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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불통'에 화났고 '친절한 태도'에 웃었다

  • 2022.07.21(목) 08:00

국민신문고 국세청·세무서 민원 빅데이터 분석

세무 업무는 세무 전문가와 세무 공무원조차도 헷갈릴 만큼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하물며 세무 용어나 절차가 익숙하지 않은 일반 납세자 입장에서는 신고와 납부에 있어 더욱 어려움이 클 텐데요. 

그렇다 보니 납세를 앞두고 세정 지원이 필요한 국민들은 관할 세무서를 찾습니다. 이때 어떤 직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세무서 경험이 확연하게 갈리게 됩니다. 세무서를 방문했던 민원인들은 '국민의 소리(VOC)' 창구에 각자의 인상 깊은 경험을 공유하곤 하는데요. 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관련해 어떤 목소리들을 전했을까요. 

택스워치가 2020년 6월 30일부터 2022년 6월 30일까지 2년간 '국민의 소리'에 올라온 민원 실태를 파악해 본 결과, 코로나 확산 방지로 인해 세무서 대면 창구를 닫았던 기간 동안에 특히 제대로 된 신고 도움 서비스를 받지 못해 쌓인 민원인들의 불만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해 임시 창구를 열어두었기는 하나 장애인이나 65세 이상 고령자들에 한해서만 대면 서비스가 지원되었고, 신고 도움을 위해 방문한 일반 민원인의 경우에는 직접 방문했을지라도 온라인으로 신고 납부할 수 있게끔 대면 서비스를 막아둔 상황이었는데요. 

해당 민원을 올린 민원인은 "지난 부가세 신고는 홈택스에서 동영상을 보고 간신히 신고를 하기는 했으나 이번 종소세 신고를 진행하면서 계산할 것과 입력할 것도 많은데 대안이 없다"며 "금천세무서에 전화했더니 직접 방문하지도 못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온라인으로 신고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창구를 운영한다면 이를 보완하는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했으나 실제로 민원인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서비스가 미흡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불만을 드러내는 민원인이 있는 한편 특정 세무서 직원을 격하게 칭찬하는 민원인도 있었습니다. "강원 춘천세무서의 한 직원을 칭찬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민원인은 "신고를 하긴 했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있어서 난감했는데 해당 직원의 도움으로 잘 끝마칠 수 있었다"며 "우수직원으로 칭찬한다"고 칭찬 민원을 게시했습니다. 해당 민원 외에도 막막한 상태로 세무서를 방문해 모르는 것을 질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직원들이 적극적인 행정 대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주었을 때 큰 감동을 느낀 민원인들이 감사함을 전하는 글이 많았습니다. 

여러 민원을 살펴본 결과 세무서를 방문한 민원인들은 세무서 직원들의 '친절도'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수성세무서의 세무 서비스에 대해 고발한 한 민원인은 "종합소득세 문제로 여러차례 전화를 시도했고 어렵게 연결되어서 3명의 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차가운 응대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며 "하루에 수십 명을 상대하다 보면 힘든 건 이해하지만 서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싶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가장 불친절한 세무서 1위로 집계된 북인천 세무서의 경우 '전화 불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있었습니다. 해당 민원을 올린 민원인은 "북인천세무서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연결이 되어도 담당 업무가 아니라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온다"며 "코로나 때문에 방문은 자제하고 전화로 문의하라고 해놓고 정작 전화는 받지 않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직접 방문하기가 어렵거나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신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화 응대마저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니 불만이 쌓인 사례였는데요. 북인천세무서 외에도 대부분의 불만 민원이 '전화 불통'으로 인한 불편사항을 고발하는 내용들이 상당했습니다. 

앞선 사례와는 반대로 세금 신고가 생소한 노인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을 칭찬하는 민원이 눈에 띄기도 했는데요. 동대구세무서의 특정 직원을 칭찬하며 글을 올린 민원인은 "60세를 바라보는 중년이나 노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신고 환경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무서를 찾았는데 단 한 번도 짜증이나 볼멘소리 없이 항상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해당 직원을 보면서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며 큰 만족도를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과세당국 차원에서 홈택스에서 쉽게 신고하고 납부할 수 있도록 여러 변화들을 거치고는 있지만 신규 사업자나 노인, 장애인의 경우에는 온라인을 통한 신고가 여전히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를 운영하는 동안에도 이들을 위해 임시 창구를 운영하는 등의 서비스를 열어두었었는데요. 다만 실제 민원 사례들을 조사하면서 해당 서비스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습니다. 

수백 건의 민원 사례들을 조사해 본 결과, 민원인들에게 '감동'과 '실망'은 한 끗 차이였습니다. 무겁고 막막한 마음으로 세무서를 찾은 민원인들에게 친절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세무 공무원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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