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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가 정기 세무조사에서 빠진 이유는 '이것'?

  • 2024.03.14(목) 09:00

달라진 '법인세 순환조사' 기준 살펴보니

일정 금액 이상을 벌고 있는 기업이라면 5년을 주기로 소득에 대해 성실하게 신고·납부했는지 여부를 국세청으로부터 검증을 받고 있는데요. 국세청에서는 이를 '정기 순환 조사(또는 정기 세무조사, 이하 정기조사)'라고 부릅니다. 2019년에 정기조사를 받았던 기업은 올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겠죠. 

지난해 말 이러한 징세 행정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국세청이 '법인세 사무처리규정'을 손질하면서 정기조사 대상이 되는 기준금액(연간 법인 수입금액)을 2000억원 이상으로 올렸기 때문이죠. 종전까진 1500억원 이상이었습니다. 이 규정을 손 본건 5년 만으로, 경제성장과 기업 매출 확대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과거엔 대기업만 정기조사 대상

2009년만 하더라도 정기조사는 특정 기업만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수입금액 5000억원을 넘긴 법인사업자에 대해 4년을 주기로 조사가 이뤄졌죠.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8년 수입금액 5000억원 초과 법인은 487개로, 전체(39만8331개)의 고작 0.1%에 불과했습니다. 

법인사업자는 사업연도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법인세 신고·납부 의무를 마쳐야 합니다. 한국 법인의 다수가 12월 결산법인으로, 대부분 이듬해 3월에 법인세를 내고 있는데요. 이들 법인이 귀속되는 사업 전반에 내용을 살펴봐야 하는 만큼, 정기조사 대상 선정은 직직전 사업연도의 매출로 따지고 있다고 합니다. 세무조사 부담을 덜어주고자 2011년엔 정기조사 선정 주기를 5년으로 늘린 조치도 있었죠. 

납세자의 세무조사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2013년부턴 연간 수입금액 3000억원 이상 법인에 대해 5년 주기 조사를 적용했습니다. 2015년엔 정기조사 대상인 수입금액을 2000억원 이상, 2017년엔 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했고, 이후 경제 규모를 반영해서 2019년부턴 1500억원 이상 법인에 대해서도 정기조사를 받도록 설계했죠. 

700여곳 정기조사 대상서 제외된다?

표면적으로 수입금액 1500억~2000억원 미만인 법인은 올해 정기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수입금액 구간의 법인 수는 국세청에서도 통계 관리를 하지 않아 구체적인 숫자는 현재로선 알 수 없는데요. 다만 국세청 관계자는 "700여개(2022년 사업연도)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법인 가운데 2019년에 정기조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올해 선정 기준금액에 미달하면 조사 대상에 빠진다고 합니다. 

징세 행정의 강도를 높여 세금을 거두는 이른바 '노력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고는 하나, 선정 대상 기업 수가 줄어들면서 법인세수에 타격을 줄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2000억원의 매출을 넘기지 못한 기업이라면 세무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습니다. 수입금액 500억원 이상 법인 중 경제력 집중 우려가 있을 땐, 수입이 2000억원에 미달해도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부분을 '탈세 용인'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는 소리입니다. 법인세를 성실하게 신고했더라도 장기간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다면, '장기 미조사 법인'으로 분류돼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정기조사 대상 수입금액 기준) 사무처리 규정은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이라며 "당장 올해에 큰 변화가 있다고 하면 내년에 개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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