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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쳤던 '기생충' 세금들의 면면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9-06-19 09:16

술·담배는 교육세, 부동산은 농특세 적용

세금을 낼 때 기생충처럼 따라붙는 세목(稅目)들이 있다. 평소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과세 통지서에 슬그머니 얼굴을 내민다. 이름에 교육이나 농어촌, 지방과 같은 단어가 붙어있기 때문에 쓰임새는 짐작해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세금에서 얼마나 붙고 있는지 제대로 살펴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부가세(Sur-tax)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국세청이 징수하는 국세 가운데 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는 대표적인 '기생(寄生)' 세금이다. 교육세는 학교시설과 교원의 처우 개선을 위한 재원으로 쓰이는데, 담배와 술, 사치성물품, 연료, 금융·보험업자의 수익 등에 부과된다.

담배와 사치성물품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액의 30%가 교육세로 매겨지며, 등유·중유·수송용부탄의 개별소비세액에는 15%의 교육세율이 적용된다. 휘발유와 경유 등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액에도 15%의 교육세가 추가된다.

술에도 교육세가 매겨지는데 주세율이 70% 이상이면 30%, 주세율이 70% 미만이면 15%를 적용한다. 주세율 72%를 적용하는 소주와 위스키·맥주에는 교육세로 30%를 더 걷고, 주세율이 낮은 탁주(5%)·약주·청주(30%) 등에는 15%의 교육세를 매기는 것이다. 금융·보험업자가 벌어들인 수익금액의 0.5%도 교육세 재원으로 활용된다.

농어촌특별세는 교육세보다 훨씬 과세 범위가 넓다. 소득세·법인세·관세·지방세 등의 조세특례 감면액에서 20% 내야 하며, 이자·배당소득 감면액에서도 10%를 농어촌특별세로 낸다. 국가에서 깎아주는 세금의 일부를 다시 걷어가는 셈이다.

사치성물품의 개별소비세액에도 10%가 농어촌특별세로 붙고, 골프장 입장료 세액에는 30%의 세율이 적용된다. 부동산 부자들이 내는 종합부동산세액의 20%도 농어촌특별세로 추가된다. 상장주식의 증권거래세액에는 0.15%가 붙고, 지방세인 취득세와 레저세에도 각각 10%와 20%의 농어촌특별세율을 적용한다.

농어촌특별세법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로 인해 국내 농어촌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특별히 만든 법이다. 원래 10년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하려고 했지만 두 차례 연장을 거쳐 30년으로 수명이 늘었다. 2024년 6월 말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각 지역의 교육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걷는 지방교육세도 다양한 세금에 붙어있다. 부동산을 살 때 납부하는 취득세와 부동산 보유세금인 재산세, 등록면허세와 레저세 등에 20%의 지방교육세가 붙는다.

담배소비세에는 무려 43.99%의 지방교육세가 부과되며, 자동차세에도 30%의 세율을 추가로 적용한다. 주민세 균등분 세액에도 지방교육세가 붙는데 지역 인구에 따라 다른 세율이 매겨진다. 인구 50만명 이상인 경우 25%의 지방교육세가 붙고, 인구 50만명 미만이면 10%만 부과한다.

2010년 소득할 주민세에서 이름을 바꾼 지방소득세는 국세인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10%를 지자체 재원으로 가져오는 세목이다. 직장인의 월급에 매겨지는 소득세액의 10%는 지방소득세로 편입된다. 연말정산할 때 소득세를 환급받으면 지방소득세도 함께 돌려받을 수 있다. 기업들이 납부하는 법인세 중에도 10%는 해당 지역의 지방소득세로 징수된다.

지방소득세와 함께 등장했던 지방소비세는 부가가치세액의 15%를 지자체로 흡수하는 방식이다. 지난해까지 부가가치세액의 11%를 적용했지만 세법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15%로 인상됐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 지자체의 재정을 확충한 것이다.

2010년 지방세 통폐합 당시 도시계획세에서 재산세로 편입된 도시지역분도 아직 명맥이 남아있다. 재산세 과세표준의 0.14%는 재산세액과 별도로 도시지역분 세금이 추가된다. 공시가격 5억원짜리 주택인 경우 재산세액은 57만원이지만, 과세표준(공시가격의 60%)인 3억원의 0.14%인 42만원을 도시지역분으로 더 내야 한다.

기존 주행세에서 자동차세로 통합된 주행분 역시 세금이 징수되고 있다. 자동차 이용자가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넣을 때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액의 26%를 자동차세 주행분으로 더 낸다.

현재 휘발유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리터당 492원을 교통에너지환경세로 내고, 자동차세 주행분으로 128원을 더 부담한다. 또한 경유는 리터당 349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와 91원의 자동차세 주행분을 내게 된다.

다만 정부의 한시적 유류세 인하 시한이 끝나는 2019년 9월1일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당 세율이 각각 529원과 375원으로 인상되며, 자동차세 주행분도 각각 137.5원과 97.5원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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