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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치료비' 세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

  • 2022.11.24(목) 17:00

[프리미엄 택스리포트]택스형

'펫펨족' 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Pet(애완동물)과 Family(가족)가 조합된 단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수가 증가하면서 만들어진 신조어 입니다. 정부의 공식 집계상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로 나타났습니다. 

반려동물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발을 들이면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을 의미하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도 급속하게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2015년 조사 당시 1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3조4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오는 2027년 6조원 규모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이미 민간에서는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보폭을 맞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펫펨족에게 반려동물은 '동등한 가족의 구성원'인 만큼 기업들은 반려동물 케어에 필요한 물품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0년 첫 출시 이후 성장세를 타지 못했던 '펫보험' 시장도 윤석열 정부의 지원 움직임(맞춤형 펫보험 활성화)이 두드러지면서 본격적인 성장경쟁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국가 정책적 측면에서의 지원체제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른바 '반려동물 의료비 세금혜택'이죠.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한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가구의 반려동물 1마리당 월평균 양육비용은 12.35만원이었으며 이 중 의료비는 4.25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지출 비용의 34%가 의료비인 셈이니 부담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국회 차원에서 반려인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목적의 입법안이 제출됐고,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 테이블에 올라올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입법안은 총 2건인데, 올해 1월 중순 발의된 배준영 의원(국민의 힘) 대표발의안과 최근 국회 제출된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 대표발의안이며 모두 신용카드 및 현금영수증 등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 대상 항목에 '반려동물 의료비 사용분'을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배 의원 안의 경우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반려동물 의료비 사용액에 대해 공제율 30%만 추가해주자는 내용이지만 김 의원 안은 한 발 더 나아간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기본 소득공제 한도(소득 구간에 따라 최소 200만원~최대 300만원)에 전통시장, 대중교통 사용분은 100만원을 추가해 공제해 주고 있는데, 반려동물 의료비 사용분을 이 추가 공제 항목에 반영하고 공제율도 35%를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설명 필요 없이 김 의원 안이 무조건 반려인들에게는 이득입니다. 

신용카드 등 사용액 소득공제 제도의 속살을 벗겨보면 반려동물 의료비 사용분 소득공제가 반려인들에게 대단히 큰 혜택이 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냉정하게 말해 반려동물 의료비 소득공제를 '표적화'해 소비패턴을 가져가야 할 정도입니다. 실리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무게중심이 두어진 입법안인 셈이죠. 

특히 현재 내용대로만 입법이 이루어지면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대상인 급여소득자만 혜택 대상이 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종합소득세 과세대상 사업자들은 제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언가 '결핍'된 입법안들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차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자들도 반려동물 의료비에 대해 경비처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연관된 법을 정비해야 합니다.
   
여러 측면을 따져볼 때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소득공제 입법안들은 반려인들의 민심을 얻기 위한 '인기영합적 입법행위'로 보여질 여지가 다분해 보입니다.

오히려 반려인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책으로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 한 반려동물 진료용역 부가가치세 면세안이 더 합리적이고 직접적이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법안이 물 흐르듯 입법될 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아직 우리 사회에는 비반려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고, 심지어 반려동물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즉 이들 입장에서 십원 짜리 한 장이라도 반려인들에게 세금혜택을 준다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요, 쓸데 없는 낭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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