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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면 한 보루만!"..면세점 담배의 딜레마
이상원 기자 l

입력시간 | 2015-12-15 08:40

형평성 문제, 판매중단 고민..그냥 둬도 문제
제주 지정면세점의 매출보전 요구에 정부는 '난색'

정부가 뒤늦게 딜레마에 빠졌다. 제주 지정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 중단을 검토하면서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과세형평을 해치고 사재기 폐해까지 유발된 점을 감안하면 판매 중단을 고려할 만 하다. 하지만 판매를 중단하게 되면 면세점 사업자의 불만이 적지 않은데다 그나마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창구조차 없애려한다는 일부 국민불만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담배가격 인상 때부터 면세점 판매분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없었던 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담배값을 올린지 1년이나 지난 이제야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편의점 담배는 4500원, 면세점 담배는 1800원

 

올해부터 담배값에 붙는 세금 등 부과금이 2000원 올랐다. 지난해까지 2500원에 판매되던 담배는 4500원에 팔리고 있다. 그런데 면세점에서는 같은 브랜드의 담배가 1800원~1900원에 판매된다. 담배소비세 1007원, 개별소비세 594원, 지방교육세 443원, 부가가치세 433원 등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면세점을 이용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간의 과세 형평성은 심각하게 훼손된 상황이다. 세금과 부담금은 담배값이 2500원일때 1550원이었지만 담배값이 4500원일 때에는 3318원으로 배 이상 커졌다.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는 소비자와 일반 가게에서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간의 세부담 격차가 그만큼 더 벌어진 것이다.

 

 

# "제주에 가면 담배 한보루 사다 줘"

 

덕분에 담배 사재기도 극성스럽다는 표현이 어울릴 수준까지 왔다. 면세점에서 담배구매는 1인당 1보루(10갑) 밖에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흡연자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른바 '담배셔틀'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국인이 출국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제주 지정면세점에서는 담배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의 줄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제주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제주 지정면세점에서의 올해 1~10월 담배 매출은 618억원으로 담배값이 오르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로 뛰었다. 제주 공항면세점의 경우 늘어선 담배구매 고객을 위해 별도의 추가 매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 왜 제주만 문제될까

 

담배를 세금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제주 지정면세점 뿐만 아니다. 인천공항 등 출국장 면세점과 시내면세점에서도 면세담배를 1인당 1보루씩 구매할 수 있다. 과세형평성의 문제는 제주에서 구매하든 인천공항에서 구매하든 동일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정부는 제주 지정면세점에서만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왜일까.

 

지정면세점과 일반 면세점은 설치근거가 다르다. 출국장과 시내에 있는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설치됐고, 제주 지정면세점은 제주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만들어졌다. 관련기사 : [면세점 상식]⑤ 제주에선 '내국인도 외국인 대우'

 

일반 면세점은 세계관세기구의 합의와 관세법에 그 설치 근거가 있지만, 제주 지정면세점은 조세특례제한법에 조세특례를 줄 수 있도록 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여행객에 대한 면세점 특례규정'으로 면세항목을 일일이 나열해서 정리하고 있다.

 

해외여행객에 대한 일정량의 술과 담배에 대한 면세판매는 세계관세기구가 국제적으로 통일한 항목이다. 따라서 일반 면세점에 대해서는 개별 품목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어렵지만 제주 지정면세점에 대해서는 개별 품목 규제가 가능하다. 어떤 품목을 면세품목으로 할지 면세품목에서 제외할 지를 정부가 보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 때 늦은 고민..그러나 결정된 것도 없다

 

그러나 제주 지정면세점에 대한 담배판매 중단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제주 지정면세점측은 담배를 포기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매출을 보완할 수 있도록 판매 면세품목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담배값 인상덕에 담배 매출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이제와서 중단해버리면 타격이 크다는 입장이다.

 

담배업체 관계자는 “면세점 담배값 문제는 담배값 인상 이전부터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부분인데, 정부가 세수확보를 위해 너무 대책없이 가격을 인상한 것 같다”며 “이제 와서 제주도에서만 담배판매를 중단하면 소비자들은 또 다른 증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령개정의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정면세점의 담배판매와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당초 설립 취지에 비춰 볼 때 제주 지정면세점은 면세점 중에서도 내국인을 위한 예외적인 혜택인 만큼 (판매중단의) 가능성을 놓고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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