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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농락한 롯데케미칼 허수영의 세무사기 2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7-09-14 11:30

[인사이드 스토리]
롯데케미칼은 세금 247억원을 어떻게 돌려받았나
가짜 기계장치 손실 처리로 법인세 부정 환급

☞1편에서 계속
 
국세청이 롯데케미칼을 상대로 247억원의 세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측은 롯데케미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입장인데요. 롯데케미칼이 회계장부를 조작해 세금을 부정 환급 받았다는 겁니다. 
 
롯데케미칼은 어떻게 국세청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을까요. 조세심판원과 법원, 대형 로펌까지도 막지 못한 롯데케미칼의 사기 행각을 들여다봤습니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3. 가짜 기계장치로 '소송 사기'
 
법정소송까지 10년에 걸친 롯데케미칼의 세금 환급 사건은 지난해 6월 검찰이 롯데그룹 경영진의 비리를 수사하면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당시 검찰은 롯데케미칼의 전·현직 임원진이 가짜 기계장치를 회계장부에 적어넣으면서 세금을 부당하게 환급 받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는데요.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실제 공장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기계를 손실 처리하면서 법인세 247억원을 환급 받았다는 겁니다. 즉 롯데케미칼이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 사기'를 벌였고 법원도 감쪽같이 속아넘어갔다는 얘기죠. 
 
세금 환급 소송을 도와준 김앤장과 율촌 소속 변호사들도 기계장치의 손실 처리가 허위로 조작됐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일반적인 기업의 탈세는 매출이나 매입 등 영업 파트에서 조작이 이뤄지는데 자산을 이용한 롯데케미칼의 분식회계는 상당히 고차원적인 수법"이라며 "변호사들은 직접 실사를 하지 않고 환급의 쟁점만 대리했기 때문에 조작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 슬쩍 뇌물 받은 세무사
 
검찰은 롯데케미칼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세무사의 뇌물수수 혐의도 공개했는데요. 2010년 부산지방국세청이 롯데케미칼을 세무조사할 때 국세청 출신 김모 세무사가 롯데케미칼 임원으로부터 뒷돈 25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세무사가 받은 뒷돈은 롯데케미칼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한 로비자금이었습니다. 세무대학 출신으로 국세청 내부 인맥이 넓은 김 세무사는 뇌물을 받을 당시 롯데케미칼의 세금환급 소송을 대리하던 율촌 소속이어서 롯데케미칼 임원진도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죠. 
 
하지만 롯데케미칼과 김 세무사의 은밀한 뒷거래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는 지난해 검찰 수사에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하다가 결국 혐의를 인정했는데요.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벌금 2000만원과 추징금 25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로비의 대상이었던 국세청 측은 김 세무사로부터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그가 롯데케미칼의 뇌물만 가로채고 실제로 국세청 고위직에게 전달하진 못했다는 얘기죠. 국세청 관계자는 "김 세무사의 명백한 개인 범죄로 뇌물수수나 로비 정황은 전혀 확인된 바 없다"며 "롯데케미칼에 대한 세무조사도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5. 세금은 국고에 귀속될까
 
롯데케미칼이 부당하게 돌려받은 세금 247억원은 어떻게 될까요. 정부는 일단 롯데케미칼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잘못 돌려준 세금을 되찾으려 합니다. 롯데케미칼이 당장이라도 세금을 돌려주겠다고 하면 국고로 귀속되겠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 11월에도 국세청을 상대로 법인세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또 냈는데요. 1년 넘게 변론을 진행하다가 지난 6월 소송을 자진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5월에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실적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세액의 일부를 돌려받기도 했습니다. 
 
세금 부정환급 사기를 저지른 임원진에 대해서는 현재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검찰은 지난 1월 기준 전 사장에 대해 징역 7년과 벌금 414억원을 구형했습니다. 허수영 사장(롯데그룹 화학BU장)에 대한 재판은 12차 공판까지 진행된 상황입니다. 법원이 롯데케미칼의 부정환급 사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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