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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만 손해보는 세법, 빨리 바꾸자"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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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3-14 16:21

[특별인터뷰]이동기 세무사(세무사고시회장)
"인적용역은 장부기장 의무에서 제외해야"

수천명의 프리랜서들이 엮인 초대형 세무사기 사건의 배경에는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지 않고 수수방관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정부의 책임도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행 세법에서는 제품을 만들거나 유통시키는 일반사업자와 기술이나 전문지식과 같은 인적용역을 제공하는 프리랜서를 같은 기준에서 평가하고 세금을 매기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용으로 처리할 게 적은 프리랜서들이 비용을 부풀려 허위로 신고하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정부가 제도개선을 외면하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평가다.
 
이동기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는 14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프리랜서 등 인적용역을 제공하는 사업자는 세법을 따르고 싶어도 따를 수 없도록 돼 있다. 세법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 대표세무사는 국립세무대학교 출신으로 국세청 일선 세무서와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근무했고, 세제실에서는 조세법령 개혁TF팀에서 세법 새로쓰기에 참여했다. 그는 2009년부터 프리랜서들의 기장의무 폐지를 주장하는 등 이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이 대표세무사를 만나 세무사기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들어봤다.
 
▲ 이동기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사진 : 이상원 기자/lsw@
 
- 프리랜서 세무사기 사건 어떻게 보나
▲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다. 프리랜서들이 상대적으로 세무상 불이익을 보는 구조여서 필요경비를 과다계상하는 불법이 암암리에 행해진 것이 사실이다. 보통 다른 증빙으로 경비를 채워넣는 방법을 많이 썼지만 이번에는 아예 경비를 통째로 허위 처리하는 전례 없는 방식을 쓰면서 판이 커졌다. 제도를 고치지 않으면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납세자들이 세법을 따를 수 없도록 세법이 만들어져 있다.
 
- 어떤 부분이 잘못 돼 있나
▲ 인적용역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매출과 지출방식이 제조업이나 도소매사업자들과 다른데도 세금 내는 방식은 똑같이 해놨다. 연소득이 7500만원을 넘으면 무조건 장부를 작성해야 하고, 장부에 증빙할 만한 필요경비가 없으면 세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돼 있다. 번만큼 세금을 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인적용역이란 게 몸뚱이로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경비가 많지 않다.
 
음식점 등 일반 사업자들은 매출이 늘면 재료비도 더 들고 경비로 지출할 것도 늘어난다. 원가와 비용이 비슷하게 올라가는 구조다. 하지만 인적용역은 거의 비용이 고정되다시피 해서 소득이 갑자기 늘어나도 비용은 확 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허위로 비용을 만들고 그걸 처리해 줄 불법적인 일을 하는 세무사를 찾게 된다.
 
- 국세청의 책임은
▲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소득세나 법인세는 납세자가 신고하면 확정된다. 국세청이 일부러 조사하지 않으면 뒤집어질 일이 없다. 이번에도 유모 세무사의 소득세 문제를 조사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문제는 처음이 아니라는 거다.
 
예전에 연예인 탈세 사건도 이번 사건과 비슷하다. 연예인들은 유명세를 타면 갑자기 소득이 늘어나는데, 경비로 털어낼 것이 많지 않다. 국세청이 송혜교나 강호동 같은 연예인에 대해 세무조사를 해봤으면 뭐가 문제인지를 파악했을 것이고, 세법에 문제가 있으니 개정하자고 기획재정부에 건의를 했어야 했다. 국세청이 직접 세법을 바꿀 수는 없지만 개정 건의는 수시로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없었다는 점은 비난 받아야 한다.
 
송혜교 씨 이전에도 과거 최수종, 하희라, 김국진 등 전속계약금 세금문제 때문에 조사 받은 연예인들이 많다. 이승연 씨의 경우는 대법원까지 가서 졌다. 전속계약금은 기타소득으로 간주돼 비용을 80%까지 인정 받을 수 있는데 갑자기 소득이 늘어난 연예인들이 비용 털 곳이 없으니까 전속계약금을 이용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법을 바꾸려는 노력이 없었다.
 
- 연예인들은 비용처리할 게 많을 것 같은데
▲ 그렇지 않다. 유명하지 않았을 때 소득이 2억원이었다가 유명해지고 나서 CF도 찍고 출연도 늘어나서 소득이 50억으로 늘었다고 가정해 보자. 소득이 2억원일 때에는 매니저 용역비나 의상비 등으로 비용을 50%인 1억원까지 처리할 수 있었더라도 소득이 50억원이 되면 갑갑해 진다. 비용을 5억원까지 늘린다고 해도 나머지 45억원에 대해서는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세부담이 너무 크니까 줄이려고 허위로 경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 세법을 만드는 기재부는 왜 모른척하나
▲ 자기 일이 아니니 체감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기재부 세제실에 이 얘길 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 '그냥 법대로 하면 되지' '소득이 있으면 내면 되지' 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납세자들 간의 형평이 맞지 않거나 특정 납세자만 과도하게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를 방치하면 범죄자를 양성하는 꼴이 된다. 현재 상황을 심하게 말하면 누가 더 허위장부를 잘 만드는지 경쟁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이라도 개정 논의를 해서 법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내년에 세금 신고할 때 똑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 어떻게 고쳐야 하나
▲ 가장 쉬운 방법은 경비를 추계로 인정하는 비율을 차별 없이 통일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연매출 7500만원 이하이면 정부가 정한 경비인정비율로 추계해서 세금을 계산하도록 하는데, 7500만원만 넘어가면 무조건 이걸 할 수 없게 돼 있다. 
 
7500만원이 넘는 프리랜서도 장부(기장)를 안 쓴 경우에 추계할 수 있지만 이 때는 경비인정비율이 훨씬 낮아서 세 부담이 커지고, 장부작성 의무를 어긴 대가로 가산세까지 물린다. 부담이 확 커지니까 경비를 더 인정받기 위해서 거짓으로 장부를 만들게 된다. 
 
일단은 장부작성의 의무(기장의무)를 없애고 추계방식으로 통일한 뒤, 추계한 것보다 비용을 더 썼다면 입증해서 인정 받도록 하면 될 것 같다.
 
-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입을 걱정하지 않을까
▲ 추계방식으로 일괄적으로 세금을 매기면 국세청 모르게 음성적으로 허위증빙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허위증빙으로 새는 세금을 막을 수 있으니 세수는 되레 늘어나게 된다.
 
- 인적용역에만 특혜가 되는 건 아닌가
▲ 특혜가 아니다. 제조업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계를 감가상각해 준다. 하지만 학원강사는 강의 준비하고 하루종일 떠들어서 몸이 파김치가 되어도 감가상각되는 게 없다. 몸이 고정자산이니까 몸이 축나면 감가상각해 줘야 하지만 해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른 사업자에 비해 불리하다. 그런 고려 없이 물건 파는 것과 똑같이 취급하면 무형의 가치가 전혀 반영이 안된다. 
 
정부에서 진작에 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바꿔야 한다. 지금 터진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올해 세법을 개정해야 내년부터 정상적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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