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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지역응원정기구독'으로 바꾸면 붐 일어날까?

  • 2024.03.27(수) 12:00

'지역 연간 구독상품'으로 기부하면 매주 답례품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지 1년 남짓 됐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지자체에서는 10만원을 기부하면 13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고향에 기부하라고 홍보하지만, 사람들은 정말 그게 가능한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일회성 기부, 답례품 경쟁으로 모금액 천차만별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향에 10만원을 기부하면 13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 기부하면 3만원 가량의 지역 특산품 또는 관광상품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고 연말에 10만원의 기부금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부금 10만원까지는 100% 세액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말정산 과정을 통해 결정세액이 10만원보다 낮거나 면세자라면 이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내야 할 세금 자체가 없는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는 것이죠. 이럴 경우 특산품 정도만 받게 되는데, 이 때문에 연말정산 환급 시기였던 지난달에는 고향사랑기부제에 속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죠.

인터넷에서는 "10만원을 주고 값비싼 갓김치를 샀다"거나 "비싼 사과를 샀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는 세액공제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생긴 일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고향의 발전을 위해 기부를 한 것인데 왜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 속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일까요?

여기에 주목한 이들이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지난해 10월 개최한 '2023년도 입법 및 정책 제안대회'에서 우수제안상을 받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문제점과 그 대안으로서의 지역응원정기구독제 도입 제안(이바다·서동규·김유진 전남대 재학생)'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이 드러납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난해 1월 시행할 때부터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공제와 3만원 가량의 답례품을 준다고 홍보해왔습니다. 소멸 위기인 지역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보다는 10만원의 돈으로 더 많은 경제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홍보하다 보니, 국민들도 해당 제도가 '기부'라기보다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행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 모금 실적에 따르면 650억2000만원으로 이 중 세액감면 규모는 500억원으로 추산됐고, 전체 기부 건수인 52만5000건 중 44만건(전체의 83%)의 건당 기부액이 10만원이었습니다. 지자체별 기부금 모금 편차도 커, 전남 담양군은 22억원 가량을 모금했지만 72개 지자체에서는 1억원의 모금도 하지 못했습니다.

연간 기부하며 '랜덤 특산품' 받는 재미

이에 지역응원정기구독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입니다.

지역응원정기구독제는 연간 단위로 지자체에 기부를 하고, 꾸준히 답례품을 받는 방식입니다. 현재는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에서 기부를 한 해당 지자체의 여러 특산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답례품으로 받는 형식이지만, 정기구독제의 경우 권역별로 묶어 해당 권역의 지자체가 매주 2만원 가량의 지역의 특산물이나 지역 기업의 생산품을 다르게 기획해 정기배송을 하는 것입니다.

구독자는 배송을 받기 전까지 답례품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받는 재미와 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렸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의 경우 1주차에는 고흥 유자차와 벌교꼬막, 2주차에는 광양 매실청, 진도 대파, 3주차에는 여수 갓김치, 4주차에는 함평 한우 불고기 등으로 상품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라이트(LIGHT) 플랜과 4인 가구 기준 상품인 베이직(BASIC) 플랜을 운영, 라이트 플랜은 격주로 정기배송을 해주며 분기별 18만원씩 연 72만원의 기부금을 내는 상품입니다. 베이직 플랜의 경우 월 10만원씩 연 120만원을 내고 주 1회 정기배송을 해줍니다.

10만원 이상의 기부금에 대해선 16.5%의 세액공제를 해주는데 만약 연 120만원의 기부를 했다면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28만1500원입니다. 월 2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받는다면 이 구독상품으로 52만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나머지 68만원에 대해선 순수하게 기부를 한 것입니다.

이에 더해 해당 지역의 관광바우처, 교통비 할인 등의 상품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제안서는 "구독제 가입 지역을 권역별로 묶는다면 지자체별 모금액의 편중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며 "구독제는 기존 제도보다 기부의 지속성, 장기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고, 자금의 안정적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구독제는 지역별 답례품 경쟁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고 기부 지역도 경북, 전남과 같이 포괄적이고 큰 권역으로 묶이기 때문에 지자체 간 경쟁 과열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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