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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없을 수 있다
이상원 기자 l

입력시간 | 2017-12-04 18:22

김해마중 변호사의 '쉽게 보는 法'
[김앤장 법률사무소 조세팀]

소득세와 법인세는 개인이나 법인이 얻은 ‘소득’에 과세하는 세금이다. 흔히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고 하는데 달리 말하면 소득이 없다면 세금도 없게 된다(물론 세금은 소득 외에 소비나 재산의 취득 등에도 부과된다). 

소득세와 법인세의 과세대상에 차이는 있다. 법인세법은 기본적으로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모든 소득에 대해 과세되는 반면, 개인에게 부과되는 소득세는 이자소득, 배당소득, 근로소득 등 소득세법에 열거된 소득만이 과세대상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달러를 샀다가 팔아서 얻은 환차익은 과세대상이 아니고, 비트코인 양도차익도 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해석되고 있다. 세법에 열거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개인이 얻은 소득이 소득세법상 열거된 소득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과거 은행들이 판매했던 엔화정기예금과 엔화선도예금의 결합상품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원화를 들고 가서 엔화로 100엔 당 1000원에 환전해 엔화정기예금에 가입하면서 동시에 6개월 뒤에 그 엔화를 100엔당 1050원에 엔화를 은행에 파는 선도거래(forward contract)를 체결하는 것인데 고객의 입장에서는 50원의 확정적인 수익을 얻게 되므로 6개월 후에 5%의 이자를 받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서는 6개월 후에 고객으로부터 산 엔화를 다시 국제금융시장에 파는 반대거래를 해서 위험을 헤지했으므로 단순히 원화 정기예금과는 다른 거래였다. 결국 위 100엔당 50원이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으로 열거된 이자인지 열거되지 않은 외화차익인지가 문제가 됐고 법원은 거래형식 그대로 엔화매매차익이기 때문에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았다. 

최근에는 은행을 통해 금을 매입할 수 있는 골드뱅킹 상품에서 얻은 수익을 과세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됐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은행에 원화를 입금하면 은행은 국제 금 시세 및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한 거래가격으로 환산해 금을 그램 단위로 기재한 통장을 고객에게 교부하고, 고객이 투자상품을 해지하면 출금일 거래가격으로 현금을 받거나 통장에 기재된 그램 수만큼 실물 금을 인도받는 상품이다. 법원은 골드뱅킹 소득 역시 고객이 금을 직접 사서 양도한 것과 마찬가지로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일단 소득을 얻었지만 나중에 그 소득을 잃게 된 경우에도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 

우선 어떤 종류의 소득을 얻은 후 이를 다른 곳에 투자하여 손실을 얻었다면 나중의 손실은 별개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이 부동산 양도차익을 얻었는데 직후에 그 차익으로 주식을 사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반면, 거래당사자들이 부동산 양도계약을 해제해 그 부동산 계약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된다면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면 2016년에 부동산 양도차익을 얻었는데 2017년에 계약이 무효로 됐다면 어떨까. 일단 2016년 양도 당시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할 의무는 성립 확정됐지만, 나중에 사후적으로 발생한 사유로 세무서에 반환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다른 예로 소득세법은 뇌물로 얻은 소득도 과세하고 있는데, 만약 그 수익이 형사판결에 따라 몰수된다면 납세자는 세무서에 세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소득세법은 법에 열거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있어 실무상 과세대상인지 문제되는 경우가 많고, 과세 대상이라도 나중에 소득이 실현되지 않게 되면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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