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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대명소노 서준혁 ‘세습’, 단 한 번으로 족했다

  • 2020.03.13(금) 10:00

<대명소노> ⑤
2001년 창업주 대명레저 상속 지분 ‘73%’
박춘희·서준혁 모자만 나눠가져…왕자 세습
22살 때 이미 36% 소유…승계 사실상 매듭

2019년, 대명소노그룹은 창립 40돌을 맞았다. 안주인 박춘희 회장의 나이도 이순(耳順)을 훨씬 넘어 고희(古稀)를 바라보고 있다. 이제 대물림만 마무리하면 소임은 다한다. 준비는 다 돼있다. 마지막 한 수 만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다.

사실상 서준혁 경영체제

‘후계자’ 서준혁 부회장은 28살 때인 2007년 경영에 발을 들여놓은 후 짧은 기간 빠른 속도로 경영승계 단계를 밟아나갔다. 지주회사 ㈜대명소노를 비롯해 소노호텔앤리조트, 대명건설, 대명코퍼레이션 등 핵심 계열사 이사진에 합류한 게 30대 초반인 2010~2011년의 일이다. 이외에도 현재 4개 계열사 이사회 멤버다.

대표 자리도 연쇄적으로 꿰찼다. 2011년 3월 대명코퍼(2018년 3월 퇴임해 등기임원직만 유지)에 이어 2014년 12월 ㈜대명소노 대표에 올랐다. 2018년에는 ‘부회장’ 타이틀도 얻었다.

2019년 10월 마침내 소노호텔앤리조트 대표까지 앉았다. 소노호텔앤리조트는 대명소노 본업인 리조트 분야의 주력 중의 주력사다. 2018년 매출 6200억원(별도․영업이익 159억원)으로 대명소노 전체 계열매출(1조2000억원)의 6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은 압도적이다.

대명소노의 경영이 이미 서 부회장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것은 이런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모친이 ‘회장’ 자리만 물려주면 2세 경영승계는 완전히 갈무리되는 것이다.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왼쪽). 후계자 서준혁 부회장.

22살 때 완성된 ‘왕자 세습’

대물림은 수레의 양바퀴처럼 경영승계와 지분승계가 함께 굴러가야 한다. 지분승계 또한 서 부회장이 하등 걱정할 게 못된다. 아주 넉넉하고 여유롭다. 서 부회장의 나이 22살 때 이미 완성됐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2001년 11월 서홍송 창업주 별세 당시 물려받은 유산이면 족했다.

이유는 이랬다. 참고로 앞서 [가업본색] <대명소노> ② ‘☞ 대명소노 서지영의 경영비법, ‘쉿!’…대명타워’ 편에서 언급한 대로, 막내딸 서지영씨가 모친과 오빠를 상대로 재산분쟁 해프닝을 벌였던 사안이다. 

창업주는 2000년 말 대명레저산업 최대주주로서 지분 72.8%를 소유했다. 창업주는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터라 특별한 유언이 없었다.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민법상 재산분배비율(배우자 1.5대 자녀 1)에 따라 창업주 재산은 부인 박 회장이 9분의 3세 자녀가 각각 9분의 2씩 분할했어야 했다.

달랐다. 박 회장은 당시 두 딸을 대리해 상속권 포기 절차를 밟았다. 이렇게 두 딸이 포기한 주식을 박 회장과 아들 서 부회장이 나눠가졌다. 박 회장은 지분 37.70%를 소유했다. 이어 36.39%로 단일 2대주주에 오른 이가 서 부회장이다. 

상속후 지주회사 전환

상속후 대명레저산업은 2005년 10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등 휴양콘도 부문을 완전자회사 ‘대명레저산업’(현 소노호텔앤리조트)으로 떼어 내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대명홀딩스’(2019년 10월 CI 교체에 따라 지금은 ㈜대명소노가 됐다)로 간판을 바꿔단 게 이 때다. 2009년 1월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공식 지정됐다.

2012년 10월에는 대명코퍼레이션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소노호텔앤리조트의 대명코퍼 투자주식(지분 30.65%) 부문을 ㈜대명소노가 분할합병한 데 따른 것이다. 2017년 3월에는 대명코퍼로부터 대명본웨딩도 넘겨받았다.

㈜대명소노는 현재 3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손자회사는 대명건설을 비롯해 10개사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주력인 리조트․건설 부분의 사업역량을 소노호텔앤리조트로 집중시키면서 현재 모두 소노호텔앤리조트 계열로 소속돼 있다.

즉, 22개(해외법인 6개 제외) 계열 중 14개사가 ㈜대명소노 하단에 위치한 계열로 소노호텔앤리조트, 대명건설, 대명코퍼 등 핵심 계열사들 또한 죄다 지주회사 울타리 안에 있다. 이외 8개사는 대부분 오너 일가 소유 계열사다.

빈틈없는 모자 지배제체

대명레저산업을 쪼개 지주회사 체제로 계열 재편이 진행되는 사이 박춘희·서준혁 모자는 상속주식을 온전히 보유한 채 지금껏 보유주식에 아무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명소노→소노호텔앤리조트․대명코퍼→대명건설로 연결되는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변함없이 오너 모자가 위치, 지배기반은 예나지금이나 흔들림이 없다는 뜻이다.  

2005년 소액주주의 무상증여 주식 소각(3만주), 2014년 10월 소노호텔앤리조트의 ㈜대명리조트 흡수합병에 따른 신주(2만2018주) 발행으로 지분율 변화가 소폭 변동이 있었을 뿐이다.

즉, 1대주주 박 회장(38.13%·26만6600주) 다음으로 서 부회장이 현재 36.81%(25만7400주)나 되는 지주회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모친 지분은 사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서 부회장이 핵심 계열을 장악하는 데는 현재 지분만으로도 충분하다. 

서준혁 실질지분 47%

㈜대명소노 잔여지분 25.06% 중 3.15%(2만2018주)는 기타주주 2명 소유다. 이외 21.91%(15만3200주)가 전부 자기주식이다. 옛 계열사 그린개발산업과 대명레저관광이 갖고 있던 것을 계열 재편 과정에서 2008년 11월 ㈜대명소노가 사들였다.

이는 자기주식을 제외하면, 서 부회장이 47.14%의 실질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정도 지주회사 지분이면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재 ㈜대명소노는 2019년 12월 기업공개(IPO) 주관회사 선정을 마무리 짓고 상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장 시기를 이르면 2020년이나 2021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명소노 상장 계획이 대명소노의 2세 승계 시기를 앞당길 소지도 있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상장공모 때 박 회장이 구주매출을 통해 자신의 지분을 내놓는 데 부담이 적고, 이는 서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을 담고 있다.

아울러 상장주식은 현금 유동화나 지분가치 평가, 상속 과정에서의 예측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비상장주식일 때보다 유리하다. 서 부회장이 상속․증여시 세금 이슈 해소를 위해 각양각색의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 

게다가 상속․증여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해 뒀다. 내부거래로 키워온 개인회사 지분을 계열에 넘겨 현금도 만들어뒀다. 또다른 개인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연계채권 또한 언젠가 돈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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