우승?…불명예 피하는 꿀팁

  • 2024.03.29(금) 08:39

강대준 회계사가 전하는 '자금관리·내부통제 방법'

강대준 회계사가 지난 27일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자금관리 및 내부통제 방안' 세미나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진: 더존비즈온 제공]

"대표님들! 이순신 장군이 되지 마세요"

기업의 자금관리와 내부통제와 이순신 장군이 무슨 연관이 있길래,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강대준 회계사(인사이트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27일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더존비즈온 주최 '상위 1% 리더들의 자금관리 및 내부통제 방안' 세미나에서 "기업 대표님들은 휴가를 가도, 직원들에게 미리 얘기하고 가는 경우가 드물다.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말했던 이순신 장군처럼, '내 휴가를 알리지 말라'고 말하고 떠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회계사는 "대표님들이 휴가를 미리 알리지 않는 이유는 본인이 없을 때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회사의 내부통제는 시스템으로 가능해야 한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춰 제대로 돌아가게끔 하고, 대표님들은 자신이 휴가라고 제대로 알려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통제가 제대로 된 회사일수록 기업의 가치도 올라간다"며 "회계 숫자를 세무회계용으로만 맞춰놓은 회사들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회사의 가치가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다. 기업 대표님의 머릿속에는 우리 회사의 가치가 얼마인지 알겠지만,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가치가 회계상 나타나지 않아 100억원에 팔 수 있는 회사를 50억원에 팔 수밖에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강 회계사는 지난 2022년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천하제일 횡령 대회'를 인용하며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천하제일 횡령 대회'는 만화 '드래곤볼'의 '천하제일 무술대회'를 패러디한 것으로, 지난 2022년 오스템임플란트 내부 직원이 무려 2215억원을 횡령해 논란이 되자, 이슈가 된 횡령 사건을 모아놓은 것으로 화제가 됐었다.

이 순위표에는 수백억원 규모의 횡령부터 SPC삼립의 경우 포켓몬 스티커 600장, 제주삼다수의 경우 생수 6128병 횡령까지 다양했다. 지난해에는 BNK경남은행의 직원이 3000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터지며 1위였던 오스템임플란트를 2순위로 밀어버렸다.

강 회계사는 "횡령을 포함한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3가지 요건이 있는데 첫 번째는 업무분장의 미흡과 상급자의 느슨한 검토 등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이고 두 번째는 도박이나 빚, 코인 투자 또는 실적압박 등의 동기, 세 번째는 자금 유용 후 돌려놓는 행위가 부정이 아니라는 자기합리화"라며 "H회사에서 회사자금 500억원을 19년 동안 횡령한 직원이 재판 과정에서 오히려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범행이 오랜 기간 이어졌다고 호소하는 '자기합리화 끝판왕'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리체계상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대체로 ▲업무분장·인증수단 미비(승인권자의 승인 없이 자금 임의 집행·직인 도용해 예금 횡령 가능) ▲검토 및 승인 통제 부적절(부적절한 거래처·계좌로 기업자금 유출/통제 미비로 동기 발생) ▲형식적 시재관리(나간 돈과 들어온 돈을 외부 증빙이 아닌 문서 일치 여부만 확인) ▲업무순환 미비(인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다수 발생) 등의 문제로 횡령 등의 일이 일어난다.

문제점을 파악한 후, 기업은 ▲자금-회계담당자 분리 ▲현금과 통장잔고는 불시점검 ▲휴면계좌 등 즉시 해지 ▲현금 출금 시 관리자 승인절차 마련 ▲통장·법인카드·인감·유가증권 등은 따로 보관 ▲주기적 업무순환 ▲외부감사 통해 회사 재무상태 점검 등을 해야 한다고 강 회계사는 조언했다.

강의하고 있는 강대준 회계사. [사진: 더존비즈온 제공]

강 회계사는 "경영자는 오류·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명에게 업무를 적절히 배분하고, 사전예고 없이 불시에 현금실사나 통장잔고도 확인해 봐야 한다. 담당자의 강제 휴가명령도 필요하다"며 "규모가 큰 해외기업 중 하나는 현금 10만원을 집행해도 로펌의 자문을 받고 집행한다. 현금지출 승인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타이트하게 통제하는 습관을 들여야 내부통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부감사를 통해 회사의 재무상태를 점검할 기회로 삼고, 외부감사인이 수행한 현금실사, 재고실사, 채권채무조회 등의 절차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외부감사인을 정기적으로 교체함으로써 회사의 새로운 문제점을 파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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