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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 조사4국 세무조사의 숨은 뜻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5-06-24 10:57

이마트·다음카카오·LH 등 심층 세무조사 릴레이
정치적 조사 의혹..뇌물수수 불명예 떨칠 기회

요즘 부쩍 세무조사 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이른바 '국세청의 중수부'라고 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활동이 눈에 띄는데요.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특별한 탈세 혐의점을 포착하고 기업을 압수수색하는 '심층 세무조사'라서 더 이목이 집중됩니다.

 

한 마디로 기업이 무언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심층 세무조사가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동안 조사4국이 놀고 있다가 갑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걸까요. 아니면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는 것인지,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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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누가 걸렸나

 

일단 조사4국의 심층세무조사를 받은 기업들부터 살펴보죠.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조사4국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20여곳입니다.

 

2013년에는 동아제약에서부터 인천공항공사, KT&G, 동원산업, 사조산업, 동서, 한화생명, 효성, 대상, 롯데쇼핑, 포스코, CJ E&M까지 무더기로 세무조사를 받았습니다. 세금 추징액은 수백억원에서부터 수천억원(효성 4016억원, 포스코 3700억원)까지 만만치 않은 규모였죠.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세월호의 원흉으로 지적된 청해진해운, LG화학과 LG하우시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농심 등 굵직한 기업들이 포함됐습니다. 올해도 두산인프라코어와 교보증권, 이마트에 이어 이달에는 다음카카오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까지 조사4국의 손을 거쳐갔습니다.

 

#2. 조사4국의 특별한 임무

 

그렇다면 조사4국은 어떤 곳일까요. 국세청과 그 소속기관의 직제 시행규칙에 따르면 조사4국은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에 각각 설치돼 있습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는 조사관리과와 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 등 4개 과로 구성돼 있고, 고위공무원 '나'급인 조사4국장이 지휘합니다. 중부국세청은 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 등 3개 과입니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내국세 범칙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분, 탈세제보의 처리가 일반적인데, 국세청장이나 지방국세청장이 특별히 지시하는 조사도 주요 업무입니다. 정해진 시스템에 의한 조사가 아니라, 윗선에서 마음만 먹으면 임의로 조사할 권한이 충분하다는 겁니다.

 

▲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제표(출처=국세청)

 

#3. 정치적 세무조사 의혹

 

매번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국세청 조사4국이 벌이는 세무조사에는 정치적 목적이 숨어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원했던 태광실업을 심층 세무조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 CJ와 롯데, 효성을 비롯해 포스코, KT&G까지 표적 세무조사를 벌인다는 풍문이 국정감사에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이었던 임환수 현 국세청장은 "조세 목적 이외의 세무조사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럼에도 세무조사를 둘러싼 의혹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최근 심층 세무조사가 시작된 다음카카오는 평소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다뤄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뒷말이 무성합니다. 과거 광우병과 세월호에 이어 이번엔 메르스 발병까지 세무조사 시기도 절묘하게 겹치면서 의혹이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관련기사☞ 다음카카오 세무조사가 '특별'한 이유들

 

#4. 국세청은 억울하다?

 

세무조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세청은 뭐라고 할까요.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답변도 할 수 없습니다. 국세기본법(제81조의13)의 비밀유지 조항에는 "세무공무원이 납세자의 자료를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제공하면 아니 된다"고 나와있습니다. 기업들이 아무리 세무조사를 받는다고 해도 국세청은 '묵묵부답'인 이유입니다.

 

게다가 심층 세무조사는 해당 기업의 주가나 크레딧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국세청 입장에서도 더욱 조심스럽게 다뤄줍니다. 오히려 기업에서 세무조사 정보가 흘러나오면 국세청이 해당 기업에 주의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세무조사가 사회적 관심을 받게 되면 조사공무원이나 기업 모두에게 좋을 게 없기 때문이죠.

 

서울청 조사4국도 그동안 노출되지 않았을 뿐, 꾸준히 활동해왔다고 합니다. 갑자기 세무조사를 많이 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조사공무원 입장에선 단지 탈루 혐의가 있거나,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 세무조사에 나서는 것이 주된 임무입니다. 세금 문제가 잘못됐는지 여부만 가려낼 뿐, 굳이 정치적인 목적 같은 걸 따질 겨를이 없다는 얘깁니다.

 

#5. 세무조사는 '양날의 칼'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세금을 걷기 위해 매우 중요한 수단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크게 다치기도 합니다. 기업들은 세무조사로 인한 거액의 세금 추징을 피하기 위해 국세청 고위직과 접촉하는데, 이 과정에서 뇌물이 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대 20명의 국세청장 중에 세무조사 무마에 의한 뇌물수수로 불명예 퇴진한 청장은 8명에 달합니다. 지방국세청장을 비롯한 고위공무원까지 합치면 뇌물수수 인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아무리 골프 금지령을 내리고 청렴 서약을 해도 뇌물 사건은 끊이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임환수 국세청장과 김연근 서울국세청장은 모두 조사4국장 출신입니다. 누구보다도 심층 세무조사를 잘 알고 있고, 뇌물로 인한 폐해도 여러 차례 경험했겠죠. 혹시 모를 기업의 뇌물 유혹도 노련하게 떨쳐줄 적임자들입니다.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들도 잘못된 부분에는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검은 돈으로 조세행정을 흔들지 않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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