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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는 얼마나 벌까요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8-10-10 08:16

[커버스토리]세무사 살림살이 분석
개인사무소 평균 매출 2억7719만원, 4년째 제자리 걸음
기장료 5만원 덤핑 경쟁...신규 시장, 새 아이템으로 승부

세무사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납세자와 국세청 사이에서 세금 문제를 도와주는 세무사는 변호사·공인회계사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전문직으로 꼽히죠. 두 차례의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면 평생동안 세금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바뀌는 세법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는데요. 택스워치가 창간 2주년을 맞아 세무사들의 살림살이와 애환을 들여다 봤습니다. [편집자]
 
 
전국에서 활동하는 세무사는 총 1만2997명(9월말 기준)입니다.
 
세무사는 해마다 500여명씩 늘고 있는데요. 세무사 자격시험을 통해 1년에 630명씩 배출되고 국세청에 다니다가 퇴직한 세무사들도 적지 않습니다. 반면 폐업이나 사망으로 줄어드는 세무사 수는 연간 100여명 수준입니다.
 
세무사는 주로 개인 사무소를 운영하거나 법인에 들어가 근무하는데요. 최근에는 개인 사무소를 여는 것보다 법인에서 활동하는 세무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고 나서 바로 세무법인에 취업하거나 세무사들끼리 모여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세무법인 수는 612개(9월말 기준)로 4년 전보다 205개(50%) 증가했습니다. 세무법인 소속 세무사도 2014년 2811명에서 올해 4193명으로 49% 급증했는데요. 전체 세무사 가운데 세무법인에서 근무하는 세무사 비중은 32%에 달합니다. 세무사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세무법인에서 근무하는 셈이죠.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개인 영업에 한계를 느낀 세무사들이 법인을 선택하면서 세무법인 수가 늘어나고 규모도 점점 커지는 추세"라며 "세무법인의 대형화는 최근 수년 사이에 두드러졌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세무사들의 수입을 얼마나 될까요. 국세청이 국세통계연보에 공개하는 '전문직 부가가치세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세무사들의 매출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개인 세무사들의 총 매출액은 2조2022억원으로 변호사들(1조9838억원)보다 더 많습니다. 지난해 개업 세무사 1만1750명 가운데 법인 소속을 제외한 개인 세무사 7945명의 1인당 평균 매출액은 2억7719만원입니다. 
 
연도별로 보면 개인 세무사 1인당 매출액은 2014년 이후 꾸준히 2억7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인 세무사들의 살림살이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죠. 
 
세무법인(지점 포함)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조186억원이며 소속 세무사 수(3805명)로 나눈 1인당 매출액은 5억3051만원입니다. 개인 세무사의 2배 수준입니다.
 
법인 소속 세무사의 1인당 매출액은 2015년 5억5956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듬해부터 다소 주춤한 모습입니다. 지난해 전국 세무법인의 평균 매출액은 36억7015만원으로 전년보다 1252만원 늘었지만 2015년에 비해서는 2억6427만원 감소했습니다. 
 
 
개인 세무사의 평균 매출액(2억7719만원)에서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을 제하면 개인 소득이 될텐데요.
 
세무사들이 들려준 살림살이를 종합해 보면 개인 소득은 매출액의 25~40% 선이라고 합니다. 매출액에서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를 제외한 순이익률이 30%라고 가정하면 세무사의 실수입은 연간 8316만원 수준인 셈이죠. 
 
국세청에 연말정산을 신고한 직장인의 평균 연봉이 3383만원(2016년 귀속소득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2배가 훨씬 넘는데요. 전체 직장인의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액연봉자의 평균 급여(8347만원)와 비슷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세무사들의 고정지출 내역을 따져보면 가장 큰 부분이 인건비입니다. 사무소에 직원 4명을 둔다면 월 800만원의 인건비가 필요하고 연차가 높은 직원이나 사무장까지 근무하면 10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합니다. 연간 인건비만 거의 1억원이 필요한 셈이죠. 
 
임대료도 만만치 않은데요. 서울에서 4~5명 정도 인원이 들어갈 사무실 임대료는 월 200만~300만원(관리비 포함) 수준입니다. 여기에 세무회계 프로그램과 복합기 유지비용, 전화·인터넷 등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월 100만원의 고정비용이 추가로 소요됩니다. 
 
 
세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업계 평균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게 현실입니다. 세무사들 사이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인데요. 기장료 할인은 기본이고 '3개월 무료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세무사는 "거래처 요청에 따라 기장료를 깎아주는 일이 다반사"라며 "최근들어서는 월 5만원만 받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무소에서 더 싼 가격을 제시해서 고객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경북 지역의 한 세무사는 "지인이 운영하는 치과의 기장 업무를 맡으려다가 기존 세무사가 기장료를 깎는 바람에 계약이 무산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신출내기 세무사들은 거래처 하나 새로 뚫기도 어려운데요. 이미 다른 세무사에게 기장을 맡기고 있는 고객과 계약을 맺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마포의 개업 2년차 세무사는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를 돌리는 빌딩 타기까지 하고 있다"며 "실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100건 중 1건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 경기지역 모 세무사가 사업자에게 보낸 기장료 할인 안내엽서
 
과도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세무사 스스로 개척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요. 이미 포화상태인 서울에서 벗어나 신도시에서 활로를 찾는 세무사도 많습니다. 
 
김포의 한 세무사는 "조성 초기인 신도시 상권은 경쟁이 덜해 성과가 괜찮은 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개업한 한 세무사는 "스마트폰 증빙과 같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양도·상속·증여 등 재산 과세 업무에 뛰어드는 세무사도 늘고 있습니다. 관련 세법이 워낙 복잡하고 사후관리가 어려워서 세무사들 사이에서도 기피 대상이었는데요. 소규모 거래처를 상대로 한 기장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인기가 높습니다. 
 
강남의 한 세무사는 "기장을 아예 안하고 재산관련 세금만 담당하는 세무사들도 많다"며 "직원 인건비가 필요없고 용역 수수료도 세무사가 모두 가져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무사회 관계자도 "양도소득세나 상속·증여세, 세무조사 대응 등 특화된 강점을 지닌 세무사들끼리 법인을 창업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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