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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세금]애인에게 선물로 준 분양권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8-01-25 07:56

부동산 컨설턴트, 내연녀와 채무·매매계약 체결
국세청, '비정상적 계약' 결론..증여세 추징

"자기야. 우리 사랑의 징표로 아파트 분양권 하나 사줄게."
 
"고마워요. 분양권 팔면 이익의 절반은 꼭 떼어드릴게요."
 
부동산 컨설턴트이자 작가인 유모씨는 2000년대 복부인들 사이에 인기스타였습니다. 유씨가 추천해 주는 분양권이나 주택의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그를 믿고 투자한 복부인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줬기 때문입니다. 
 
그는 직접 부동산 컨설팅 회사까지 설립해 직원을 채용하고 사업도 확장해 갔습니다. 자신은 주로 재택 근무를 하면서 회사 일도 챙기고 책도 써왔습니다.
 
유씨는 결혼을 했지만 외부 사람들에게는 총각 행세를 했는데요. 그러던 중 회사 직원으로 채용한 김모씨에게 호감을 갖게 됐습니다. 유씨는 김씨에게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관계가 됐습니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연애를 시작하자 유씨는 통큰 남자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의 통장 비밀번호를 김씨에게 알려줬고, 그녀의 언니 계좌로 1억원을 이체하기도 했죠. 한발 더 나아가 서울의 아파트 분양권을 사주고, 자신이 보유한 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도 그녀에게 넘겼습니다. 
 
유씨는 나중에 김씨가 증여세를 추징 당할까봐 분양대금을 김씨에게 건넨 후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서에는 별도의 이자나 원금지급 조건을 달지 않고 '단기처분이익이 발생할 경우 50%를 수령하겠다'는 내용만 넣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는 김씨가 넘겨 받으면서 매매계약서를 썼는데,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잔금은 분할 지급하겠다는 특약을 덧붙였습니다. 김씨 소유로 변경된 아파트는 유씨가 전세로 빌려 사무실 용도로 사용했는데요. 직원이었던 김씨가 사무실의 주인이 되고 사장인 유씨는 세입자가 된 셈이죠. 
 
두 사람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깊어졌는데요. 김씨는 2010년과 2013년 유씨와의 사이에서 두 명의 자식을 낳았습니다. 비록 결혼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유씨는 자녀들을 자신의 호적에 올렸고, 김씨의 부모에게도 꾸준히 용돈을 보내면서 사위 역할까지 도맡았습니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지내던 중 국세청으로부터 과세 통지를 받게 됩니다. 국세청은 유씨가 분양권을 사준 지 10년만인 2016년 4월, 김씨에게 증여세를 추징했는데요. 김씨가 분양권 매수대금을 유씨로부터 증여 받았고, 수도권 아파트도 매매가 아니라 증여라고 본 겁니다.
 
국세청은 "분양대금의 금전소비대차계약 내용은 정상적인 채무계약으로 볼 수 없고 10년간 유씨가 이자를 받은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수도권 아파트도 김씨의 자금 능력이 없는 시점에 매매계약을 했기 때문에 증여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국세청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납세자 권리구제 기관인 조세심판원을 찾아갔습니다. 유씨가 사무실로 쓴 아파트의 전세보증금 4억원은 김씨가 증여 받은 게 아니므로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심판원은 국세청의 과세에 대체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심판원은 "매매계약서에 전세내역이 명시되지 않았고, 김씨가 분할 지급했다는 잔금 1억8400만원도 거래대금이 아니라 사실혼 관계의 통상적인 자금거래로 보인다"며 "김씨의 직업·연령·소득 및 재산 상태를 볼 때 자력으로 아파트를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세보증금에 대한 증여세 부과에 대해서는 일부 '재조사'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씨는 전세보증금 중 일부를 유씨가 분양 받은 다른 아파트의 중도금과 잔금 명목으로 돌려줬다고 주장했는데요. 심판원은 김씨가 전세보증금을 유씨의 계좌로 돌려준 사실이 있는지 국세청이 다시 확인해서 세액을 계산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재산 취득자금의 증여 추정
직업·연령·소득 및 재산 상태로 보아 재산을 자력으로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 재산을 증여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 일정한 직업이나 소득이 없는 사람이 해당 재산 취득에 대해 납득할만한 자금출처를 입증하지 못하고, 직계존속 등이 증여할만한 재력이 있으면 그 취득자금을 증여 받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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