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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세금]외국서 현지인과 결혼한 남편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7-09-26 08:10

부산에 가족 두고 니카라과 현지인과 결혼
세법상 비거주자 해석, 소득세 과세 취소 결정

"여보, 나 대장암 말기래요. 죽기 전에 얼굴이나 한번 보여줄래요."
 
"당장 한국으로 돌아갈테니 살아만 있어주오."
 
중남미 니카라과에서 한국계 섬유회사에 다니던 김모씨는 2014년 9월 아내로부터 한 통의 국제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내는 국내 병원에서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상태였는데요. 
 
김씨는 결혼 생활의 대부분을 니카라과에서 보낸 터라 아내와 자녀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죠. 부산에 30평대 아파트를 마련하고 생활비도 꼬박꼬박 보냈지만 그의 빈자리는 항상 커보였습니다. 
 
그는 니카라과 회사와의 근로계약기간이 남았지만 아내를 돌보기 위해 퇴사하고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의 정성스런 간병에도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1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내가 사망한 후 팔순 노모까지 건강이 악화하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했는데요. 그는 어머니의 임종까지 지키기로 마음먹고 국내에 남아 간병에 전념했습니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그런데 국세청은 지난해 그가 다니던 니카라과 현지법인의 국내 본사를 세무조사하다가 회사가 직원들의 소득세를 따로 떼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즉 현지법인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김씨의 월급에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겁니다.
 
세금을 추징 당하게 된 김씨는 니카라과에서의 사생활을 털어놨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아내 최모씨를 국내에 남겨두고 중남미로 떠난 김씨는 30년 넘게 과테말라와 니카라과 등지의 섬유회사에서 일해왔는데요. 
 
사실 그는 2009년 4월 니카라과 여성과 결혼했고 2010년 1월에는 아들까지 낳았습니다. 이듬해에는 니카라과 정부로부터 영주권을 받았고 건물과 토지, 자동차도 구입했죠.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장례를 치른 후 니카라과로 돌아가 현지 가족과 생활할 계획이라고 국세청에 설명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니카라과 현지법인에서 근무하고 생활했기 때문에 국내 거주자가 아니고, 소득세를 국내에 낼 필요도 없다는 얘기였죠. 
 
하지만 국세청은 국내 배우자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니카라과 현지인과의 결혼은 민법상 효력이 없는 '중혼'에 해당하므로 세법에서도 비거주자 요건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김씨가 2014년 말 입국해 장기간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점을 봐도 국내 거주자가 맞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김씨는 국세청을 상대로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조세심판원은 과세 처분에 잘못이 있다며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30년 넘게 중남미에서 근무한 그의 생활 기반을 보면 실제 거주지는 국내가 아니라 니카라과로 보는 게 맞다는 해석입니다. 
 
심판원은 "니카라과에서 직업과 가족이 있는 상태에서 간병을 위해 일시적으로 국내에 체류했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며 "노모 사망 후에는 현지로 돌아갈 것이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거주자로 본 과세 처분은 잘못"이라고 밝혔습니다. 
 
*거주자 판정요건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은 거주자로 규정한다. 국내에 주소를 둔 개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과 국내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정한다. 거주자는 국내 세법에서 규정하는 모든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하며, 비거주자는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세금만 납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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